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삶보다 우리의 생 위해…’ 정부 영상에 의협 “전체주의 사고, 희생 강요는 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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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복도와 의료진 등을 비추며 '환자들 곁으로 돌아와달라'던 최근 정부 유튜브 영상이 전체주의적 사고의 결과물이라고 주수호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이 8일 강하게 비판했다.
주 위원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열린 비대위 정례브리핑에서 "자신의 삶보다 우리의 생을 위해라는 표현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주 위원장은 영상 속 '자신의 삶보다는 우리의 생을 위해 헌신한 그 이름 의사'라는 자막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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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대한민국정부’ 유튜브 채널에 ‘환자들 곁으로 돌아와달라’ 영상 게재
병원 복도와 의료진 등을 비추며 ‘환자들 곁으로 돌아와달라’던 최근 정부 유튜브 영상이 전체주의적 사고의 결과물이라고 주수호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이 8일 강하게 비판했다.
주 위원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열린 비대위 정례브리핑에서 “자신의 삶보다 우리의 생을 위해라는 표현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공익을 위해서라면 개인 희생 정도는 당연하게 여기는 전체주의적 사고에서 나온 표현”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강요된 희생은 폭력”이라며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국가이고, 대한민국 정부가 자유민주주의 정부라면 더 이상 특정 소수집단의 희생을 강요하는 폭력을 저지르지 말기를 바란다”고 날을 세웠다.
앞서 ‘대한민국정부’ 유튜브 채널에는 지난달 29일 ‘우리 곁으로 돌아와 주세요, we need U’라는 제목의 2분여 분량 영상이 게재됐다. 울리는 사이렌으로 시작해 수술실 앞에서 절망하는 보호자의 ‘제발’이라는 자막으로 문을 연 영상은 의학 관련 소재를 다룬 드라마 ‘굿닥터’, ‘뉴하트’, ‘슬기로은 의사생활(슬의생)’, ‘하얀거탑’, ‘낭만닥터 김사부’ 대사를 인용하며 의사의 책임감을 부각했다.
영상에는 굿닥터의 ‘신도 내 곁을 떠난 것 같은 절망의 순간, 희망이라는 이름의 의사’, 뉴하트의 ‘나는 의사다, 사람 살리는 의사’, 슬의생의 ‘환자들에게 인생에서 가장 큰 일이고 가장 극적인 순간이야, 그런 순간에 우리를 만나는 거야’라는 대사가 언급됐다. 이와 함께 낭만닥터 김사부의 ‘결국 우리가 하는 일은 다치고 아픈 사람 치료해주는 일이야, 시작도 거기고 끝도 거기여야 돼’, 하얀거탑의 ‘가장 중요한 건 절대 환자보다 먼저 포기하지 않는 거야’ 등 대사 자막도 영상에 떠올랐다.
이처럼 대사를 언급하고 ‘우리는 기다립니다, 예전처럼 앞으로도 그 자리에 당신이 있기를’이라는 메시지로 끝난 영상은 8일 오후 4시 기준 약 116만건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정부를 비판하는 댓글이 상대적으로 많다.
주 위원장은 영상 속 ‘자신의 삶보다는 우리의 생을 위해 헌신한 그 이름 의사’라는 자막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의사의 책임감을 강조한 대목이지만, 마치 의사들에게는 희생을 당연하게 여기라고 강요하는 것처럼 해석된다는 이유에서다.
주 위원장은 “정부는 집단행동이라는 억지 표현을 쓰지만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이 개인 자유의사에 의한 자발적 행동이라는 증거는 차고도 넘친다”며 “애초 집단행동이라면 전체가 같은 행동을 보였겠지만 사직서를 내지 않고 근무를 이어가는 전공의가 다수 존재하고, 자유의사에 따라 현장에 복귀한 전공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근거로 전공의들의 ‘자발적 포기’는 집단행동이 아니라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다면서,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결정은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주 위원장은 “작금의 대한민국 의료 몰락 원인이 정부의 주장대로 의사 수 부족에서 기인했는지, 아니면 14만 의사들의 주장대로 잘못된 정책의 누적 결과인지 원점에서 진지하게 토의해보자”며 대화 자리를 제안했다.
특히 “정책 결정 과정에서 큰 오류가 있다면 잘못을 인정한 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것은 정부의 패배도 아니고, 실패도 아니다”라며 “솔직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올바른 의료시스템 정착과 의료개혁을 위해 의료계와 적극 협력하겠다는 정부의 메시지를 국민이 기다린다는 것을 알아주기를 바란다”는 말도 그는 남겼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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