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의 봄과 함께 찾아온 예술의 맛 [파일럿 Johan의 아라비안나이트]

2024. 3. 8.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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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대표 아트페어 ‘아트 두바이 (ART DUBAI) 2024’ 가보니

[파일럿 Johan의 아라비안나이트-14]

2024년 봄이 오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예술의 계절’이 돌아왔다. “힘든 기억 모두 떠나보내요. 창문을 열고 함께 꽃이 피는 봄을 느껴요”란 가수 김범수의 <꽃피는 봄이 오면> 노래 가사처럼, 두바이에는 현재 봄을 맞이하는 갖가지 축제가 한창이다.

필자가 중동의 대표적 아트페어중 하나이자 올해로 17년째 개최되는 ‘아트 두바이(Art Dubai)’를 기다린 것도 지나간 힘든 기억들을 모두 떠나보내고 예술과 함께 꽃이 피는 봄을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아트 마니아들의 축제이기도 한 아트 두바이는 전 세계 현대 미술 작품들을 조명하는 중동의 대표적인 아트페어중 하나다. 올해는 3월 1일부터 3일동안 팜주메이라 근처 호텔인 마디낫 주메이라에서 열렸으며 전세계 44개국에서 120개 이상의 갤러리가 참여했다.

아트두바이 2024는 두바이의 대표적인 럭셔리 호텔중 하나인 마디낫 주메이라에서 열렸으며 전세계 44개국에서 120개 이상의 갤러리가 참여했다.
아트 두바이의 특징이라면 서구 중심의 예술에서 벗어나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등 소위 글로벌 사우스 지역의 예술을 소개하고 새로운 아티스트들을 발굴하고자 노력해 오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이처럼 두바이의 봄에 예술이 내게로 다가왔다.

아트 두바이까지 가는 길은 자차로 가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카림(CAREEM)과 같은 콜택시 앱을 사용하면 공항 기준으로 약 100디르함(약 3만 6000원)정도에 도착할 수 있다. 아트페어가 열리는 마디낫 주메이라 호텔은 두바이에서도 알아주는 고급 호텔이니 호텔 자체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봄과 두바이 현대미술과의 만남
현장에 도착하니 아트 두바이를 알리는 커다란 입간판이 맞이했다.
현장에 도착하니 아트 두바이를 알리는 커다란 입간판이 맞이했다. 입장권은 온라인으로 구매를 한 다음 현지에서 이를 확인한 다음 손목 밴드를 채워 주는 방식이다. 입장료는 하룻동안 볼 수 있는 데이패스가 100디르함(약 3만6000원)이다.

안에 들어가니 사람들이 많았다. 전시장은 현대미술이 주로 있는 1, 2관 그리고 디지털 전시관으로 이뤄져 있으며, 주변에 카페와 파티장도 운영해서 이곳이 하나의 사교장이 될 수 있도록 한 노력이 엿보였다.

아트두바이 전시관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필자의 모습
안에 들어가니 수많은 현대미술 작품들이 손짓을 하면서 차근차근히 작품을 감상하라며 치근댄다. 보다가 마음에 드는 그림이 있으면 바로 살수도 있으며, 진품 증명서와 함께 작가와의 만남과 같은 이벤트 기회도 주어진다.

필자가 유심히 감상하고 있다 보니 옆에 한 사람이 관심있게 나를 지켜보고 있길래 이 그림을 그린 사람이냐고 묻자 맞다고 대답했다. 그림 참 느낌있고 좋다고 하니 활짝 웃으면서 본인이 강조한 부분과 추구하고자 하는 것들을 자세하게 설명해줬다.

미국 작가인 섬머 윗(Summer Wheat)의 Charm Anklet 과 Claws
한참을 걷다보니 미국 작가인 섬머 윗(Summer Wheat)의 생동감 넘치는 작품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1977년생인 그녀는 미국 태생으로 현재 브루클린에서 일하고 있는 젊은 현대미술 작가다. 이번 아트두바이에 출품한 그녀의 작품은 Charm Anklet 과 Claws으로 형태와 색상 조합이 인상적이었다.

다시 아트 두바이 컨템포러리(Art Dubai Contemporary) 섹션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창작자들이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한 글로벌 통찰력을 선보였다. 인도, 스페인, 프랑스, ​​독일, 터키, 싱가포르, 레바논, 스리랑카, 이란, UAE 등의 국가와 70개 이상의 갤러리 부스가 자리를 잡았다.

