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 김남주 모성애→차은우 짜장면, 모든 장면이 '원더풀 월드'

모든 장면이 시선을 잡아끈다. 아들 잃은 김남주의 오열과 차은우의 짜장면 먹방까지. 몰입도 하나는 원더풀한 '원더풀 월드'다.

MBC 새 금토드라마 '원더풀 월드'(기획 권성창·극본 김지은·연출 이승영)가 베일을 벗었다. '원더풀 월드'는 아들을 죽인 살인범을 직접 처단한 은수현(김남주 분)이 그날에 얽힌 미스터리한 비밀을 파헤쳐 가는 휴먼 미스터리 드라마다. 드라마 '트레이서1,2', '보이스2'를 통해 몰입도 높고 감각적인 연출로 호평 받은 이승영 감독과 드라마 '거짓말의 거짓말', '청담동 스캔들' 등에서 탁월한 필력과 쫀쫀한 전개를 선보인 김지은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지난 2일 방송된 2회는 은수현(김남주)와 권선율(차은우)의 첫 만남으로 엔딩을 맺었다. 엔딩의 강력했던 임팩트만큼, 순조로운 출발이었다. 이름만으로도 연기 보증 수표가 되는 배우들의 명품 열연과 속도감 있는 충격 전개로, 단 2회만에 7.2%의 자체 최고 시청률(닐슨코리아 기준)을 기록했다. TV-OTT 통합 드라마 화제성 조사(굿데이터코퍼레이션 기준)에서도 1위로 올라섰다.

2회에선 은수현이 아들 건우를 살해한 가해자를 직접 처단한 뒤 징역 7년을 구형받고 교도소로 향했다. 아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안고 형기를 마친 수현은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비가 세차게 내리던 날, 수현은 아들의 무덤을 찾아 오열했다. 그때 등장한 선율은 수현에게 우산을 씌워주며, 인연이 시작된다. 향후 이들이 만들어갈 관계성에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깊은 서사만큼 연기력에도 주목해야 할 '원더풀 월드'. 안방극장에 6년 만에 돌아온 김남주는 눈동자에 한 서린 슬픔을 가득 채웠다. 아들을 잃고 텅 빈 마음 한가운데 절절한 모성애만이 자리한 것 같은 연기를 펼쳤다.

실종된 아들을 찾기 위해 길거리를 헤매고, 가해자를 차로 치어 처단하는 연기 등은 김남주만의 악다구니가 여실히 드러난 장면이었다.

"촬영이 끝나고 집에 오면 눈물이 마르지 않는 날이 없었다"는 그의 말대로, 쉼 없는 오열 연기도 감정을 끌어올렸다.

김남주는 제작발표회에서 "세상 엄마들의 마음을 내가 잘 대변할 수 있다면, 이 작품이 성공적이지 않을까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김남주라면 상상하기도 싫은 비극을 담았다"는 그의 말이 허풍은 아니었던 셈.

비극의 소용돌이에 함께 놓인 차은우도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비록 짧은 시간 얼굴을 비췄으나, 임팩트는 강력했다. 특히 폐차장 동료들과 함께 기름때 묻은 작업복 차림으로 짜장면을 흡입하는 장면은 엄청난 화제성을 모으기도. 시크한 표정과 대비되는, 젓가락을 든 다부진 팔근육이 '심쿵 포인트'였다.

지난해 종영된 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에서 배우 임지연이 먹은 '남편 사망 정식' 짜장면에 버금가는 신드롬이었다. '원더풀 월드' 2회 방송 이후 차은우의 짜장면 먹방 장면은 관련 게시물 조회수가 1,000만(X, 유튜브 포함)을 돌파하는 등 장안의 화제로 떠올랐다.

과거 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여신강림', '오늘도 사랑스럽개' 등에서 '얼굴천재' 수식어를 증명하던 차은우의 연기 변신이 짜장면 먹방 장면으로 포문을 열었다는 평가다.

김남주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장면에서는, 그동안의 무해한 꽃미남 페이스를 벗고 내면의 어두움을 장착했다. 자연스럽게 연기 변신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원더풀 월드' 제작발표회 당시 "선율이의 상처와 아픔을 표현해보고 싶었다"는 차은우. "그 상처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그리려 했다"고 강조했다. 잘생김으로 연기하던 과거에서 더 나아가 다채로운 얼굴의 차은우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파란의 전개 속에 비밀스러운 행보를 보이는 차은우. 그리고 아들의 죽음 속 얽힌 복잡한 진실에 점점 다가가는 김남주의 행보는 '원더풀 월드'에 다다를 수 있을까. 두 배우가 연기로 표현하는 슬픈 표정에 이목이 쏠린다.

차은우와 김남주의 연기 열전 '원더풀 월드'는 매주 금, 토요일 오후 9시 50분 MBC에서 방송된다.

iMBC 백승훈 | 사진 iMBC DB | 사진제공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