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경영권 분쟁]⑰임종윤 "경영 배제로 코로나 백신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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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홀딩스와 한미사이언스의 합병 관련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소송이 2차 심문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한 가운데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코로나 확산 당시부터 경영권 분쟁의 조짐이 있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8일 임 사장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한미그룹은 글로벌 공급 가능한 수준의 mRNA(메신저리보핵산)원료와 생산 공장을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LNP(지질나노입자)기술과 고도화된 mRNA 생산설비, 특허를 갖고 있지 않아 해외 기술 보유자들과의 협업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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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내부 협의 없이 자체 추진…성과도 없어"
OCI홀딩스와 한미사이언스의 합병 관련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소송이 2차 심문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한 가운데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코로나 확산 당시부터 경영권 분쟁의 조짐이 있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8일 임 사장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한미그룹은 글로벌 공급 가능한 수준의 mRNA(메신저리보핵산)원료와 생산 공장을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LNP(지질나노입자)기술과 고도화된 mRNA 생산설비, 특허를 갖고 있지 않아 해외 기술 보유자들과의 협업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당시 임 사장은 세계보건기구(WHO) 연합으로 아시아 백신 생산 허브를 구축하는 제안을 제시했고 WHO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고 했다.
그는 "mRNA 권위자이자 백스에쿼티 창립자인 박스 로빈 박사와 미국 모더나 백신을 대체할 파이프라인의 생산설비 핵심기술을 논의하기 위해 영국까지 달려갔다"면서 "당시 파이프라인과 생산설비의 공동개발을 확보했으면 한미그룹이 모더나의 대항마가 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하지만 그가 국내로 돌아왔을 때 한미사이언스가 진행하던 백신 허브 협력체는 한미약품과 녹십자, 동아에스티의 3자 협의체로 바뀌어 있었다는 주장이다.
임 사장은 "이후 조직 내 하극상까지 발생하면서 백신 개발 사업을 포함한 모든 사업에 있어 인적, 물적 지원 중지 등 철저히 배제됐고 직간접적인 방해와 사임 요구를 지속적으로 받았다"며 "고 임성기 회장은 신약개발 의지도 강했지만 백신에 대한 애착도 강해 현 SK바이오사이언스 전신인 동신제약 인수도 고려하셨기 때문에 살아 계셨다면 팬데믹 시기에 코로나 백신을 자체적으로 만들든 기술을 가져오든 하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영권 분쟁 사태는 코로나 시기부터 조짐이 있었고 라데팡스가 개입한 2022년 심화됐다고 덧붙였다. 임 사장은 "고 임성기 회장 타계 이후 2020년 8월 송영숙 회장이 지주사 대표이사에 오르고, 12년 지주사 각자 대표이사인 본인은 조직도 없이 배제됐다"면서 "이후 2022년 3월 일방적으로 재선임 불가 통보를 받았고 대신 그 자리는 라데팡스에서 추천한 사외이사가 선임됐다"고 했다.
당시 임종윤 사장은 반대의사를 밝혔지만 가족간 갈등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우려해 이를 받아드릴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라데팡스가 송영숙 회장에게 경영자문을 시작하면서 주요 한미약품그룹의 박사급 20여명의 임원이 떠났고, 기업 경영권이 제약바이오에 있어 비전문가인 기업에게 경영권이 넘어가는 중요한 의사결정을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4명의 결의만으로 통과됐다"면서 "절차적 정당성을 떠나 도덕적으로도 일반 주주들의 권익이 철저히 무시된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미그룹 측은 임 사장과 완전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임 사장이 결성한 코로나 백신 컨소시엄은 한미그룹 내 다른 경영진과의 협의나 논의 없이 결성됐다는 주장이다.
한미그룹은 "임종윤 사장이 결성한 백신 컨소시엄은 내부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사안이고 당시 한국 제약바이오협회와 정부가 추진한 또다른 백신 컨소시엄과 중복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상당한 혼란이 이어진 바 있다"며 "임 사장 주관으로 결성된 백신 컨소시엄에 속한 바이오기업들은 mRNA 등 신기술 분야에서 원천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였고, 오히려 한미가 자금을 투자하면 이를 통해 해당 기술 개발에 도전해 보겠다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임종윤 사장은 지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한국바이오협회 이사장을 맡은 바 있다. 코로나 시기에 자체 결성한 백신 컨소시엄은 한국바이오협회 회원사들로 결성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미그룹은 "한미그룹은 검증된 원천기술 없이 가능성만 제시하는 여러 기업들에게 인적, 물적 자원을 투자할 만한 충분한 여력과 근거, 명분을 찾을 수 없었다"며 "컨소시엄에 속했던 일부 기업이 한미와 백신 CDMO 분야에서 계약을 맺기도 했지만 결국 아무런 성과 없이 해당 비즈니스가 모두 끝났다"고 반박했다.
권미란 (rani19@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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