늘어나는 경력 단절 여성…“육아 부담” 최다
[KBS 제주] [앵커]
오늘은 유엔이 지정한 '세계 여성의 날'입니다.
가사와 돌봄 등 성 평등 인식이 과거보다 나아졌다지만, 아직도 많은 여성이 '경력 단절'을 겪고 있는데요.
제주에서 일자리를 찾는 여성들의 고민을 민소영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제주시의 한 여성직업전문교육기관, 직업교육 설명회가 한창입니다.
30대에서 60대까지, 주로 출산과 육아, 가사로 경력 단절을 겪은 여성들입니다.
새 일자리를 찾는 데 가장 눈여겨보는 건 '근무 시간'입니다.
[김창선/제주시 외도동 : "부모님이 저희 아이를 같이 봐주실 환경이 아니라서요. 남편이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상황은 아니어서."]
[정지연/제주시 애월읍 :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봄이라든가, 늘봄학교 시행이 있는데, 그런 게 다 되지 않는 이상은 워킹맘들이 정말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지난해 제주지역 합계 출산율은 1명도 되지 않는 0.83명, 이마저도 1년 전보다 0.09명 줄어든 수치로, 출산을 꺼리는 여성은 더 늘고 있습니다.
제주지역 경력 단절 여성은 지난해 기준 만 2천 명, 1년 새 천 명 늘었습니다.
경력 단절 사유를 보면 모든 연령층에서 육아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임신과 출산도 부담일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라는 정형화된 일자리는 쉽게 선택할 수도 없게 된 게 현실입니다.
[김희정/제주여성인력개발센터장 : "(시간제 근로라든가) 육아휴직을 하지 않더라도 일을 하면서 근무 시간이 좀 유연화해서 경력 단절이 이뤄지지 않게 하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돌봄 활동가' 등 새 맞춤형 일자리에 대한 고민도 필요해지고 있습니다.
[김영지/경력잇는여자들협동조합 이사장 : "교육 당국에서는 여기가 인력이 없다고 하고, 우리는 들어갈 곳이 없고. 그래서 이분들을 선순환시키기 위해서 제도를 마련해 주시면."]
무엇보다 일과 가정의 양립, 남성과 여성이 함께 하는 것이라는 인식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한창희/그래픽:조하연
민소영 기자 (missionalis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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