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중심 병원' 초석 다지고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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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외과학의 선구자로 불리는 민병철 전 서울아산병원장이 8일 오전 8시께 노환으로 별세했다.
서울아산병원은 "민 전 병원장은 생전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 중 하나로 '미국에 남지 않고 한국에 돌아온 것'을 꼽았다"며 "한국 외과학의 뿌리를 내린 효시로, 그가 길러낸 많은 후학은 한국 의료를 세계에 전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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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제대 의대 졸업후
보스턴서 외과학 수련받아
간이식·소아외과 분야
미국 선진의술 국내 도입
서울아산병원 11년간 이끌며
국내 최대 글로벌 병원 키워
퇴임후 인재육성 20억 쾌척
한국 외과학의 선구자로 불리는 민병철 전 서울아산병원장이 8일 오전 8시께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4세.
미국 외과 전문의 한국인 1호인 민 전 병원장은 미국에서 배운 선진 의술을 국내에 도입하고 후진을 양성하는 등 평생을 한국 외과학 발전을 위해 힘썼다. 특히 국내 간담도외과와 소아외과 분야에서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간이식의 세계적 대가인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석좌교수 등이 대표적인 민 전 병원장의 제자다.
1929년 서울에서 태어난 민 전 병원장은 일제강점기 서울대 의대 전신인 경성제대 의대에 입학했고, 한국전쟁 중인 1952년 의대를 졸업했다. 이후 해군 군의관을 거쳐 미국 보스턴 터프츠대학병원에서 외과학 전공의 수련을 받고 2년간 전임강사로 일했다. 이후 1960년 미국 외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후 국내로 돌아왔다.
1961~1977년 서울대 의과대학 외과 교수로 재직한 후 신영외과병원을 개원했다. 1976년 대한외과학회 이사장, 1981년 대한소화기병학회 회장, 1982년 대한외과학회 회장 등을 지냈다. 1983년에는 고려대 구로병원 초대 병원장을 지냈다.
1990년 2대 서울아산병원장으로 취임해 11년간 병원을 이끌면서 서울아산병원을 국내 최대 규모로 성장시키고 글로벌 병원의 초석을 다졌다.
서울아산병원 재임 당시에는 의료계에 팽배해 있던 병원 중심 풍토에서 벗어나 환자 중심 문화로 나아갈 것을 강조하며 병원 경영의 새로운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의료기관, 환자를 위한 병원을 선보인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모란장(1995년), 대한민국기업문화상(1995년), 한국능률협회 최고경영자상(1999년)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민 전 병원장은 퇴임 후인 2010년 서울아산병원에 간호·보건·행정 직원 인재 육성을 위해 써달라며 사재 20억원을 '민병철연수기금'으로 쾌척하기도 했다. 의사뿐 아니라 모든 의료종사자의 실력이 뛰어나야 최고의 진료가 가능하다는 뜻이 담겨 있었다. 여기에 아산사회복지재단이 180억원을 더해 기금을 총 200억원 규모로 확대했다.
서울아산병원은 "민 전 병원장은 생전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 중 하나로 '미국에 남지 않고 한국에 돌아온 것'을 꼽았다"며 "한국 외과학의 뿌리를 내린 효시로, 그가 길러낸 많은 후학은 한국 의료를 세계에 전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2남3녀가 있으며 장례는 가족들의 뜻에 따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가족장으로 치러지며, 발인은 10일 오전 11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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