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을 숙주 삼아 국회에 진입하는 극단 운동권 세력들 [최진 쓴소리 곧은 소리]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 원장 2024. 3. 8.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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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정당 허용법’ 수혜자는 통진당·경기동부연합 출신 등 반미·친북 집단
이재명 대표는 왜 과격 운동권 쪽으로만 움직일까…중도층 끌어안기 어려울 듯

(시사저널=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 원장)

'대한민국에서 가장 과격하고 급진적인 정치인과 단체는 모두 모여라!'

최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질풍노도처럼 밀어붙이고 있는 당 공천과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의 면면을 보면, 이런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느낌이 든다. 무릇 대권을 얻으려면 중도를 잡아야 하는데 이 대표는 한쪽 편향으로만 치닫고 있다.

도대체 왜 그럴까? 이 대표는 중도층을 포기하고 총선 승리를 포기한 것일까.

민주당이 친명 돌격대라면, 위성정당은 반윤 돌격대 성격을 갖고 있는 듯하다. 민주당과 '더불어민주연합'에는 크게 다섯 개의 과격 진보그룹이 포진했다.

제1그룹은 한총련(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출신들. 이번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50·60대의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세대가 퇴조하고 40·50대의 한총련이 부상했다는 사실이다. 이 대표의 측근으로 한총련 1기 의장이었던 김재용 전 경기도 정책공약수석을 비롯해 강위원 당대표 특보(한총련 5기 의장), 정의찬 당대표 특보(남총련 6기 의장), 윤용조 전 당대표실 부국장(한총련 대의원) 등이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3월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연합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희숙 진보당 대표, 이 대표, 윤영덕·백승아 더불어민주연합 공동대표, 용혜인 새진보연합 상임대표 ⓒ연합뉴스

더불어민주연합은 '반윤 돌격대' 성격

제2그룹은 옛 통합진보당의 후신인 진보당이다. 과거 이석기 전 대표를 비롯한 구성원들의 반체제 활동으로 강제 해산까지 당했던 통진당 그룹은 그동안 복수의 칼을 갈며 재기를 노려왔다. 이미 지난해 4월 전북 전주을 보궐선거에서 민주당과의 연대로 강성희 의원이 원내 진출한 진보당은 김재연 전 통진당 대표의 지역구를 포함해 전국에 최소 15곳을 자기 당 몫으로 달라고 민주당에 요구하고 있다. 진보당은 비례대표 위성정당에서 3석을 배정받았다. 진보당은 장진숙 공동대표와 손솔 수석대변인, 전종덕 민노총 사무총장을 비례대표 후보로 확정했다. 이들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경기동부연합 출신 등의 이력을 갖고 있다. 국회에 입성하면 과거 이석기의 통진당에 못지않은 친북·반체제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제3그룹은 기본소득당이 주도하고 사회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이 참여한 '새진보연합'이다. 이 세력 역시 민주당으로부터 당선권 의석 3석을 약속받았다. 새진보연합은 비례대표 후보자로 용혜인 상임대표와 한창민 사회민주당 공동대표, 최혁진 전 문재인 정부 사회적경제비서관을 선출했다.

제4그룹은 오랫동안 반미·친북 운동의 선봉에 서왔던 투사들로 구성된 '연합정치시민회의'다. 민주당으로부터 당선권 4석을 확보한 이 단체를 이끌고 있는 사람은 박석운, 조성우씨 등이다. 이들은 과거 제주 해군기지 반대, 한미 FTA 반대, 사드 배치 반대투쟁 등을 주도해 왔다. 이들이 국회에 입성하면, 장외 과격 진보단체들과 연계해 대정부 투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조국혁신당, 총선 후 민주당 합류할 듯

제5그룹은 조국혁신당이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당분간 따로 가지만 합치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재명 대표와 조국 전 장관은 최근 공동 연대를 선언했고, 총선 후 합당할 가능성도 높다. 3년째 윤석열 정부를 향해 강경 투쟁을 해오고 있는 조국 전 장관의 신당에는 《태백산맥》의 저자인 조정래, 친노 강경파였던 문성근 영화배우가 후원회장으로 일찌감치 참여했고, 방송 진행의 편파 시비를 낳았던 신장식씨와 현 정부를 계속 비판했던 박은정 전 검사가 참여했다. 조국 전 장관은 은밀히 문재인 전 대통령 및 친문 세력과 연계하면서 '포스트 이재명'을 노린다는 얘기도 들린다.

민주당을 '숙주'로 삼는 5개의 진보그룹이 하나로 뭉치면,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 보기 드문 초강경 진보그룹 연합이 탄생하는 셈이다. 문제는 이들 정치 세력이 반체제적인 극단주의와 괴담 선동, 범법 경력이 있다는 점이다. 이들이 총선 후 민주당에 합류할 경우, 차기 대권 가도에서 중도 확장성에 심각한 장애에 직면할 수 있다.

국민의힘의 공천은 민주당에 비해 조용하지만 감동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대표를 중앙당 당직자로 선임한 것은 아무리 원활한 운영 때문이라고 해도 지나치다. 겉모양만 보면, 일개 당직자가 하루아침에 정당의 대표가 된 것이다. 세상에 이런 벼락출세가 없다. 민주정당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중도에서 이탈하는 극단적 위성정당의 탄생에 관한 문제라면 역시 이재명의 민주당 얘기를 더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재명 대표는 왜 이런 무리수를 두는 걸까? 이런 식으로 가면 중도층 대거 이탈로 총선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높다는 합리적인 판단을 하기에는 그의 심리적·환경적 압박감이 너무 크기 때문이 아닐까.

"누구도 믿지 않고 내 심복 심어야겠다"

첫째, 차기 당권 및 대권에 대한 강박심리다. 이 대표는 차기 당권을 완전히 장악해야 다음 대권으로 직행할 수 있고, 이를 위해서는 자기 사람을 완벽하게 포진시켜야 한다는 강박감에 짓눌려 있는 것 같다.

둘째, 지난해 여름 국회 체포동의안 가결의 트라우마다. 이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자신이 77.77% 득표율로 당선되어 민주당을 장악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체포동의안 표결 때 의외로 너무나 많은 반란표가 나와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이후 누구도 믿지 않고 100% 심복만 심어야 한다는 생각이 굳어졌다는 것이다.

셋째, 성남시장의 향수다. 과거 성남 시절에 이 대표가 당선될 수 있었던 데는 현지에 뿌리를 내리고 있던 경기동부연합 등 강성 진보단체들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보고, 이후 투쟁 국면에서 강성 조직만이 최대 우군이라는 생각이 깊이 뿌리 박혀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정치심리적 요인이 아니면, 작금의 민주당 공천과 위성정당은 설명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일찌감치 운동권 청산론을 내세운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민주당이 급진적 방향으로 치닫는 것이 총선에 유리할 것으로 계산한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민주당의 위성정당을 겨냥해 "이재명 대표는 자기가 살기 위해 종북위헌정당 세력인 통진당을 부활시키고, 전통 야당인 민주당을 통진당화시키고 있다"고 말한 것은 민주당의 급진적 면모를 일부러 부각시키려는 전략이었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강성 운동권 일변도로 전진하는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이 어떤 결말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4·10 총선의 대세를 판가름할 중도층은 어떤 선택을 할까? 중도층은 탈정치·탈이념·친민생의 성향이 강하다. 중도층 표심이 22대 총선의 승패를 판가름할 것이다.

※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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