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복귀 결정한 방심위원 방송소위서 배제... "이견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도"

방심위, 김유진 위원 소위 재배정 
심의 거부해 온 야권 윤성옥 위원 복귀 
방송소위 여야 4대1 구도

법원에서 해촉처분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됨에 따라 심의 활동 복귀를 선언한 김유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 연합뉴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해촉이 부당하다는 법원의 최근 결정으로 지위를 회복한 김유진 방심위원이 광고심의소위원회와 디지털성범죄소위원회에 배정된 것으로 8일 파악됐다. 해촉 전 김 위원은 방송심의소위원회와 광고소위에서 활동했다. 방송소위에서 제외된 김 위원은 "납득할 수 없는 조치"라고 반발했다. 방송소위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방송 관련 안건들이 몰리는 곳이다. 방심위가 김 위원(문재인 전 대통령 추천·야권)을 방송소위에서 배제하면서 소위 구성을 둘러싼 잡음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이 방송소위에서 배제됨에 따라 이 소위는 류희림 위원장(윤석열 대통령 추천·여권), 황성욱 상임위원(국회의장 추천·여권), 문재완 위원(윤 대통령 추천·여권), 이정옥 위원(윤 대통령 추천·여권), 윤성옥 위원(야권 추천)으로 운영된다. 여4, 야1 구도다.

김 위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 "그동안 방송소위는 여권 추천 위원 3명과 야권 추천 위원 2명으로 운영돼 왔다"며 "그러나 류 위원장은 제가 해촉 전까지 방송소위를 맡았고 법원 판결로 위원 지위를 유지하게 되었음에도, 방송소위를 여권 추천 위원 4인으로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했고 (이는) 방송심의 과정에서 최소한의 이견과 반론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도"라며 방심위의 소위 재배정을 비판했다.

김 위원이 방송소위에서 제외되자 방심위 구성 등에 문제를 제기하며 그간 회의에 불참해 온 윤성옥 위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 업무 복귀의 뜻을 밝혔다.

윤 위원은 "김 위원 복귀와 함께 법원 결정을 의미 있게 하려면 남아있는 심의위원들이 회의에 참석해 심의 활동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부당하게 해촉된 5기 위원님들의 몫을 다 할 수는 없겠지만 남은 임기 동안 제 맡은 바 역할을 다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어제 발표된 방심위 위법성에 대한 부정과 오늘 발표한 폭압적인 소위 구성에 대해 다시 한번 류 위원장에게 분노를 금하지 못한다"며 "관련자들이 이 사태에 대한 사법적 책임을 반드시 지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위원이 언급한 '방심위의 위법성에 대한 부정'은 법률로 정한 대통령 추천 위원 3명을 넘어 현재 4명(김유진·류희림·문재완·이정옥)이 된 상황에 대해 방심위가 전날 "일시적으로 이례적 상황이 발생된 것이라 대통령의 후임 위원 위촉 및 법원의 결정에 따른 임시적 지위 모두 유효한 상태이므로 위법이라 볼 수 없다"고 주장한 데 따른 반박이다.

이날 방송소위 배제 통보를 받은 김 위원은 지난 1월 옥시찬(문재인 전 대통령 추천·야권)전 위원과 함께 류 위원장의 '김만배-신학림 녹취록 보도 민원 사주' 의혹을 두고 진상규명을 요구하다 해촉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두 사람의 후임으로 문재완·이정옥 위원을 위촉했다. 김 위원의 복귀로 대통령이 추천한 방심위원이 현행법이 정한 3명을 초과한 4명이 되면서 방심위는 1명을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방심위에 대통령 추천 위원이 4명이 된 건 처음이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