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역 앞둔 전투기 맏형 F-4E 팬텀, 고별 활주훈련
1969년 도입돼 북한 공군력 압도
공군은 8일 F-4E ‘팬텀’ 전투기의 명예로운 퇴역을 위해 공군 수원기지에서 지상활주훈련인 ‘엘리펀트 워크’(Elephant Walk)를 실시했다. 이번 훈련은 지난 4일부터 시행 중인 한·미 연합연습 ‘자유의 방패’(Freedom Shield·프리덤 실드)와 연계돼 이뤄졌다.
엘리펀트 워크는 전투기들이 무장을 장착하고 활주로에서 밀집 대형으로 이륙 직전 단계까지 지상활주하며 군사력을 과시하는 훈련이다. 대형을 갖춰 이동하는 모습이 코끼리 무리처럼 보인다고 하여 이같은 이름이 붙여졌다.
이날 훈련대형의 선두는 공군 전투기의 ‘맏형’ 격인 F-4E 8대가 맡았다.
F-4가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된 것은 1969년이다. 당시 세계 최강의 신예기였던 F-4D를 도입하면서 북한의 공군력을 압도할 수 있었다고 공군은 설명했다.
1994년 KF-16이 전력화되기 전까지 F-4는 대한민국 공군을 대표하는 주력 전투기였다. 공군은 개량형인 F-4E, 정찰기 RF-4C 등 220여대의 팬텀을 운영한 바 있다. 현재는 대부분 퇴역하고 F-4E 10여 대만 남았다. 이들 또한 올해 6월 중으로 전부 퇴역한다.
이날 훈련에서는 선두인 F-4E와 함께 공대지미사일인 AGM-142H ‘팝아이’와 AGM-65D ‘매버릭’, 공대지 폭탄 MK-82 등을 장착하고 위용을 선보였다.
F-15K, KF-16, F-16, FA-50, F-5, F-35A 등 ‘후배’ 전투기 총 25대가 뒤따랐다. 이중 F-35A 2대는 엘리펀트 워크 대형 위로 저공 비행한 뒤 착륙해 대형에 합류했다.
이번 훈련에 참가한 김도형 공군 소령은 “길이 기억될 팬텀기의 마지막 현역 시절을 함께 하게 돼 너무 뜻 깊게 생각한다”면서 “곧 다른 기종으로 전환하겠지만 팬텀 조종사였다는 자부심으로 대한민국을 굳게 수호하겠다”고 했다.
이영수 공군참모총장도 훈련 현장에 방문했다.
이 총장은 “55년간 대한민국을 수호해온 팬텀, 그리고 팬텀과 고락을 같이해 온 ‘팬텀맨’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퇴역까지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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