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사 논란'에도 "뛰는 게 낫다".. 출전 의지 대단했던 KIM, '굴러들어온 돌' 다이어에 또 밀리나
[OSEN=노진주 기자] 한창 '혹사 논란' 중심에 있을 때 “못 뛰는 것 보다 뛰는 게 낫다”라고 밝혔던 김민재(28, 바이에른 뮌헨)의 속이 답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는 2경기 연속 경기에 출전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독일 매체 ‘키커’는 오는 9일 오후 11시 30분(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리는 바이에른 뮌헨과 마인츠 05의 2023-2024 독일 분데스리가 25라운드 예상 선발 라인업을 공개했다. 김민재 대신 마테이스 더 리흐트, 에릭 다이어가 센터백 선발로 나설 것이라고 점쳤다.
뮌헨이 6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에서 SS 라치오를 3-0으로 꺾을 때 내세웠던 센터백 조합으로 예상 선발 라인업을 ‘키커’가 꾸린 것이다. 해당 경기 벤치에서 출발한 김민재는 끝까지 출전하지 못했다.
올 시즌 초중반까지 혹사 논란에 시달리던 김민재인데, 현재 분위기는 영 딴판이다.
김민재는 ‘혹사 논란’에 시달리던 지난 해 11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1차전 싱가포르와 경기(5-0)를 마친 뒤 “못 뛰는 것 보다 뛰는 게 낫다”며 경기에 나서는 것 자체를 감사히 여겼다. 그는 당시 뮌헨이 치른 18번의 공식전 중 17경기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 중 라이프치히와의 슈퍼컵을 제외한 16경기에 전부 선발로 출격해 너무 혹사 당하는 것 아니냐는 소리를 달고 살았다.
그러나 그는 최근 부상 소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겨울 다이어가 뮌헨으로 온 뒤 차츰 차츰 설 자리를 잃어가기 시작하는 분위기다.
뮌헨은 라치오와 1차전 0-1 패배를 뒤집으며 합계 스코어 3-1로 UCL 8강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구단 입장에선 ‘승리’를 가져다준 조합을 굳이 바꿀 이유는 없다.
라치오와 2차전에서 선발 출격한 다이어와 더 리흐트는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였다. 뮌헨이 경기를 압도하면서 큰 위기 자체가 없긴 했지만, 큰 실수도 없었다.
다이어는 96%(85/89)의 높은 패스 성공률과 클리어링 3회, 가로채기 2회를 기록했다. 더 리흐트도 패스 성공률 94%(100/106), 기회창출 1회, 차단 1회, 클리어링 4회, 볼 리커버리 2회와 공중볼 경합 승리 3회를 기록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둘에게 각각 평점 7.2점, 8.1점을 줬다.
챔피언스리그 2차전 이후 독일 ‘스카이스포츠’는 “더 리흐트와 다이어는 뮌헨의 수비를 더욱 안정적으로 만들고, 지난해 나폴리에서 이적한 김민재와 우파메카노가 다가오는 경기에서도 벤치에 남아있게 할 수 있다"라고 김민재의 입지가 불안해질 수 있음을 언급했다.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김민재는 중요했던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제외된 데 이어 로테이션 가능성이 있는 경기의 예상 선발 라인업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마인츠는 올 시즌 치른 리그 16경기에서 단 2승(10무 12패)만 올린 팀으로 강등권인 17위에 머물고 있다.
'키커', '스카이스포츠' 독일판은 김민재의 입지 불안을 적극적으로 다루고 있는 반면 영국 '디 애슬레틱'은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디 애슬레틱'은 지난 5일 "김민재는 자주 변하는 포백 라인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지 못한다. 그러나 이번 시즌 뮌헨의 여러 문제를 고려할 때 너무 많은 책임을 그에게 전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라며 김민재가 홀로 책임질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어 매체는 "김민재는 그가 위대한 수비수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속도와 뛰어난 위치 선정 능력, 큰 신장을 가졌고 중원까지 공을 운반하는 능력은 엘리트 수준"이라고 오히려 김민재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디 애슬레틱은 "김민재는 차기 감독 체제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라며 "큰 변화가 예상되는 올 여름, 안전할 것으로 전망되는 몇 안 되는 선수"라고 목소리 높였다. 이상하게도 독일 매체는 김민재를 흔들고, 이외에선 김민재를 내리깎는 보도는 찾아보기 힘들다.
한편 다이어는 올 시즌 직전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서 분데스리가 ‘명문’ 뮌헨으로 반시즌 임대 이적했다.
그는 토트넘에서 철저히 백업으로 전락한 가운데 이적을 단행, 뮌헨에서도 같은 신세일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다이어는 10년 동안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363경기를 뛰었지만, 탈장과 바이러스 감염 이후 극심한 부진에 빠지며 벤치만 달궜다. 그런 가운데 뮌헨 러브콜을 받아 고민도 없이 이적했다.
뮌헨 유니폼을 입은 다이어는 선전하고 있다. 그를 영입할 때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은 “다이어는 센터백 스페셜리스트"라며 "우리는 그를 센터백 자리에서 활용할 것이다. 그는 오른쪽이나 왼쪽 센터백, 그리고 스리백 전술에서 뛸 수 있다"라고 환영했다. 그리고 많은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다이어는 뮌헨 이적 후 모든 대회를 통틀어 8경기를 소화했고, 그중 선발 출전은 6차례나 된다.
그는 최근 완전 이적에도 성공했다. 출전 횟수 조항을 채우면서 자동으로 계약 연장 옵션이 발동됐다. 뮌헨은 지난 2일 "다이어와 1년 더 함께한다. 2025년 6월까지 한 시즌 계약을 연장했다"라고 발표했다.
뮌헨은 이번 시즌이 끝나면 다이어를 자유 계약(FA)으로 등록할 예정이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그들은 지금까지 다이어가 보여준 리더십과 기여에 만족하고 있다.
다이어는 '뮌헨' 동료이자 과거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서도 함께 합을 맞췄던 케인의 적극적인 지지도 받고 있다.
케인은 대표팀에서 다이어와 다시 함께하는 날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7일 ‘더선’에 따르면 케인은 "다이어는 공을 갖고 자기 실력을 보여줬고, 리더로서 자질도 보여줬다. 그는 지금 활약을 계속 이어나가야 한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은 그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고 있으며, 최고 수준에서 뛰는 모습을 보면 기쁠 것이다. 다이어가 활약을 이어가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다이어는 몇 년 전만 해도 꾸준히 대표팀에 승선하며 A매치 49경기를 소화했다. 그러나 최근엔 사우스게이트 감독으로부터 외면받아왔다.
케인은 다이어와 함께 UEFA 유로 2024에 출전을 갈망하고 있다.
그는 "다이어는 지난 몇 년간 대표팀에서 큰 역할을 했다. 그는 2020 유로 선수단에서 빠졌지만, 월드컵에서 우리와 함께했다. 유로 2024에는 함께 갔으면 좋겠다. 그가 할 수 있는 건 그가 하는 대로 하는 것뿐이다. 나는 다이어가 정말 자랑스럽다"라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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