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만 입고 꿇어앉은 깍두기들…‘범죄와의 전쟁’ 본격 돌입한 중남미

문가영 기자(moon31@mk.co.kr) 2024. 3. 8. 20:0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중남미 국가들 사이 강한 공권력의 상징으로 '속옷만 입은 수감자 사진'을 공개하는 관행이 유행처럼 퍼지고 있다.

'범죄와의 전쟁'으로 국민적 지지를 얻으며 최근 재선에 성공한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의 강력한 폭력배 소탕 정책을 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 등 이웃 국가에서 벤치마킹하면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 피녜로 교도소
반바지 차림 재소자 사진 공개
법무장관 “상황 더 나빠질 것” 경고
인권단체 “굴욕적 광경 도움 안 돼”
지난 5일(현지시간) 파블로 코코치오니 아르헨티나 산타페주 법무부 장관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재소자들의 사진. [사진 = 파블로 코코치오니 장관 인스타그램 캡처]
중남미 국가들 사이 강한 공권력의 상징으로 ‘속옷만 입은 수감자 사진’을 공개하는 관행이 유행처럼 퍼지고 있다. ‘범죄와의 전쟁’으로 국민적 지지를 얻으며 최근 재선에 성공한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의 강력한 폭력배 소탕 정책을 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 등 이웃 국가에서 벤치마킹하면서다.

아르헨티나 산타페주의 법무부 장관인 파블로 코코치오니는 지난 5일(현지시간) 인스타그램 계정에 산타페주 피녜로 교도소의 재소자들이 반바지만 입고 빼곡히 포개져 앉은 모습이 담긴 사진들을 공개했다.

마약 밀매업자들이 대거 수감돼 있는 이 교도소에서는 지난 주말 버스 2대가 괴한들에 의해 총격을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교도소에서는 최근 경찰력을 동원한 감방 수색을 진행하고 재소자들로부터 휴대전화와 불법 무기류, 현금 등을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코치오니 장관은 이날 사진과 함께 “그들은 점점 더 안 좋은 상황을 겪게 될 것”이라며 재소자들에게 경고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어 “우리는 보안 계획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어떻게 진행할지 알고 있으며, 그것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통제에 응하지 않고 수감자들을 괴롭히면 경고를 받고 석방되는 시간은 끝났다”고 강조했다.

소셜미디어로 파블로 코코치오니 아르헨티나 산타페주 법무부 장관은 재소자들에 경고했다. [사진 = 파블로 코코치오니 장관 인스타그램 캡처]
작년 12월에는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에 위치한 타쿰부 교도소에서 이감 작전을 펼치면서 뙤약볕 아래 땅바닥에 촘촘히 앉아 있는 수감자의 사진과 동영상을 각종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하기도 했다.

이는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에 대한 벤치마킹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들은 분석했다.

지난 2019년 취임한 부켈레 대통령은 강력한 갱단 소탕 작전으로 엘살바도르의 치안을 크게 안정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엘살바도르의 살인 범죄율은 10만명당 2.4명으로 전년 대비 70% 급감하며, 남미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지난달 재선에 성공한 바 있다.

특히 부켈레 대통령은 속옷만 입은 수감자들을 중남미 최대 규모 수용시설인 테러범수용센터(CECOT·세코트)에 몰아넣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수시로 게시하면서 치안 성과를 과시해왔다.

일각에서는 속옷만 입은 수감자들의 모습을 공개하는 것이 심각한 인권 침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아르헨티나 법률·사회연구센터(CELS)는 7일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산타페 교도소의 굴욕적 광경은 누구에게도 더 큰 안전을 제공하지 않는다”며 “아르헨티나에서 강화된 이런 정책은 사실상 불법 조직의 근본적 원인인 (부패한) 교도소 권한을 확장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