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머스크도 동조했다… “AI 시대일수록 수학 교육 강화해야”
최근 AI(인공지능)의 나아갈 길을 두고 소송전(戰)까지 벌이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AI 시대 수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캠페인에 한목소리로 참여했다. 기초 수학이 첨단 디지털 시대에 고리타분하게 보일 수 있지만 AI 기술에 능통한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선 오히려 수학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미국 버클리 소재 캘리포니아대 전기공학·컴퓨터과학부 젤라니 넬슨 교수는 최근 ‘탄탄한 수학의 기초가 AI를 위해선 필수’란 제목의 온라인 서명 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서명 운동 웹사이트(mathmatters.ai)에서 “AI 기술 구축 및 배포에 필요한 지식을 배우는 건 미래의 필수”라며 “그러한 AI의 핵심이 대수·미적분·확률 등 수학의 주요 개념들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AI 기술 개발 참여를 위해선 엄격하게 수학적 기초를 다져야만 한다”고 했다.
넬슨 교수는 캘리포니아주(州) 교육위원회가 추진 중인 새 수학 교육 과정을 비판하기 위해 캠페인을 시작했다. 캘리포니아주 교육위원회는 2021년부터 미적분 등 고급 수학의 (대학) 선행 학습과 수준별 수업 등을 없애고 모든 학생이 항상 동일한 과정의 수학 교육을 받도록 하겠다는 교육과정 개편안을 추진하고 있다. 흑인·저소득층 등의 학생들이 수학 과목에서 한 번 뒤떨어져 상위권 학생들과 격차가 지나치게 벌어졌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수포자(수학포기자)’를 방지하기 위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심화 미적분 등을 빼겠다는 한국의 방침과 비슷하다. 넬슨 교수는 이에 대해 지난 2일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수학을 심도 있게 배우려는 학생들의 수준까지 떨어뜨릴 것”이라고 규탄했고, 이후 온라인 서명 운동을 시작했다.
7일 넬슨 교수의 X(옛 트위터) 계정에 따르면 서명 운동엔 머스크와 올트먼을 비롯해 제프 딘 구글 딥마인드 수석과학자, 빌 달리 엔비디아 수석과학자, 얀 르쿤 메타 최고AI책임자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인과 과학자들이 대거 동참했다. 특히 지난달 29일 “인류의 보편적 이익을 위해 AI를 개발하겠다던 오픈AI의 사명을 포기했다”며 머스크가 올트먼을 고소하는 등 사이가 틀어졌다고 알려진 머스크와 올트먼이 모처럼 한목소리를 내 관심이 더 쏠리고 있다.
넬슨 교수는 성명서를 통해 수학과 AI 개발이 밀접하게 연결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벡터와 행렬은 신경망의 구성 요소이며, 로그 척도로 성장을 설계하는 것은 신경망 훈련 기술의 기본”이라고 했다. 그가 말하는 ‘신경망’은 인간의 뇌를 모방하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처리하도록 하는, AI 개발의 필수 절차다. 그는 “수학의 핵심을 고등학생 때 공부하는 것이야말로 미래에 데이터 과학 및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기 위한 최선의 준비”라고도 했다.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미국의 교육계에선 학생들이 대학과 직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수학을 어느 수준까지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한 열띤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고등학교는 한때 필수 과목으로 (2차·3차 방정식 등을 가르치는) 고급 대수를 코딩(컴퓨터 프로그래밍) 등 컴퓨터 수업으로 대체 중이다. 수학보다 코딩이 더 실용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WP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최소 17주(州)에서 컴퓨터 공학을 수학의 대체 과목으로 채택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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