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성 따를래요"…성인 40명 성본 변경 청구
[앵커]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어머니의 성을 따르겠다는 성인 수십 명이 법원에 성본 변경 청구서를 냈습니다.
어머니의 존재를 더 알리고 싶다는 게 청구 이유인데요.
다만 특별한 이유가 있어야 변경이 되는 만큼 법원에서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입니다.
이들의 이야기를 홍석준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27년간 써 온 아버지의 성을 내려놓고 어머니의 성을 따르겠다고 선언한 김정현 씨.
관습에 따르기 보단, 어머니의 존재를 이름에 남기고자 하는 마음에 어려운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김정현 / 성본 변경 청구인> "(아버지가) 서운하시겠죠. 그것도 걱정이 되긴 했었는데 그 이면에 숨겨져 있는 여성의 존재를, 어머니의 존재를 드러내는 측면에선 어느 정도 감수를 해야되지 않을까…."
지난 2008년 호주제가 폐지되면서 성본 변경의 길은 열려있는 상태입니다.
할머니 성으로 변경한 아버지가 자신의 딸도 아내의 성을 따르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민구·김정원 / 어머니 성으로 변경> "(원래는) 정정원이었습니다. (그랬다가 김정원) 네, 김정원으로 성본변경을 하게 된 거고요."
다만 아직 '부성우선주의'가 남아 있는 사회 분위기에 어머니의 성으로 바꾸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법원은 성본 변경을 허가할 때 이혼 가정의 자녀 등 특수한 경우가 아닌 이상 쉽게 허가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반발하는 성인들 40여 명은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성본 변경 청구서를 같은 날 전국 각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다수가 모인 만큼 법원이 좀 더 신중하게 살펴봐 달라는 취지로 변호사의 법률 지원도 함께 받고 있습니다.
<김준영 / 성본 변경 청구인> "(지금은) 여성이 바지를 입는 모습이, 여성의 투표권이 더없이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습니다. 어머니의 성을 쓰는 것도 머지않아 그렇게 될 것이라 생각하고,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이들은 청구가 기각되면, 즉시항고 여부를 논의하는 등 추후 절차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연합뉴스TV 홍석준입니다. (joone@yna.co.kr)
[영상취재기자 이재호]
#성본변경 #세계_여성의날 #가정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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