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지키는 전공의 위협하다니 … 이게 의사들 수준인가 [사설]

2024. 3. 8.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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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사회의 윤리가 땅에 떨어졌다.

환자를 버린 의사들이 부끄러워하기는커녕 환자 곁을 지킨 의사들을 조롱하며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의사들이 이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파업에 동참하지 않고 환자를 지킨 전공의들의 명단이 올라왔고, 그 밑에는 "평생 박제"와 같은 험악한 댓글이 달렸다.

환자 곁을 지킨 의사 명단을 공유하고 위협하는 작태를 보고 있자니, 양심적인 전공의들이 그런 두려움을 가지는 게 이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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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사회의 윤리가 땅에 떨어졌다. 환자를 버린 의사들이 부끄러워하기는커녕 환자 곁을 지킨 의사들을 조롱하며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의사들이 이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파업에 동참하지 않고 환자를 지킨 전공의들의 명단이 올라왔고, 그 밑에는 "평생 박제"와 같은 험악한 댓글이 달렸다. 해당 명단에는 병원에 남은 전공의의 이름 일부와 소속 과, 출신 학교가 공개돼 있다고 하니, 마음만 먹으면 개인 신상을 확인하는 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파업에 동참하지 않은 전공의 입장에서는 심리적 위협이자 협박이다. 환자의 생명을 지킨다는 의사의 소명과 양심에 충실하고자 병원에 남았는데, 오히려 탄압받는 꼴이 됐다. 자기 집단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환자 치료를 거부한 불의가 정의와 양심을 짓밟는 이런 행태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 불의가 승리한다면 앞으로 누가 공공선을 위해 헌신하겠는가. 한덕수 국무총리가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빈말이 되어선 안 된다.

지금 전공의들 사이에서는 병원에 복귀하고 싶어도 보복이 두려워 그럴 수 없다는 호소가 나오고 있다. 오죽했으면 "면허정지보다 제가 속한 집단이 더 무섭다"는 말까지 나왔을까. 환자 곁을 지킨 의사 명단을 공유하고 위협하는 작태를 보고 있자니, 양심적인 전공의들이 그런 두려움을 가지는 게 이상하지 않다. 대한민국 사회는 그들의 양심을 지킬 책무가 있다. 그들이 존경받고 향후 의사 사회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래야 환자의 생명을 무기로 정부 정책을 좌지우지하려는 폐습을 끊을 수 있다. 환자 편에 서는 의사가 승리해야 국민이 승리한다.

온라인에는 대한의사협회 회장의 직인이 찍힌 '전공의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 문건까지 나돌고 있어 경찰이 수사 중이라고 한다. 의협은 "조작 문서"라고 반박했는데, 이참에 병원을 지킨 전공의의 양심을 존중하자는 성명을 내놓는 게 어떨까 한다. 양심의 자유는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 아닌가. 그걸 지키자는 말도 못한다면, 병원에 남은 전공의의 양심을 짓밟는 행태에 간접적으로 동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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