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국경 언급 도중 끼어든 '빨간 마가 모자' 친트럼프 강경파

▲ '마가(MAGA)' 모자를 쓴 공화당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과 바이든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의회에서 국정연설 하던 중 이민 문제를 두고 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성향의 강경파 의원과 부딪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국경·이민 문제에 관해 발언하던 중이었습니다.

의원석에서 야유를 보내던 공화당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조지아주)이 끼어들었습니다.

그린 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손가락을 찌르며 "레이큰 라일리. 그녀의 이름을 말하라(Say her name)"고 외쳤습니다.

그린 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그는 이날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 구호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라는 뜻)가 적힌 빨간 모자와 티셔츠를 입고 참석했습니다.

라일리는 조지아주 22살 여대생으로, 지난달 아침 운동을 나갔다가 이튿날 캠퍼스 옆 숲에서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베네수엘라 국적의 26살 남성 호세 이바라를 살인 혐의로 체포했습니다.

이바라는 2022년 9월 미·멕시코 국경을 넘어 미국에 불법 입국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라일리의 죽음은 공화당의 바이든 행정부 이민정책 반대 집회의 소재가 됐습니다.

'그녀의 이름을 말하라'는 집회 구호로 공화당은 그의 죽음에 대해 바이든 정부의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그린 의원을 본 바이든 대통령은 말을 끊고는 연설 직전 건네받은 라일리 추모 배지를 들어 보이며 "그 이름을 어떻게 말하는지 안다"고 응수했습니다.

그는 "레이큰 라일리. 불법(이민자)에 의해 살해된 무고한 젊은 여성이다. 그런데 얼마나 많은 이들이 불법 이민자에게 살해되고 있는가. 그녀의 부모님께 말하자면, 나도 자식 잃은 마음을 안다. 이해한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의회에 국경예산 합의안 처리를 촉구했습니다.

공화당 강경파들은 남부 국경에 이민자들이 몰려드는 상황에서 바이든 정부가 불법 이민을 사실상 방조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공화당이 다수인 미 하원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 연설에 앞서 국토안보부에 절도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민자들을 구금할 것을 요구하는 법안(레이큰 라일리 법)을 처리했습니다.

그린 의원은 작년 국정연설에는 흰색 털 옷을 입고 참석,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거짓말쟁이"라고 외치기도 했습니다.

이후 옷차림이 조롱의 대상이 되자 그는 흰색 중국 정찰 풍선을 부각하려는 의도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이종훈 기자 whybe0419@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