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쪽이' 낙마→'궐안전쟁' 오명…고려거란전쟁 마지막 2회에 명운달렸다 [TEN초점]
[텐아시아=이하늘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KBS2 '고려거란전쟁'(연출 전우성, 극본 이정우)이 오는 3월 10일 종영한다. 총 32부작인 '고려거란전쟁'은 길고 길었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것. 그간 '고려거란전쟁'은 26년간 이어온 고려와 거란의 갈등을 세밀하게 담아왔다. 그 과정에서 강감찬(최수종) 장군의 고뇌와 업적이 그려졌다.
31화에서는 개경으로 향하는 거란군을 쫓는 김종현(서재우)과 거란의 척후병을 무찌르려는 현종의 모습이 담긴다. 고려와 거란의 중요한 승부이자, 드라마의 클라이맥스이기도 한 '귀주대첩' 역시 그려질 예정이다. 귀주대첩은 1019년 2월 거란군이 귀주에 진입하면서 벌어진 전투로, 고려군이 거란에 막대한 피해를 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강감찬과 김종현의 부대는 거란군이 두 개의 강을 건너자마자 양쪽에서 몰아붙였다. 이때, 거란군을 이끌던 소배압은 자신의 무기와 갑옷을 버리고 북쪽으로 달아났다고 알려진다. 최종화에서 고려와 거란의 지난한 전쟁의 끝인 귀주대첩이 그려진다.
그간 '고려거란전쟁'에는 다양한 잡음들이 들끓었다. KBS 2TV 공영방송 50주년 특별기획 대하드라마였지만, 시청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뿐더러 연출진과 원작자 사이의 갈등으로 인해 몸살을 앓기도 했다. 특히 16화 이전까지의 내용은 완성도 면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이후의 내용들은 KBS 시청자 청원이 생길 정도였다. 또한 고려 현종의 제1 왕후였던 원정왕후는 제2차 여요 전쟁 당시 거란군을 피해 몽진하는 고초를 겪었으며, 가장 총애한 아내였지만 드라마 안에서 묘사되는 방식은 전혀 달랐다. 드라마 속 원정왕후(이시아)는 원성왕후(하승리)를 질투하고 현종이 갈등하는 모습이었던 것.
게다가 고려와 거란 사이의 갈등을 묘사하는 전쟁 신들보다는 궁중 싸움과 암투에 더 초점이 맞춰졌다. 이에 '고려궐안전쟁'이라는 수식어로 불리기도 했다. 때문에 드라마의 클라이맥스인 '귀주대첩'이 어떤 식으로 그려질지에 시청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제작진은 "드디어 귀주대첩만을 남겨두고 있다. 최종회가 방송되는 3월 10일은 실제로 귀주대첩이 벌어진 날이기도 하다. 이날만을 위해 배우, 제작진 모두 사력을 다해 달려왔다"라고 이야기하기도 한 바.
앞서 '고려거란전쟁'은 원작자인 길승수 작가와 연출진의 갈등으로 많은 파장을 낳았다. 지난 1월 15일 길승수 작가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17화, 18화 방송분의 역사 왜곡을 꼬집은 바 있다. 길승수 작가는 "현종의 지방제도 정비도 나오는데, 드라마처럼 심한 갈등으로 묘사되지는 않는다. 당연히 18화에 묘사된 현종의 낙마는 원작 내용 중에는 없다"라고 주장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KBS 측은 "'고려 거란 전쟁'은 2022년 길승수 작가의 소설 '고려 거란 전기'를 검토했고 판권 획득 및 자문 계약을 맺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같은 해 이정우 작가가 합류하며 소설을 검토했고, 이야기의 방향성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는 것. 하지만 길승수 작가는 KBS의 입장에 동의하지 않았고, 연출을 맡은 전우성 PD와 대본을 집필한 이정우 작가는 "원작 소설가가 저에 대한 자질을 운운하며 비난하는 것은 분명 도를 넘은 행동"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상반된 입장을 제시하던 양측은 진실 공방을 이어갔지만, 이는 진흙탕 싸움으로 번졌다. '고려 거란 전쟁'과 관련된 원작 및 역사 왜곡 관련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는 1000명 이상의 동의를 얻는 등의 항의가 쇄도하기도 했다. 지난난 25일 KBS 측은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길승수 작가 소설 '고려거란전기' 판권을 구매했고, 전투 장면 등 고증에 도움을 받았다. '고려 거란 전기'는 '고려 거란 전쟁' 참고 자료 중 하나였고, 드라마 내용은 1회부터 사료와 전문가 자문을 받아 새롭게 창조했다"라며 입장문을 발표햤다.
지난 1월 26일에는 트럭 시위까지 벌어졌으며, 시청자들의 분노가 거세졌다. 결국 27일 '고려거란전쟁' 측은 1주간 결방을 했고, 이후 다시 돌아왔다. 하지만 '고려거란전쟁'의 가장 중심인 귀주대첩까지 가는 과정이 더뎠으며, 궁중 내부에서의 지지부진한 다툼 등으로 스토리 전개가 늘어진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공영방송 50주년 특별기획 대하드라마라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던 '고려거란전쟁'은 역사 왜곡 및 원작자와 연출진들의 다툼으로 인해서 기존의 명성을 잃어버렸다. 종영까지 얼마 남지 않은 '고려거란전쟁'은 과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까.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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