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반감기 한달 남았는데…“폭등 이제 시작” vs “오를만큼 올랐다”
연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현물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하자 기관 수요가 물밀듯이 밀어닥치면서 가격 상승세에 날개를 달아줬다. 여기에 과거 ‘폭등 신호’로 인식됐던 반감기가 한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미처 투자를 늘리지 못한 사람들에게 고립 공포감(FOMO)까지 유발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반감기는 수백퍼센트 폭등을 유발한 앞서 세번의 전철을 따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는다. ETF로 기관 자금이 유입되면서 과거 개인 투자자가 전부였던 시장과는 체급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반감기 급등을 이끌었던 채굴자들도 과거 중국 업체들이 주류였지만 지금은 미국 주도로 재편됐다. 전문가들은 반감기 전후 U자형 폭등보다 계단식 상승을 점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가격 조정의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다는 견해도 내놓고 있다.
세간의 인식과 달리 반감기는 블록체인의 필수 요소가 아니다. 오히려 비트코인이 대안 화폐라는 지위를 획득하기 위해 적용한 특징이다. 비트코인 창시자인 사토시 나카모토는 개발 당시인 2008년 미국 중앙은행이 달러를 무한정 발행해 도덕성 논란에 휩싸인 은행들을 구제하는 것을 보고 비트코인이 달러의 전철을 밟으면 안된다고 결심했다. 그는 발행 총량을 2100만개로 한정하고 반감기를 설정함으로써 화폐의 무한정 발행에 경종을 울리고 비트코인이 대안 화폐로 인정받기를 희망했다.
그의 의도대로 비트코인이 대안화폐의 지위를 획득했는지는 논란이 있지만 반감기는 지금까지 효과를 톡톡히 보였다. 2012년 첫번째 반감기에는 이후 1년내 가격이 9417% 급등했고 두번째 반감기인 2016년에는 16개월 뒤 3263% 오른 2590만원대를 기록했다. 세번째 반감기인 2020년에도 1년내 675%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모두 최고점 기록 이후 한두달 내에 50% 이상 하락한 것도 반감기의 어두운 그림자다. 이 때문에 반감기는 폭등 신호임과 동시에 가상자산 침체기를 앞둔 회광반조라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미국 투자시장에서 연일 기록을 쓰고 있다. 지난 5일 현물 ETF의 일 거래량은 100억달러(한화 약 13조3000억원)를 돌파해 상장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ETF 운용사 10곳의 총자산은 500억달러에 도달하는 데 50여일밖에 걸리지 않아 ETF 사상 최단 기록을 갱신했다. 블랙록은 비트코인 현물 ETF인 IBIT를 통해 17만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보유해 상위 10대 비트코인 고래에 이름을 올렸다.
이처럼 막대한 기관 자금은 반감기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과거 반감기 때에는 채굴자들의 비트코인 공급을 개인 투자자들이 받아주면서 공급 감소에 따른 가격 급등이 이뤄졌지만 이미 비트코인을 대규모로 확보한 기관이 중간에 끼어들면서 완충작용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완충작용으로 과거 반감기 때마다 U자 형태의 고변동성을 보였던 비트코인 가격이 계단식 상승을 보이거나 하락해도 기술적 조정에 그칠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게다가 반감기가 오히려 비트코인의 가격 조정을 유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감기 때 가격 급등으로 수익성을 확보해왔던 채굴자들이 가격 주도권이 약화됨에 따라 채산성을 맞추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JP모건에서는 지난해 말 보고서를 내고 채굴비용 상승 여파로 반감기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4만2000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상자산 투자 전문 헤지펀드인 판테라 캐피털에서는 이번 반감기가 비트코인 역사상 처음으로 공급과 수요가 맞아 떨어지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반감기 전 2~3개월에는 변동성 우려에 따른 거래 위축으로 가격이 약세를 보였는데 이번 반감기는 오히려 그 전에 가격이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수요 촉발과 공급 축소가 맞물린다면 비트코인 가격은 사상 최고가를 넘어 1억원을 훌쩍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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