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빈 자리 채우는 간호사들…강제 연차도
[KBS 제주] [앵커]
전공의들의 대거 이탈로 병원을 지키던 간호사들은 의사 업무 일부를 암암리에 맡아왔는데요.
그나마 오늘부터는 간호사들이 의사 업무 일부를 합법적으로 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병상가동률이 낮아지면서, 간호사를 대상으로 연차를 강제하는 사례에다 무급 휴가 수요조사까지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고민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공의 94명 가운데 87명이 업무 복귀하지 않아 비상진료체계에 돌입한 제주대병원.
이곳 간호사들은 일손이 부족해지면서 이미 전공의 업무를 암암리에 떠맡아 왔다고 말합니다.
[간호사 A씨/음성변조 : "혈액 균 배양 검사라고 일반 피 검사랑 다르게 염증 수치가 높으신 그런 환자 분들은 어떤 균이 있는지 그런 추가적인 배양 검사를 두 번을 해야 해요. 저희가 지금 하고 있고."]
환자들의 항의를 받는 일도 다반사였습니다.
[간호사 A씨/음성변조 : "의사들이 하던 일들을 저희나 아니면 응급구조사 선생님이 나눠서 하고 있어서 의사 일인데 왜 너희가 하냐 이런 식으로 항의를 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그나마 이젠 합법적으로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정부가 간호사도 수술 봉합과 심폐소생술 등 의사들만 가능하던 일부 의료 행위를 할 수 있도록 업무 범위를 확대했기 때문입니다.
간호사들의 하소연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병원 적자 규모가 커진데다, 전공의 집단 이탈로 병상가동률이 30%대로 뚝 떨어진 상황에 강제 연차 사례가 잦아졌다는 겁니다.
[간호사 B 씨/음성변조 : "다음 날 나오지 마세요 라면, 어쨌든 임시로 근무표를 새로 짜서 우리의 연차를 소진하게끔 하는 거죠."]
무급 휴가에 대한 수요조사까지 부담이 됐습니다.
[신동훈/제주대병원 노동조합 분회장 : "지금 병원이 무급 휴가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고 무급휴가를 가지 않으면 일주일 이상 연차를 가야 된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고."]
노조 측은 논란이 커지자, 병원 측에서 강제 연차 사용을 지시한 적 없고, 무급 휴가 수요 조사는 했지만 강제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병원 측은 이에 대한 취재진의 질의엔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고민주입니다.
촬영기자:고진현
고민주 기자 (think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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