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안 자동폐기 눈앞에…제시카법·판검사 증원 운명은?

국회 임기 만료되면 미처리 법안 폐기

[서울=뉴시스] 법무부 전경.(사진=법무부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21대 국회 종료가 8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회에 계류 중인 한동훈 법무부표 법안이 사실상 자동 폐기 수순을 밟고 있다. 22대 국회가 개원하면 다시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21대 국회는 오는 5월29일까지 운영된다.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은 국회 임기 내 본회의를 통과하지 않으면 자동 폐기된다.

4·10 총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선거 운동을 위해 국회가 개점휴업 상태다. 한동훈 전 장관 재직 시절 추진한 한국형 제시카법(고위험 성폭력범죄자의 거주지 지정 등에 관한 법률안), 가석방 없는 무기형 신설(형법 개정안) 논의도 사실상 중단됐다.

제시카법은 성폭력범 주거지를 제한하는 점에서, 가석방 없는 종신형은 인간 자유를 영구적으로 박탈한다는 점에서 위헌성 논란이 있다. 국회 통과를 위해선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두 법안은 각 지난 1월과 지난해 10월 국회에 접수됐는데, 국회 임기(81일) 내 논의가 어렵다는 평가다.

법무부가 추진하고, 의원 입법 형식으로 발의된 이민청법(정부조직법 개정안)도 지난 2월 행정안전위원회에 회부된 후 논의 진척이 없다. 제시카법, 가석방 없는 종신형 신설과 달리 한 전 장관이 국민의힘 의원 정책 의원총회에서 직접 설명하는 등 사전 작업은 있었다.

재판 지연 해결책인 판·검사 증원법(각급 법원 판사 정원법 및 검사정원법 개정안)은 지난해 7월까지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에서 축조심사 등을 거쳤다. 법조계는 증원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지만, 여야가 합의에 어려움을 겪는 모양새다. 검사 수 증원을 두고 시각차가 있다.

총선 후 극적 합의를 통한 법안 처리 가능성은 열려있다. 다만 선거에서 패배한 당은 조직을 수습하는 데 시간을 써야 한다. 낙선한 의원은 법안 처리 의욕이 떨어지는 것도 현실이다. 20대 국회는 총선 후 두 차례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열었지만, 총선 전 논의를 진행한 법안을 주로 처리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도 총선 직후 당을 떠날 가능성도 있어, 법안 처리를 위한 21대 국회 마지막 임시국회가 총선후 열린다 해도 한 비대위원장이 자신의 역점 사안에 대한 입법 과정에 힘을 쏟을 지는 미지수다.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기되는 일은 4년 단위로 의원이 교체되는 국회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20대 국회는 2만4141건 중 1만5002건을 자동 폐기했다. 구하라법(부양의무를 게을리한 부모를 상속 결격자로 정하는 취지의 민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22대 국회 상황은 미지수다. 총선 결과에 따라 여당이 다수당이 될 수도 있으나 과반수 안정의석을 차지하지 못하면 현재와 같이 입법과정에서 야당의 협의에 난관이 있을 수밖에 없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후보자 신분으로 청문회에 출석해 가석방 없는 종신형, 이민청 등 기존 법무부가 추진하던 법안의 국회 심사를 지원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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