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송환 유력' 권도형 웃고 있나…피해자들 "미국 보내야" 분노

김지현 기자 2024. 3. 8.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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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의 국내 송환이 유력해진 가운데 국내에서는 그의 국내 송환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이에 "권도형은 한국에서 조사만 마친 후 미국의 요청에 따라 해당 국가로 송환돼야 한다"며 "미국이 한국보다 테라 사태의 피해자가 훨씬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피해자가 제일 많고 사기 범죄자의 개별 범죄에 대한 병과주의로 100년 이상의 형의 집행이 가능한 미국에서 그가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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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대표 구금한 몬테네그로 현지 법원서 한국 송환 결정
피해자들, 한국보다 최고형량 무거운 미국행 주장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24일(현지시간)가 몬테네그로의 수도 포드고리차의 법원에 출두하고 있는 모습. 2023.03.24/뉴스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의 국내 송환이 유력해진 가운데 국내에서는 그의 국내 송환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테라·루나 사태' 피해자 모임에서는 공식 성명문까지 게재하며 권 대표를 최고 형량이 무거운 미국으로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8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권 대표에 대한 미국 인도 결정을 뒤집고 한국으로의 송환을 결정했다. 재판부의 이번 결정은 항소법원이 미국 인도를 결정한 고등법원의 결정을 무효로 하고 사건을 1심 재판부로 돌려보낸 뒤 이어진 것이다.

몬테네그로 법무장관이 이 같은 재판부의 결정을 최종 승인할 시 권 대표는 미국이 아닌 국내로 송환된다.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보다 형량이 무거운 미국이 아닌 국내로의 송환 가능성이 커지자 피해자들은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2800여 명의 피해자가 가입한 '테라 루나 코인 피해자 모임'은 이날 공식 성명문을 통해 우선 "권도형은 2022년 범행 당시부터 이미 수천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며 "(최근) 비트코인 상승에 따라 권도형의 현재 재산은 수조원을 넘어서고 있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러한 막대한 자금으로 김앤장이라는 국내 정상급 로펌을 천문학적인 수임료를 지급하고 초호화 변호인단을 꾸려 코인 사기 범죄에 대한 면죄부를 받고자 한다"며 "가상화폐 사기 범죄 처벌 규정이 명확하게 확립되지 않은 한국에서 1심 선고로 중형이 내려지더라도 항소심이나 상고심에서 대폭 감형돼 처벌이 제대로 되지 않고 출소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권도형은 한국에서 조사만 마친 후 미국의 요청에 따라 해당 국가로 송환돼야 한다"며 "미국이 한국보다 테라 사태의 피해자가 훨씬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피해자가 제일 많고 사기 범죄자의 개별 범죄에 대한 병과주의로 100년 이상의 형의 집행이 가능한 미국에서 그가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다"라고 덧붙였다. 한국은 경제사범 최고 형량이 약 40년이지만 미국은 개별 범죄마다 형을 매겨 합산하는 병과주의를 채택해 100년 이상의 징역형도 가능하다. 이에 피해자들은 줄곧 그의 미국 송환을 주장해 왔다.

미국도 권 대표의 미국 송환을 계속해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미 법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은 관련 국제·양자 간 협약과 몬테네그로 법에 따라 권(도형)의 인도를 계속 추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한편 권 대표의 현지 법률 대리인 고란 로디치 변호사는 그의 송환 일정에 대해 "오는 3월 23일 형을 마치고 송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는 23일은 여권을 위조한 혐의로 권 대표가 선고받은 4개월의 복역 기간이 끝나는 날이다.

재판부가 원심을 뒤집고 한국 송환을 결정한 배경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으나 한국과 미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서와 관련해 도착 순서의 해석 변경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항소법원은 한국이 지난해 3월 24일 영문으로 작성한 범죄인 인도 요청서를 먼저 제출했고, 이틀 뒤에는 몬테네그로어로 이를 재차 송부했다는 점을 언급한 바 있다.

미국은 한국보다 하루 늦은 지난해 3월 27일 인도 청구를 했고, 이마저도 범죄인 인도가 아닌 임시 구금 요청 서한이었다고 알려졌다.

mine12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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