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의 큰형님 팬텀기, 후배들과 활주로에서 ‘뜨거운 작별행진’[영상]

김성훈 기자(kokkiri@mk.co.kr) 2024. 3. 8.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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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이 운용 중인 전체 전투기종 33대가 올해 명예롭게 퇴역할 '큰형님' F-4E 팬텀기와 함께 활주로를 행진하며 고별인사를 나눴다.

8일 공군은 수원기지에서 한미연합 '자유의 방패(FS)' 연습과 연계해 압도적 공군력을 과시하는 '엘리펀트 워크' 훈련을 펼쳤다.

팬텀기는 '하늘의 도깨비'라고 불리며 1994년 KF-16 전력화 이전까지 공군을 대표하는 주력 전투기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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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공군 전체기종 33대 수원기지 집결
팬텀기 앞세우고 ‘엘리펀트 워크’ 훈련
최대무장 달고 밀집대형으로 지상활주
오는 6월 퇴역할 팬텀기들과 고별인사
F-4E 팬텀기를 앞세운 공군 전투기 33대가 8일 수원기지 활주로에서 ‘엘리펀트 워크’ 훈련을 펼치기 위해 도열해 있다. [공군]
공군이 운용 중인 전체 전투기종 33대가 올해 명예롭게 퇴역할 ‘큰형님’ F-4E 팬텀기와 함께 활주로를 행진하며 고별인사를 나눴다.

8일 공군은 수원기지에서 한미연합 ‘자유의 방패(FS)’ 연습과 연계해 압도적 공군력을 과시하는 ‘엘리펀트 워크’ 훈련을 펼쳤다.

‘엘리펀트 워크’는 수십 대의 전투기가 최대 무장을 장착하고 활주로에서 밀집 대형으로 이륙 직전 단계까지 지상 활주하는 훈련이다. 회색빛 전투기들의 움직임이 마치 코끼리 무리의 걸음처럼 보여 이 같은 별칭이 붙었다.

공군이 보유한 전체 기종 전투기가 한 기지에 모여 이 훈련을 펼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통해 공군은 오는 6월에 영공수호 임무를 내려놓을 팬텀기의 은퇴를 축하하는 의미를 담아냈다.

훈련에서는 팬텀기 8대가 선두에 나서고 △F-15K △KF-16 △F-16 △FA-50 △F-5 △F-35A 등 후배 전투기들이 뒤따랐다.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F-35A 2대는 엘리펀트 워크 대형 상공을 저공비행으로 통과하며 장관을 연출한 뒤 착륙해 훈련 대형에 합류했다.

은퇴 행진을 이끈 팬텀기들은 공대지미사일인 팝아이(AGM-142H)·매버릭(AGM-65D)과 MK-82 폭탄 등을 장착하고 위용을 뽐냈다.

공군은 1969년 당시 세계 최강의 신예 전투기였던 팬텀기를 미국, 영국, 이란에 이어 세계 4번째로 도입했다. 공군은 ‘게임체인저’로 불렸던 팬텀기 도입으로 단번에 북한의 공군력을 압도하게 됐다.

55년 간 220여 대 활약한 ‘하늘의 도깨비’
F-4E 팬텀기를 필두로 30여 대의 공군 전투기들이 ‘엘리펀트 워크’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공군]
팬텀기는 ‘하늘의 도깨비’라고 불리며 1994년 KF-16 전력화 이전까지 공군을 대표하는 주력 전투기로 활약했다. 특히 팬텀기의 주무기 중 하나인 팝아이 공대지미사일은 1.6m 두께 철근 콘크리트도 관통할 만큼 가공할 위력을 지녔고 최대 100㎞의 사거리와 1m 이내의 오차범위를 자랑했다.

이후 공군은 F-4D와 개량형이 F-4E, 정찰기인 RF-4C 등 220여 대의 팬텀기를 운용했다. 공군은 끊임없는 성능개량과 기체보강, 유지보수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오랜 기간 팬텀기를 운용 하는 국가 중의 하나가 됐다. 현재는 대부분 퇴역하고 F-4E 10여 대만 임무 현장을 지키고 있다.

이번 훈련에 참가한 김도형 공군 소령은 “길이 기억될 팬텀기의 마지막 현역 시절을 함께 하게 돼 너무 뜻 깊게 생각한다”며 경의를 표했다.

김 소령은 “한 소티(sortie·전투기 출격 횟수) 한 소티에 역사적인 의미를 담아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곧 다른 기종으로 전환하겠지만 팬텀 조종사였다는 자부심으로 대한민국을 굳게 수호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영수 공군참모총장도 이날 수원기지를 방문해 훈련 참가 요원들을 격려했다.

이 총장은 “55년간 대한민국을 수호해 온 팬텀, 그리고 팬텀과 고락을 같이해 온 팬텀맨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면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퇴역하는 그때까지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엘리펀트 워크 훈련을 위해 활주로에 도열한 공군 전투기들 위로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F-35A 2대가 저공비행하고 있다. [공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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