스페인 작가인 까를로스 아이레스(Carlos Aires)의 Bon Appetit III
이곳에서는 스페인 현대미술작가인 까를로스 아이레스(Carlos Aires)의 Bon Appetit III (2021) 작품이 기억에 남았다.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질베르만 갤러리(Zilberman Gallery)에 전시된 이 작품은 도자기 유약 판에 각 인물들이 아름답게 표현되었으며 여러 가족, 역사 및 국내 주제에 대한 논평을 담았다.

디지털관도 볼만 했다. 지난해 아트두바이까지는 NFT(대체불가능한토큰) 기술을 활용한 미술 작품들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올해는 그런것 보다는 인터랙티브한 체험을 주로 하는 작품들이 주로 선보였다. 사람이 움직이면 작품도 같이 사람의 형상을 그리면서 움직이는 식이다.

한 소년이 손을 저으면서 디지털 아트가 변하는 모습을 감상하고 있다
한국 갤러리를 찾아가서 구경하는 것도 한국인으로서 쏠쏠한 재미였다. 이번 아트두바이 2024에서는 ‘갤러리 나우서울’과 ‘산지 갤러리’가 한국에서 직접 참여했다. 두 갤러리 모두 디지털관에 자리를 잡았으며 이이남, 바키 작가 등의 작품이 출품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졌다.
아트두바이 디지털관에 자리잡은 갤러리 나우서울의 모습
최지인 산지갤러리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와서 작품을 보고 갔다”며 “두바이에는 처음 왔는데 특히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놀랐다. 앞으로도 계속 참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갤러리 나우서울에서는 필자가 작품을 구경하는 동안 한 중동 콜렉터가 작품을 구입하는 것을 실시간으로 목격하기도 했다.
예술을 통한 삶의 확장
아트 두바이의 강점 중 하나는 세계적인 예술인들의 강연을 직접 보고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가 참여한 3월1일에는 시각 예술가 사라 네임(Sara Naim)과 교육 예술가이자 아티스트 차파 간다르(Chafa Ghaddar), 큐레이터인 아만다 아비 칼릴(Amanda Abi Khalil)의 세션이 한창이었다.

이외에도 전문가들이 모여 디지털 아트 분야를 탐구하는 ‘디지털 서밋(Digital Summit)’ 강연, 개인과 기관이 미술품 수집의 모든 측면을 논의하는 ‘컬렉터스 토크(Collector’s Talks)’, 오늘날 미술 시장의 주요 이슈와 과제들이 논의되는 ‘아트 비즈니스 컨퍼런스(Art Business Conference)’ 등도 대성황이었다. 예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아트페어는 작가뿐 아니라 참가자들에게도 평소 좁은 세계를 벗어나 업계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또 어쩌면 아트페어에 참가하는 가장 큰 목적 중 하나가 사람들과의 네트워킹일지도 모르겠다. 아트페어는 작가뿐 아니라 참가자들에게도 평소 좁은 세계를 벗어나 업계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아트 두바이도 예외는 아니다. 행사장 내외부에 마련된 바와 레스토랑에서 일행과 시원한 음료 한 잔을 앞에 두고 관람평을 나누다가 우연히 곁에 앉은 아티스트, 또는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을 만나 새로운 인연을 맺는 것은 그 자체로 기쁨이 아닐 수 없다. 이날 필자도 새로운 사람들과 교류하고 인맥을 넓히면서 넓은 세상을 더 알아갔다.

행사장 내외부에 마련된 바와 레스토랑에서 일행과 시원한 음료 한 잔을 앞에 두고 관람평을 나누다가 우연히 곁에 앉은 아티스트, 또는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을 만나 새로운 인연을 맺는 것은 그 자체로 기쁨이 아닐 수 없다. 사진은 아트두바이에 참가하기 위해 사람들이 입장하고 있는 모습
사실 이런 저런것을 다 떠나 평소에 종사하던 항공업계를 벗어나 문화예술계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세상 지식을 넓혀갈 수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축복이 아닐까. 이 작은 열매들이 언젠가 큰 수확으로 다가오면 좋겠지만, 그러지 않아도 크게 상관은 없을 것이다. 이미 좋은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마음을 충분히 힐링했으니깐.

[원요환 UAE항공사 파일럿 (前매일경제 기자)]

john.won320@gmail.com

아랍 항공 전문가와 함께 중동으로 떠나시죠! 매일경제 기자출신으로 현재 중동 외항사 파일럿으로 일하고 있는 필자가 복잡하고 생소한 중동지역을 생생하고 쉽게 읽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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