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K팝은 연애에 민감한가’…카리나 사과문에 외신도 놀랐다
배우 이재욱과의 열애를 인정한 그룹 에스파의 멤버 카리나가 결국 자필 사과문을 올린 후 팬들의 반응이 엇갈리는 가운데, 이를 집중 조명하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CNN은 “K팝 스타들에게도 사랑이 허용될까”라는 질문을 던진 뒤 카리나가 사과문을 게시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팬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한국의 K팝 팬들이 스타들의 열애 소식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고 전했다. 다른 국가들에서는 젊은 스타들의 열애가 ‘논란’으로 이어지지 않지만, 유독 한국에서는 ‘금기’로 여겨져 공개 연애를 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이다.
그 배경으로는 소속사가 이들에 대한 환상을 적극적으로 조장하고 있다는 점에 집중했다.
CNN은 “K팝 스타들은 대부분 엄격한 규칙에 따라 생활한다”면서 “소속사들은 스타가 팬들 사이에서 신비로움을 잃게 될까 봐 우려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2018년 아이돌 가수인 현아와 이던이 열애를 공개하자 소속사인 큐브 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하락하고, 결국 전속 계약을 해지당했던 사례도 함께 소개했다.
K팝 팬들 특유의 문화도 짚었다. CNN은 “팬들은 사비를 들여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와 앨범을 홍보하는 광고를 제작하고, 그의 이름으로 기부를 하면서 좋은 이미지를 만드는 데 기여하기도 한다”면서 이로 인해 소속사와 아티스트도 팬들의 욕망에 민감해진다고 분석했다. 특히 아이돌 가수들에게는 더욱 강도 높은 감시를 받고 있다는 압박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문화를 바꾸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점도 외신에서 다뤄졌다. CNN은 “최근 소속사들은 논란이 된 계약 조건을 일부 수정하는 등 변화의 조짐이 나타난다”면서 “심지어 팬들도 스타들의 사생활을 보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카리나의 ‘사과문’ 게시물에도 “2024년에는 어떤 아이돌도 연애를 가지고 사과해서는 안 된다” “사랑한다고 해서 사과할 필요는 없다” 등 응원하는 댓글이 달렸다고 전했다.
앞서 BBC 등 외신들은 카리나의 열애설에 분노한 팬들이 소속사 앞에서 트럭 시위를 벌인 일을 전하며 K팝 산업의 ‘어두운 면’이 드러났다고 보도한 바 있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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