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 막기 위해 간호법 제정"...윤석열 대통령, '최후 카드' 꺼낸다

안채원 기자 2024. 3. 8.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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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의 집단행동이 장기화될 전망을 보이자 대통령실이 '최후의 수단'으로 거론되던 '간호법 제정'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의사 집단행동 사태 초기에도 대통령실 일각에서는 간호법 제정까지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집단행동 장기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하고 있다"며 "의사들과 대화를 안 하겠다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의대 정원 확대 사안에 대해 기본적으로 단호한 입장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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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3.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장기화될 전망을 보이자 대통령실이 '최후의 수단'으로 거론되던 '간호법 제정'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의대 정원 2000명 확대라는 정부의 원안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드러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8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지금처럼 전공의들이 빠진다고 해서 의료 대란이 일어나는 상황은 막아야 하지 않겠나"라며 "필요성을 확인했으니 장기적으로 진료보조간호사(전담간호사)들의 업무영역을 명확히 규정하고 보호하는 내용 정도는 제도화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전공의에 의존하는 구조를 탈피하려면 간호사들 업무에 대한 제도화가 필요하고, 그렇다면 이걸 어떤 법을 통해서라도 명시해야 할 필요가 생긴 것 아니겠나"라며 "생각해 볼 때가 됐다"고 했다.

대통령실의 입장은 과거 폐기된 간호법을 재검토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간호사들의 업무를 확대·규정하고 보호할 수 있는 새 법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날부터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 보완 지침'을 각 의료기관에 적용했다. 해당 지침은 간호사를 일반간호사·전담간호사·전문간호사 3가지로 구분해 응급심폐소생, 약물 투입 등 98가지 행위에 대한 수행 가능 여부를 제시했다. 예를 들어 혈액 검체 채취·배양 검사는 모든 간호사가 할 수 있다. 응급 상황에서의 동맥혈 채취, 수술 부위 봉합 등은 전문간호사와 전담간호사만 가능하다. 전문간호사는 중환자실에서 기관 삽관까지 가능하다.

대통령실은 임시적 조치인 이 시범사업을 아예 제도화하는 것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인데, 이 경우 사실상 간호사들이 간호법 제정을 촉구할 때 요구했던 핵심적 내용들이 이뤄지는 셈이다.

[세종=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3.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전신

의사 집단행동 사태 초기에도 대통령실 일각에서는 간호법 제정까지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하지만 소수의 목소리에 그쳤고, 대부분의 참모들은 이런 주장이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도록 최대한 조심했다. 전공의 파업이 어떤 양상으로 흘러갈지 모르는 상황에서 의사들을 섣불리 자극해선 안 된다는 공감대가 깔려있었다.

하지만 집단행동이 장기화 수순을 밟자 의사들의 추가적인 반발이 있더라도 상황을 멈춰야 한다는 판단이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여론이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는 위기감도 감지된다.

이에 야권을 중심으로 증원 규모 조정 등 대통령실이 탈출구를 만들고 있을 것이란 얘기도 나오지만, 한번 결정한 것은 물러남 없이 추진하는 윤석열 대통령 개인의 스타일상에 비춰볼 때 가능성은 떨어진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집단행동 장기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하고 있다"며 "의사들과 대화를 안 하겠다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의대 정원 확대 사안에 대해 기본적으로 단호한 입장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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