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받는 ‘여성들의 일’…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 “차별 구조 바꿔야”
“여성 일자리라 그런가요? 기본급이 최저시급에 못 미치는 현실이 화가 납니다. 급식실 노동자들은 뼈가 깎이는 고통을 감내하며 일하고 있다는 점을 꼭 알리고 싶습니다.”
“여성도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먹고 살려면 급여가 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도 근속수당 받고 싶습니다. 근속수당 주십시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3·8 세계 여성의 날, 성별 임금 격차 실태 기자회견’을 열고 “성별 격차 등에 따른 저임금과 생계의 무게는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에게 더욱 가혹하다”고 밝혔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로 구성된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6일까지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참여한 노동자 1335명 중 98%(1308명)가 여성이었으며 직군은 급식직·특수운영직·사무행정직·방과후과정직 등이었다.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2023년 통계로 보는 남녀의 삶’을 보면 2022년 기준 여성 노동자의 월 평균 임금은 남성의 65% 수준이다. 특히 성별 임금 격차는 전적으로 가정경제를 책임진 여성 가구주에게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조사 결과 응답자 중 여성 가구주는 34.7%에 달했다. 맞벌이를 하더라도 여성 노동자 수입이 가정 생계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비율이 61.4%에 달했다.
응답자 96.6%는 ‘교육공무직처럼 대부분이 여성인 직업군은 그 일의 사회적 가치나 역량에 비해 임금이 낮고 저평가받는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92.9%는 ‘교육청 등 한국사회는 전통적으로 여성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온 직업에 대해 근속이나 경력을 임금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 등 차별과 저평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남성 중심 직업군에 비해 여성 중심 직업군이 저평가받고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은 원인(중복 응답)으로 가부장제 인식의 영향(50.3%), 여성 경력단절(43.9%), 숙련이 필요 없는 분야라는 인식(40.7%) 등을 꼽았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교육당국부터 모범을 보여 교육공무직의 저임금 구조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채연 기자 applau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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