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산’ 통진당 출신 4명 입성 초읽기… 유권자 표심 왜곡 우려 [4·10 총선]
더민주연합, 시민단체 몫 4인 배정
10일 최종 오디션 남녀 2명씩 선발
3명 할당 진보당 1명 더 늘어날 수도
국민의미래는 9일까지 신청 접수
조국당 지지율 15%… 10석 안팎 노려
독자적으로 3% 달성 어려운 세력들
위성정당 등에 업혀 국회 진출 꾀해
비례대표제가 ‘위기’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로 꼼수 위성정당이 또 한 번 등장한 데 이어 물의·논란 정치인의 원내 진입 통로로 전락하면서다.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비례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에는 종북 논란으로 해산된 통합진보당(통진당) 세력이 참여하면서 논란이 확산하는 중이다.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에는 부당노동행위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김장겸 전 MBC 사장과 지난해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가 결국 낙마한 김행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공천 신청을 했다.
8일 더불어민주연합에 따르면 비례 후보 중 시민단체 몫으로 배정된 4인(남녀 각 2인) 선발을 위한 최종 오디션이 10일 열릴 예정이다. 44명 지원자 가운데 12명이 추려져 오디션을 앞두고 있는데, 통진당 후신인 진보당의 전남도당 선거관리위원장을 지낸 서정란 전 전국농민회총연맹 장흥군농민회 사무국장이 여기 포함됐다.
서 전 사무국장이 오디션을 통과하면 당선권에 배치되는 통진당 관련 인사는 4명으로 늘어난다. 진보당이 당선권 비례후보 3명을 배정받아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미 진보당은 한총련 대의원을 지냈고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배된 이력이 있는 장진숙 공동대표, 통진당 후보로 총선 등에 출마한 적 있는 전종덕 전 민주노총 사무총장, 통진당 후신인 민중당 공동대표 출신 손솔 수석대변인을 비례후보로 확정했다.
시민단체·진보당 말고도 새진보연합이 비례 3명을 배정받아 용혜인(비례) 의원·한창민 공동선대위원장·최혁진 전 청와대 사회적경제비서관을 후보로 확정한 상태다. 용 의원은 사실상 두 차례 연속으로 민주당 위성정당을 통해 원내 진입 수순을 밟게 됐다.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는 당초 이달 7일까지던 후보자 등록 시한을 9일로 연장해 후보 신청을 받는 중이다. 파업 참여 기자·PD 등을 업무와 무관한 부서로 발령낸 혐의(노조법 위반)로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가 사면된 김장겸 전 MBC 사장이 여기 공천 신청을 했다. 그간 서울 중·성동을 출마를 검토해오던 김행 전 비대위원은 1월 말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출마를 선언한다는 게 법적으로 문제가 없으나 제 양심에 걸렸다”며 불출마 선언을 했지만, 이번에 국민의힘 비례 후보 공천 신청을 하면서 번복한 꼴이 됐다.
이런 가운데 ‘조국혁신당 바람’이 심상치 않다. 제3지대 정당인 개혁신당·새로운미래 등이 지지부진하는 사이 여러 여론조사에서 조국혁신당이 선전하는 모양새다.
정치연구소 민의 김관옥 소장은 이 현상이 양당 위성정당 논란과 무관치 않다며 “당선권이 아닌 정당들이 민주당과의 협력으로 당선권을 보장받고 있다”며 “그런 흐름에 국민들이 불편해하고 (야권 지지가) 독립적으로 야성을 보이는 조국혁신당에 옮아가는 것”이라고 평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비례대표 정당투표 의향을 물은 결과 ‘조국신당’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15%나 됐다. ‘국민의힘 비례정당’은 37%, ‘더불어민주당 중심 비례연합정당’은 25%였다. 이대로라면 조국혁신당은 10석 안팎의 비례 의석을 노려볼 수 있다. 11일까지 비례대표 후보 추천 신청을 받는 조국혁신당은 박은정 전 부장검사, 김형연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 등을 영입하며 세를 불리고 있다. 현역 황운하 의원이 이날 합류해 비례 투표용지 기호 순번도 올라가게 됐다.
김승환·김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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