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잡음 이어지는데…민주당 "혁신 공천 자부한다"

박정연 기자 2024. 3. 8.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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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혁백·안규백, '홍영표 왜 배제?' 질문엔 답 피해…서대문갑 경선후보 교체

더불어민주당의 오는 4월 총선 공천 작업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간 가운데,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공천 결과에 대해 "혁신과 통합은 민주당의 시스템 혁신 공천을 통해 달성됐다고 자부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당내 공천갈등 수습을 시도한 모양새지만, 당 안팎은 여전히 '비명횡사' 논란으로 시끄러운 상태다.

임 공관위원장은 8일 민주당 당사에서 안규백 전략공천관리위원장과 합동으로 브리핑을 열고 "현역의원 기득권 타파를 위한 경선 원칙, 양자 경선 및 결선 제도 도입 등으로 시스템 혁신 공천이 이뤄졌다"며 "경선 지역의 현역 교체율은 역대 최고인 45%에 이르고, 특히 3선 이상 의원은 36명 중 14명이 교체돼 교체율이 38.38%에 달한다"고 했다.

임 위원장은 국민의힘과 민주당 양당의 공천을 비교하며 "국민의힘은 다선 중진 교체가 4명에 불과해 '중진 불패' 경향이 나타난다", "국민의힘이 말로는 시스템공천을 하고 있다고 하나, 실상은 김건희 특검, 디올백 방탄 공천 등 구태 공천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세간에서는 국민의힘 공천을 두고 무갈등, 무감동 3무 공천이라고 하는데, 민주당 공천은 혁신을 위한 고통스러운 결단"이라고 평가했다.

브리핑에 동석한 조정식 사무총장은 '비명횡사' 논란에 대해 적극 반박했다. 조 사무총장은 "'일부 언론의 '비명횡사', '사천' 주장은 잘못됐다"며 "모 언론이 최근 단수공천 받은 현역 의원 중 친명(친이재명)계 의원이 41명이라며 '친명횡재'라고 썼는데, 어디까지가 친명인지 비명인지 구분할 수 없으므로 이런 부분은 앞으로 제대로 분석해서 써달라"고 했다.

이재명 대표가 연일 '공천학살', '사천' 등 공천 논란에 대해 방어하는 메시지를 낸데 이어 민주당 공관위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여론 악화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비명계 인사들이 연쇄 탈당하면서 논란이 계속되자 이를 진화하기 위해 임 위원장과 친명 핵심인 조 사무총장이 대응에 나선 모양새다.

하지만 이날 간담회에서도 형평성 논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고 이에 대한 해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친문(친문재인)계 홍영표 의원이 경선 참여 기회를 받지 못하고 컷오프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임 위원장은 "공관위에서 전반적으로 전략적 판단을 받아봐야 한다는 위원들의 의견이 있었다"면 "여러 가지 이유로 전략공관위로 이관을 결정했다"고만 말하며 구체적 사유를 밝히지 않았다.

안규백 전략공관위원장도 '부평을이 전략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단계에서 홍 의원은 왜 배제됐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정치적·정무적으로 지역 현안을 논의한 결과 그런 결과가 도출됐다"고 두루뭉수리로 답변했다.

반대로 이개호 정책위의장에 대해서는 경선 후보와의 격차가 20%가 안 났지만 공관위원들의 판단으로 단수를 주었는데 형평성 문제는 없냐는 지적에 임 위원장은 "대부분의 (공관)위원들이 이개호 의원은 당에 중요한 역할을 해서 단수를 줘야 한다고 얘기해서 토론을 했고 만장일치로 이 의원에게 단수를 주자고 의결해서 단수를 줬다"고 했다. 이에 형평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이 이어졌지만 임 위원장은 답변을 하지 않았다.

민주당 강원도 도당위원장인 김우영 전 은평구청장이 서울 은평구을 공천에 신청한 점에 대해 임 위원장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기 때문에 공천 신청을 허용하고 심사했다"고 말했다. 비명계 의원을 비하하는 '수박' 등의 표현을 쓴 양문석 전 방송통신위원의 경선 참여를 허용한 것에 대해서도 "'수박을 깬다'는 게 공천을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혐오 발언인지 확실한 판단이 서지 않는다"고 했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당내 공천 잡음을 줄이기 위해 지도부 인사들이 선제적으로 불출마를 해야 한다는 당내 요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개인의 결단이 있고 자기의 역할과 관련된 문제니깐 여기서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그런 개인적인 문제는 답변해드리기 어렵다"고 언급을 피했다.

▲더불어민주당 임혁백 공관위원장(가운데), 조정식 부위원장(왼쪽)과 안규백 전략공관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공관위원회 활동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전날 서울 서대문갑 청년전략특구 경선 후보자 3배수 압축안을 수정, 일부 후보자를 교체했다. 이 의결에 따라 성치훈 전 청와대 행정관은 제외됐고 그 자리에 '대장동 변호사'로 알려진 김동아 변호사가 들어가게 됐다. 김 변호사는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의 변호를 맡았다. 이번 22대 총선에서는 평택갑에 출마선언을 했다가 '자객공천' 논란이 일었다. 이후 김 변호사는 우상호 의원의 불출마로 청년 전략경선 지역이 된 서대문갑에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제외된 성 전 행정관은 과거 안희정 사건 재판에 피고인인 안 전 지사 측 증인으로 출석해 안 전 지사와 피해자 김지은 씨가 나눈 문자메시지 등을 공개하며 "(피해자가 안 전 지사에게) 아이돌을 바라보는 팬심이나 존경심이 있었던 것 같다", "김지은 씨가 안희정 전 지사로부터 성폭행이나 성추행을 당한다는 말은 전혀 듣지 못했다"고 증언해 2차 가해 논란을 낳은 인물이다.

안규백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은 "후보 중 한 명에 대해서 여러가지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해당 후보 역시 청년 정치인으로서 매우 뛰어난 분"라며 "문제를 제기한 부분이 100% 사실이거나 결격 사유는 아니지만, 시민·사회·여성단체의 강력한 요구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적 요청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것이 정치 집단의 책무라고 생각해 오늘 아침에 여러 정황을 고려해서 회의를 열어 재의결했다"고 설명했다.

성 전 행정관을 제외하고 2인 경선으로 변경할 수 있지 않았냐는 지적에는 "약속은 지키기 위해서 있는 것 아니냐"며 "경선후보자를 3인으로 압축하기로 했는데 다시 2인으로 하자는 것은 공관위원들의 통일된 의견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부분에 대해 대부분 공관위원들은 3인 경선으로 발표했기 때문에 차순위자를 올리는 게 맞다고 하여 (김 변호사를) 올리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브리핑이 끝난뒤 '여성단체에서 성치훈 행정관 뿐 아니라 강준현 후보, 양승조 후보 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는데 왜 성 행정관만 제외를 시켰나', '형평성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충분히 설명했기 때문에 더이상 말씀 드리지 않겠다"고 말하며 자리를 피했다.

[박정연 기자(daramji@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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