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랑캐로 평가 절하된 흉노… 유라시아 문명에 미친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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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에서는 흉노, 서양에서는 훈으로 불린 세력은 '오랑캐'나 '야만인'으로 취급받았다.
둘째 흉노·훈 제국이 고대 후기와 중세 초기 유라시아 세계 형성에 미친 영향은 막대하며, 이들은 세계사를 바꾼 고대 문명 중 하나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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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노와 훈/김현진/최하늘 옮김/책과함께/2만원
동양에서는 흉노, 서양에서는 훈으로 불린 세력은 ‘오랑캐’나 ‘야만인’으로 취급받았다. 특히 서양사에서 이들의 위치는 고대 후기 로마 제국과 중세 초기 게르만 민족의 역사에 덧붙은 각주에 불과할 따름이다. 서울에서 태어나 뉴질랜드에서 성장해 현재 호주 멜버른대학 교수인 저자는 이러한 학계 시각의 불균형과 통념에 정면으로 도전해 흉노·훈 제국의 위상을 바로잡고자 했다.
동서를 막론하고 훈의 통치자들은 혼종적 엘리트로 다양한 언어를 사용했고 그 정체성과 종족적 배경도 다양했다. 야만적 유목민 무리가 아닌 정치적으로 세련되고 잘 조직됐으며 군사적으로도 강했다. 그래서 정치체제부터 예술사조까지 중국과 이란, 인도, 그리고 유럽 문명에 이들이 남긴 흔적들은 적지 않다. 무엇보다 훈 사람들은 서부 유라시아에 진정한 의미의 지정학적 혁명을 야기했다. 유라시아 서쪽 가장자리가 훈 제국의 정복 이후 지중해의 패권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지며 서유럽으로 대표되는 오늘날의 ‘서구 세계’의 출현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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