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의 봄과 함께 찾아온 예술의 맛 [파일럿 Johan의 아라비안나이트]
[파일럿 Johan의 아라비안나이트-14]
2024년 봄이 오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예술의 계절’이 돌아왔다. “힘든 기억 모두 떠나보내요. 창문을 열고 함께 꽃이 피는 봄을 느껴요”란 가수 김범수의 <꽃피는 봄이 오면> 노래 가사처럼, 두바이에는 현재 봄을 맞이하는 갖가지 축제가 한창이다.
필자가 중동의 대표적 아트페어중 하나이자 올해로 17년째 개최되는 ‘아트 두바이(Art Dubai)’를 기다린 것도 지나간 힘든 기억들을 모두 떠나보내고 예술과 함께 꽃이 피는 봄을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아트 마니아들의 축제이기도 한 아트 두바이는 전 세계 현대 미술 작품들을 조명하는 중동의 대표적인 아트페어중 하나다. 올해는 3월 1일부터 3일동안 팜주메이라 근처 호텔인 마디낫 주메이라에서 열렸으며 전세계 44개국에서 120개 이상의 갤러리가 참여했다.
아트 두바이까지 가는 길은 자차로 가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카림(CAREEM)과 같은 콜택시 앱을 사용하면 공항 기준으로 약 100디르함(약 3만 6000원)정도에 도착할 수 있다. 아트페어가 열리는 마디낫 주메이라 호텔은 두바이에서도 알아주는 고급 호텔이니 호텔 자체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안에 들어가니 사람들이 많았다. 전시장은 현대미술이 주로 있는 1, 2관 그리고 디지털 전시관으로 이뤄져 있으며, 주변에 카페와 파티장도 운영해서 이곳이 하나의 사교장이 될 수 있도록 한 노력이 엿보였다.
필자가 유심히 감상하고 있다 보니 옆에 한 사람이 관심있게 나를 지켜보고 있길래 이 그림을 그린 사람이냐고 묻자 맞다고 대답했다. 그림 참 느낌있고 좋다고 하니 활짝 웃으면서 본인이 강조한 부분과 추구하고자 하는 것들을 자세하게 설명해줬다.
다시 아트 두바이 컨템포러리(Art Dubai Contemporary) 섹션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창작자들이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한 글로벌 통찰력을 선보였다. 인도, 스페인, 프랑스, 독일, 터키, 싱가포르, 레바논, 스리랑카, 이란, UAE 등의 국가와 70개 이상의 갤러리 부스가 자리를 잡았다.
디지털관도 볼만 했다. 지난해 아트두바이까지는 NFT(대체불가능한토큰) 기술을 활용한 미술 작품들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올해는 그런것 보다는 인터랙티브한 체험을 주로 하는 작품들이 주로 선보였다. 사람이 움직이면 작품도 같이 사람의 형상을 그리면서 움직이는 식이다.
필자가 참여한 3월1일에는 시각 예술가 사라 네임(Sara Naim)과 교육 예술가이자 아티스트 차파 간다르(Chafa Ghaddar), 큐레이터인 아만다 아비 칼릴(Amanda Abi Khalil)의 세션이 한창이었다.
이외에도 전문가들이 모여 디지털 아트 분야를 탐구하는 ‘디지털 서밋(Digital Summit)’ 강연, 개인과 기관이 미술품 수집의 모든 측면을 논의하는 ‘컬렉터스 토크(Collector’s Talks)’, 오늘날 미술 시장의 주요 이슈와 과제들이 논의되는 ‘아트 비즈니스 컨퍼런스(Art Business Conference)’ 등도 대성황이었다. 예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아트 두바이도 예외는 아니다. 행사장 내외부에 마련된 바와 레스토랑에서 일행과 시원한 음료 한 잔을 앞에 두고 관람평을 나누다가 우연히 곁에 앉은 아티스트, 또는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을 만나 새로운 인연을 맺는 것은 그 자체로 기쁨이 아닐 수 없다. 이날 필자도 새로운 사람들과 교류하고 인맥을 넓히면서 넓은 세상을 더 알아갔다.
[원요환 UAE항공사 파일럿 (前매일경제 기자)]
john.won3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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