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모자' 쓴 김재희, KLPGA 첫승 보인다

임정우 기자(happy23@mk.co.kr) 2024. 3. 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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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여자오픈 둘째날
이틀간 10타 줄여 선두권
"새 스폰서 SK텔레콤에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 것"
황유민·국대 오수민도 선전
김재희가 8일 샷을 한 뒤 공을 바라보고 있다. KLPGA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24시즌 개막전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 첫날과 둘째 날 가장 뜨거운 선수는 새로운 스폰서인 SK텔레콤 모자를 쓴 김재희였다.

이른 아침부터 잔여 경기를 치르는 상황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은 그는 꿈에 그리던 생애 첫 우승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김재희는 싱가포르 타나메라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쳤다. 중간합계 10언더파 134타를 적어낸 김재희는 둘째 날 경기가 일몰로 중단된 가운데 단독 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일몰로 첫날 경기가 중단되면서 17번홀까지 치렀던 김재희는 이날 오전 잔여 경기에 나섰다. 마지막 홀에서 파를 적어낸 그는 첫날 경기를 6언더파 66타로 마쳤다. 둘째 날 경기를 10번홀에서 시작한 김재희는 11번홀과 14번홀에서 각각 1타씩 줄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후반에도 김재희의 버디 행진은 멈출 줄 몰랐다. 그는 보기 2개를 적어냈지만 버디를 4개 쓸어 담으며 4언더파를 완성했다.

김재희는 "정규투어 대회에서 선두로 경기를 마친 건 오늘이 처음이다. 이 장면을 상상해본 적이 많아서 그런지 긴장되거나 떨리지는 않는다"며 "이틀간 몇 번 실수가 있었지만 10타를 줄여 만족한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골프채를 처음 잡은 김재희가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건 중학교 1학년 때다. 학생대회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매년 조금씩 성장해 나간 그는 고등학교 1학년 때 국가대표 상비군이 됐다. 1년 뒤에는 꿈에 그리던 태극마크를 달았다. 아마추어 무대를 평정한 그는 한국 여자골프의 미래를 이끌어갈 특급 기대주 반열에 올랐다.

큰 기대를 받고 프로에 데뷔했지만 김재희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그는 2019년 정규투어 시드전에서 70위를 차지하며 드림투어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실패를 자양분으로 삼아 그는 드림투어 상금왕에 오르며 2021년 KLPGA 투어 시드를 따냈다.

2021년 상금랭킹 47위를 차지했던 김재희는 2022년 43위로 조금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한 단계 더 올라섰다. 대보 하우스디 오픈과 에쓰오일 챔피언십 준우승을 포함해 톱10에 다섯 번 든 그는 상금랭킹 23위에 올랐다. 프로 데뷔 후 최고 시즌을 보낸 그는 우승 경쟁을 펼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되찾았고 지난겨울 더욱더 연습에 매진했다.

김재희가 올 시즌 개막전부터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본인 골프에 대한 확신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드라이버, 아이언, 퍼트 등 모든 샷을 자신 있게 하면서 결과가 좋아졌다는 게 김재희의 생각이다.

그는 "스윙을 특별하게 바꾼 것은 없다. 불안한 감정 없이 자신감을 갖고 친 게 주효했던 것 같다"며 "첫 우승을 차지하는 건 시간문제인 듯하다. 최종일이 생일인데, 이번 대회 마무리까지 잘해보겠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스폰서인 SK텔레콤도 큰 힘을 보탰다. 그는 "언제나 믿고 응원해주는 스폰서가 있다는 건 정말 든든하다"며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동기부여가 확실하게 되는 만큼 올해는 지난해보다 상금랭킹, 위메이드 대상 등 주요 부문 순위를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올해부터 하나금융그룹 골프단에 합류한 국가대표 오수민도 선두권에 자리했다. 첫날과 둘째 날 모두 4타씩을 줄인 그는 중간합계 8언더파 136타를 기록했다. 첫날 1타를 잃고 공동 61위까지 순위가 처졌던 황유민은 둘째 날 9언더파를 몰아치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중간합계 8언더파 136타를 만든 그는 전날보다 순위를 50계단 이상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혼다 타일랜드 우승 등 최근 3개 대회에서 톱10에 이름을 올린 패티 타와타나낏(태국)도 오수민·황유민 등과 공동 2위 그룹을 형성했다. 태국 선수 중 유일하게 선두권에 자리한 그는 이번 대회에서 KLPGA 투어 첫 우승에 도전한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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