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규제법 첫날, EU는 애플을 정조준했다
미국 애플이 빅테크 기업의 ‘갑질’을 금지하는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DMA) 시행 첫날부터 규제 당국의 타깃이 됐다.
티에리 브르통 EU 내수 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7일(현지 시각) X(옛 트위터)를 통해 애플이 ‘대체 앱 장터’ 설치를 막았다는 에픽게임스의 주장을 자세히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DMA에서는 ‘게이트키퍼’의 협박이 통용될 여지가 없다”며 “담당 부서에 애플의 에픽게임스 개발자 계정 해지를 우선적으로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했다.
이날 시행된 DMA는 애플·메타·구글 등 빅테크 6곳을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정상적인 경쟁을 가로막는 ‘게이트키퍼(문지기)’로 규정하고, 자사 서비스를 우대하거나 강제하는 행위를 원천적으로 금지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글로벌 매출의 최대 10%를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고, 반복적으로 위반하면 20%까지 늘어난다. 또 조직적 위반 행위가 확인되면 규제 대상 기업에 문제가 된 사업 부문을 강제 매각하도록 명령할 수 있는 내용도 담겼다.
앞서 6일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 제작사인 에픽게임스는 “애플이 자사의 유럽 자회사 개발자 계정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애플의 앱 장터인 앱스토어와 경쟁하기 위해 아이폰·아이패드용 자체 앱 마켓(에픽게임스 스토어)을 개발·설치하려 하자 애플이 이를 막으려고 계정을 차단했다며 “DMA는 애플이 에픽게임스 스토어를 허용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고 했다. 자사 앱 장터 외부에서의 결제와 다운로드를 허용하겠다고 밝힌 애플이 실제로는 약속을 지키지 않으며 갑질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애플은 “에픽게임스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심각한 계약 의무 위반’을 저질렀고, 이에 따라 애플은 공정한 권리를 행사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에픽게임스는 2020년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미국에서 애플을 고소한 바 있다. 에픽게임스가 애플의 앱스토어를 우회할 수 있는 결제 시스템을 개발하자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에픽게임스의 포트나이트를 퇴출시켰다는 것이다. 지난 1월 미국 대법원은 애플에 앱스토어 외부 결제 시스템을 허용하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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