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매체 “한국, 딥페이크 음란물 공화국…‘여혐’과 연관”

김희원 2024. 3. 8. 22: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프랑스 유력 매체 르몽드가 "한국에서 딥페이크(인공지능으로 만든 영상·이미지 합성 조작물) 음란물이 확산하고 있으며, 이는 K-팝의 세계적 성공과 성차별, 여성 혐오 실태가 결부된 결과"라고 보도했다.

텔레그램과 전문 사이트를 통해 이런 콘텐츠를 생산·판매하는 A씨는 르몽드에 "전 세계가 K팝 아이돌의 딥페이크 음란물을 원한다"며 "나는 그들에 대한 특별한 환상은 없다. 그저 강력한 수요에 부응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팝 성공과 성차별, 여성 혐오 실태가 결부된 결과”

프랑스 유력 매체 르몽드가 “한국에서 딥페이크(인공지능으로 만든 영상·이미지 합성 조작물) 음란물이 확산하고 있으며, 이는 K-팝의 세계적 성공과 성차별, 여성 혐오 실태가 결부된 결과”라고 보도했다.

르몽드는 7일(현지시간) 지난 1월 말 미국의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얼굴 사진이 합성된 음란 이미지가 온라인에 퍼져 논란이 된 일을 거론하며 “이런 일이 놀랍지 않은 나라가 있다면 바로 한국”이라고 지목했다.

그러면서 “오랫동안 ‘몰카 공화국’으로 불린 한국은 이제 ‘딥페이크 공화국’”이라고 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르몽드는 온라인 합성 음란물이 한국에서는 수년 전부터 문제였으며 이미 일상적인 일이 됐다고 전했다. 그 첫 번째 희생자는 여가수들이라는 점도 짚었다.

네덜란드 딥페이크 탐지 회사 딥트레이스의 헨리 아이더는 “이미 2019년에 관련피해를 본 전 세계 유명인 중 25%가 K팝 스타였다”고 말했다.

르몽드는 5년이 지난 지금 이런 추세가 실제로 확인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가 음란물 딥페이크 분야에서 가장 인기 있는 5개 동영상 플랫폼을 조사한 결과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표적이 된 유명인 50명 중 절반 이상(56%)이 한국 스타로 드러났다.

르몽드는 일단 K팝의 국제적인 성공이 이런 부작용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K팝이 동아시아에서 북미, 유럽, 중동으로 수출되면서 팬층이 늘어나고 있고, 자연스레 이들 스타는 세계 각지에서 판타지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텔레그램과 전문 사이트를 통해 이런 콘텐츠를 생산·판매하는 A씨는 르몽드에 “전 세계가 K팝 아이돌의 딥페이크 음란물을 원한다”며 “나는 그들에 대한 특별한 환상은 없다. 그저 강력한 수요에 부응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르몽드는 그러나 K팝의 세계화만으로는 이런 현상을 설명하기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아이더는 “2019년에 우리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이런 콘텐츠의 대부분은 한국에서 생산되고 소비된다는 점”이라며 “그리고 문제는 K팝 스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르몽드는 한국 사회의 성차별과 온라인에서 퍼지는 여성 혐오가 이런 음란물 확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과거 신체적, 언어적 공격이 주를 이뤘던 성차별 공격이 디지털 방식으로 이어졌고 그 대표적인 사례가 ‘특이한 관음증인 몰래카메라’라고 르몽드는 소개했다.

미국 예일대에서 관련 문제를 연구한 최미라씨는 이 신문을 통해 “이것은 여성 혐오의 역설을 반영한다. 남성은 자신을 해방하려는 여성을 싫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이 상상하는 성적 대상과 일치하는 여성은 열렬히 좋아한다”고 비판했다.

이런 현상에 딥페이크 기술이 더해져 여성이 본인도 모르게 음란물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한국 여성들이 “내 인생은 당신의 포르노가 아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음란물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시위에 나섰다며 “이 구호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지적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