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우린 여기 성남에, 이재명은 법원에"…李 '사법리스크' 정면 겨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한 당일, 공교롭게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역 후보 지원을 명분으로 경기 성남시를 찾아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부각하며 공세를 폈다. 성남은 이 대표가 시장을 지낸 곳으로, 지난 대선 때부터 정치권을 흔든 의혹의 진원지 대장동이 있는 곳이다. 반면 이 대표는 재판 출석 전 대통령 영부인의 주가조작·명품백 관련 의혹을 언급하며 역공을 가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8일 오전 성남 단대오거리역 거리 인사에서 "오늘 지금 이 시간에 성남에서 우리가 가장 어렵다고들 하는 성남 수정구에 왔고, 이 대표는 서초동 법정에 있다"며 "우리가 성남시민의 명예를 회복하고 성남을 다시 한 번 역동적인 발전으로 이끌겠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 대표가 인천 계양구로 이사 가기 전까지 살던 양지마을에 있는 재건축 추진 아파트단지를 방문했다. 이어 성남 금호행복시장을 찾아서도 그는 "이 대표가 대장동 비리, 백현동 비리, 이런 문제를 일으킴으로 인해서 성남의 명예가 많이 떨어졌다"며 "저희는 부패하지 않은 세력이다. 그리고 앞으로 부패하지 않을 세력이라는 약속을 드린다"고 비슷한 말을 꺼냈다.
시장 방문 뒤 기자들과 만나 한 위원장은 '이 대표가 살던 동네에 간 것은 어떤 의미인가'라는 질문에 "이 대표께서는 워낙 재판이 많으시니까 저희가 그것(성남 방문일)을 일부러 맞추거나 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성남이라는 곳 자체도 일부러 그것을 맞췄다기보다는 우연히, 이 대표께서 법카(법인카드) 그 배달하던 집 근처였다"고 했다.
그는 "일부러 맞춘 것은 아니지만 상징적인 면이 있다고 보인다"며 "법카 유용하려는 세력과 성남시민의 삶을 개선하려는 세력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성남시민이 잘 보시지 않을까"라고 했다.
한 위원장은 '이 대표가 국민의힘 공천에 대해 건생구팽이라고 했다'는 질문에는 "그 분은 말을 만들어도 재미없게 만든다. 그게 무슨 뜻인가?"라고 반문했다. '건생구팽'은 '쌍특검법(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대장동 50억 클럽)' 부결 뒤 국민의힘 현역 의원 컷오프(공천 배제)가 이어지는 상황을 표현한 것으로 토사구팽이라는 말에서 유래했다.
'김건희 여사와 토사구팽을 더해 만든 말'이라는 답이 돌아오자 그는 "그렇게 한심한 표현 만드실 시간 있으시면, 저 당을 보면 무슨 이 대표 변호사를 공천 대납하듯이, 공천하는 것을 넘어서 정진상 변호사까지 바꿔서 넣었던데, 김동아 씨인가? (공천했다)"며 "그런 공천 봤나? 저는 못 봤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보고 있지 않나? 지금 저 공천을 민주당 내부에 있는 사람들조차 정상적인 공천이라고 생각하겠나?"라고 재차 이 대표를 겨냥했다.
한 위원장은 한편 '5.18 북한 개입설을 주장한 도태우 변호사가 국민의힘 경선을 거쳐 대구 중·남구에 공천됐다'는 질문에는 "우리 당과 저의 5.18에 대한 생각은 제가 취임 이후 1월에 광주 5.18 묘역에서 한 말 그대로"라면서도 '비대위에서 도 변호사 공천을 재고할 여지가 있나?'라는 질문에는 "제가 그 정도로만 말하겠다"고 답을 피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민주당 대표가 갑자기 양평을 방문해 대통령 처가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 특혜 의혹을 꺼냈지만 작년과 마찬가지로 어떤 실증적 증거도 제시하지 못했다"며 "합당한 절차를 거쳐 양평 국민들에게 가장 이롭게 결정된 노선에 대해 온갖 가짜뉴스로 의혹을 제기해 몇 달 동안 나라 전체를 혼란스럽게 하더니, 국토부의 상세한 설명자료와 국회 국정감사를 통해 문제 없음이 확인됐음에도 선거철이 되자 또 다시 의혹을 재탕 삼탕 우려먹으려 하고 있다. 그런다고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이 민주당의 비명횡사 공천을 떠나 양평으로 가지 앟는다"고 이 대표를 향한 공세에 가세했다.
이 대표는 이날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속행 공판 출석을 위해 서울 서초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간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는 "총선을 얼마 앞두지 않은 상태에서 야당의 당 대표가 법정을 드나드는 이 모습이 우리 국민들 보시기에 참으로 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의 부인은 주가조작, 디올백 수수 이런 명백한 범죄 혐의들이 상당한 증거에 의해서 소명이 되는 데도 수사는 커녕 국회가 추진하는 특검까지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막고 있다. 자기 밥값 자기가 냈는데 제3자들이 제3자의 밥값을 냈는지 알지도 못하는 제 아내는 '7만 몇천 원 밥값 대신 냈다'는 이상한 혐의로 재판에 끌려다니고 저 역시 이렇게 아무런 증거 없이 무작위 기소 때문에 재판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한예섭 기자(ghin2800@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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