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미세 스트레스』 & 『사어사전』

2024. 3. 8. 18:2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퇴근 직전 업무 메일에 내 수명이 주는 이유 『미세 스트레스』
사라진 말들을 찾아 떠난 여행 『사어사전』

퇴근 직전 업무 메일에 내 수명이 주는 이유
『미세 스트레스』
롭 크로스, 캐런 딜론 지음 / 구세희 옮김 / 21세기북스 펴냄
퇴근 30분 전에 도착한 업무 메일, 저녁 약속을 갑자기 취소한 친구, 집안 대소사를 공유하는 가족 단톡방…. 이런 작은 불청객이 우리를 조용히 파괴할 수 있다. 증상은 여러 가지다. 가슴 통증을 느끼기도 하고, 불면증에 빠지게도 만든다. 공황 발작이나 대사 변화를 일으키게도 한다.
너무 지치고 피곤해 번아웃된 상태지만, 그 원인을 도무지 짚어 낼 수가 없다면 미세 스트레스를 주목해봐야 한다. 미세 스트레스는 일상적으로 일어나서 거의 알아차리지 못하고, 뇌가 방어하지 않기에 몸과 마음에 누적되어 큰 피해를 주는 조용한 살인자다. 실제로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데도 어느 순간부터 의욕이 없어지거나, 회사와 집에서 우울감을 느끼는 이들은 꽤 많다. 그들의 하루를 복기해보면 잦은 빈도로 미세한 스트레스가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어퍼컷이나 대신 잽을 무수히 맞다 쓰러지는 권투 선수와 마찬가지다.이 책의 저자인 롭 크로스 웰즐리뱁슨칼리지 글로벌 리더십 교수와 저널리스트 캐런 딜론은 일과 가정에서 성공적인 삶을 사는 리더들 300여 명을 심층 인터뷰해, 미세 스트레스의 위협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을 분석했다.
가장 큰 원인은 ‘초연결 사회’다. 우리는 하루 24시간 1년 365일 문자나 전화 등을 통해 일과 관계 속에 연결되어 있다. 24시간 응답할 태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만드는 사회가 낳은 부작용이 미세 스트레스다. 이는 오랜 시간 동안 조용히 우리 내부에 퇴적되어 우리를 더 크게 병들게 한다.
“이 책은 현대인들에게 미세 스트레스가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경고한다. 롭 크로스 웰즐리뱁슨칼리지 글로벌 리더십 교수와 저널리스트 캐런 딜론이 쓴 이 책은 미세 스트레스의 위협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을 알려준다.”
미세 스트레스가 심각한 이유 중 하나는 직장이나 가정에서 할 일을 끝내는 데 필요한 수행 능력을 고갈시킨다는 점이다. 수행 능력을 빼앗기면 일터와 가정에서 엉망이라는 기분을 느끼게 되고, 해야 할 일을 마치는 것이 버거워진다.다행히도 저자는 미세 스트레스는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조언한다. 어떤 일을 할지, 누구와 함께 그 일을 할지, 그것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이 나에게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미세 스트레스에 맞서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건강이다. 건강하고 활동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중년 이후 소홀해지기 쉬운 인간관계가 매우 중요하다. 이 책은 우선 긴장도를 낮추고, 건강을 회복하면서 스트레스에 좀 더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또한 다양한 인간관계 속에서 삶의 주도권을 되찾으라고 조언한다.
저자는 미세 스트레스를 극복한 이들을 ‘10%의 사람들’이라고 부른다. 이들은 엄청난 업적을 이뤄낸 사람이 아니라 매일 작은 순간들을 다른 이들과 함께 훨씬 더 풍요롭게 즐김으로써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 있는 사람들임을 알려주며 응원의 말을 건넨다.
사라진 말들을 찾아 떠난 여행
『사어사전』
언어에도 수명이 있다. 영단어 중에 ‘가스토라터(gastolater)’라는 말이 있다. 사전이나 포털사이트를 살펴도 잘 검색이 안 되는 단어인데, 굳이 해석하면 ‘위장을 섬기는 사람’을 뜻한다. ‘레지던타리안(residentarian)’은 식탁에 머무르는 사람이란 뜻으로, 우리말로 번역하면 ‘밥충이’쯤 된다. 한때 사용했지만 이제 쓰지 않는 잃어버린 말들, 즉 사어(死語)를 빼곡하게 모아서 소개하는 책이 나왔다. 이름 하여 『사어사전』이다.
마크 포사이스 지음 / 김태권 옮김 / 비아북 펴냄
언어가 당대의 세계를 담는 무형의 그릇이란 사실을 기억한다면, 망각된 말들 속에는 잃어버린 생활, 역사, 학문, 종교가 숨겨져 있다. 작가, 언론인이자 편집인, 그리고 언어 고고학자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우리의 ‘수다쟁이’ 마크 포사이스가 이번에는 죽은 말이 가득한 사전 더미 속으로 시간여행을 떠난다.
앤 여왕 시절을 살았던 도둑들의 세계에는 칼과 여인과 교수형에 관한 표현이 백 가지나 됐다. 빅토리아 시대의 농부들은 다른 건 몰라도 말이 걸리는 병에 관한 단어라면 셀 수 없이 많이 갖고 있었다. 영국 공군 비행사들은 북해를 주스, 대서양을 연못이라 부르고, 영국 해협은 술이라고 불렀단다. 이처럼 하나의 단어에는 그 시대의 문화와 역사와 학문과 종교가 따라온다.
저자는 잊힌 단어들을 통해 옛사람들의 말투와 목소리를 재현한다. 낯선 시대, 낯선 낱말들을 킬킬대며 읽다 보면 불현듯 그네들의 삶과 우리의 감정이 겹쳐지는 순간이 찾아든다. 그때 죽은 단어들은 다시 한 번 살아나고, 우리는 잃은 줄도 몰랐던 말들을 되찾는다.
[글 김슬기 기자 사진 각 출판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20호 기사입니다]

< Copyright ⓒ MBN(www.mbn.co.kr)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MB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