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SL] “좋은 예가 있다” EASL CEO가 이관희를 언급한 이유
EASL CEO 헨리 케린스는 8일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EASL(동아시아 슈퍼리그)이 올 시즌을 치르며 거둔 성과, 향후 목표 등에 대해 밝혔다.
헨리는 EASL 공동 설립자다. 초창기부터 재정전문가로 활동해왔고, 지난해 11월 맷 바이어로부터 CEO를 물려받았다.
원년 시즌은 코로나19 여파로 버블 형식의 챔피언스위크로 진행된 반면, 2023-2024시즌은 애초 구상대로 홈앤어웨이로 치러졌다. A조 치바 제츠와 안양 정관장, B조 서울 SK와 뉴타이베이 킹스가 상위 두 자리를 차지해 파이널 포에서 맞붙는다.
헨리는 “KBL은 아시아에서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리그라고 생각한다. 리그의 수준이 굉장히 높다. 파이널 포에 참가한 네 팀 가운데 두 팀이 KBL 팀이라는 사실이 놀랍지 않다. 그만큼 실력이 증명된 리그”라고 말했다. 이어 EASL이 지향하는 바에 대해 전했다.
세부에서 파이널 포를 개최하게 된 배경
중립적이면서 접근성도 좋은 공간이 필요했다. 참가 팀들의 직항이 있는 도시이기도 해서 결정됐다. 또한 팀, 미디어, EASL 관계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줄 수 있는 도시를 고려했다. 그동안 농구 대회가 열리지 않았던, 새로운 도시에서 개최하고 싶었다. 만약 한국에서 파이널 포가 열렸다면 제주도에서 열리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세부는 농구에 대한 열정도 높은 도시다. 프로팀이 없는 도시인 데도 프로선수를 배출했다. 세부 정부의 후원과 도움도 컸다. 많은 스폰서들이 도움을 줘서 개최지가 됐다.
다음 시즌 파이널 포 개최지는?
다음 개최지도 비슷한 조건을 두고 고려 중이다. 이번 파이널 포가 마무리되면 구체적으로 논의에 들어갈 것이다. 다음 시즌 파이널 포 개최지는 시즌 개막 전 결정해 각 팀, 미디어들에게 이번 대회보다 준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더 주는 게 목표다.
NBA는 우리가 넘을 수 없는 거물이다. 아시아 사람들은 미국에서 매일 일어나는 일에 대한 관심이 적을 것이다. 접근성 좋은 곳에서 일어나는 일에 더 관심을 가질 수 있다. 이관희가 좋은 예다. 2018년 리그(터리픽12)에 출전했을 때 그의 소셜미디어 팔로워는 8000명 정도였다. ‘솔로지옥’ 출연 후 굉장히 많아졌다(현재 약 83만 명). 농구 팬이 아님에도 농구에 유입이 됐고, 우리가 기대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농구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음식, 음악 등을 통해서도 유입이 되는 게 우리의 목표다. 일단 안정적으로 리그가 운영되는 데에 집중하고 있지만, 다음 시즌부터는 비전을 실현시키는 플랫폼이 되고 싶다.
EASL의 규모가 커지기 위해선 CBA(중국리그) 팀들의 참가가 필요하다. CBA와의 논의는 어느 정도 진행됐나?
논의 중이다. 2025-2026시즌부터 합류하길 기대하고 있는데 긍정적인 부분은 EASL, CBA의 전략적 목표는 같다. 국제 경쟁력을 올리는 것이다. KBL을 비롯한 아시아 각 지역의 리그 선수들은 대표팀에 선발되지 않으면 다른 나라의 좋은 선수들과 경쟁할 기회가 없다. EASL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CBA도 과거에 비해 국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끌어올리고 싶어 한다. 당장 다음 시즌에 참가하긴 어렵지만, 지향점이 같은 만큼 장기적으로 봤을 때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챔피언스위크 형식으로 진행된 지난 시즌을 돌아본다면?
개인적으로는 10점 만점에 3점이었다. 코로나19 여파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던 시점이었지만, 홍콩을 비롯해 아무리 큰 보험사라 해도 지원이 안 됐을 정도로 전 세계가 어려운 시기였다. 준비 과정에서 많이 힘들었다. 큰 점수는 아니지만, 3점을 준 이유는 이런 대회를 할 것이라는 점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올 시즌을 통해 여러 방송사에서 대회가 송출되는 게 목표였다. 시청자, 스폰서, 관중이 점점 증가하는 수치를 보였다. 챔피언스위크 이후 반등하는 시점이라 볼 수 있다. 앞으로는 더 오랫동안 준비해서 발전하겠다. 다음 시즌에는 더 높은 지표를 만들 수 있도록 보다 노력하는 게 우리가 지향해야 할 부분이다.
물론 상금도 중요하지만, 각 팀들이 참가한 이유는 국제적으로 보다 노출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바이에른 뮌헨도 유로리그가 성공하기 전까진 유럽 전역에 알려지는 데에 어려움이 따랐다. SK가 일본 농구 팬들에게 알려지고, 한국 팬들은 치바에 대해 알게 됐다. 이런 부분이 리그에 참여하는 팀들에 대한 최고의 보상이지 않을까 싶다. B.리그는 재무 상황이 모두 공개된다. 그들의 수익에 비하면 우리의 상금은 큰 게 아니다. 물론 (상금이 차지하는 비중은)리그마다 다르고 선수 입장에서 동기부여도 되겠지만, 사실 리그 차원에서 상금은 큰 화두가 아니다. 각 팀들에겐 국제적으로 알려지는 게 상금보다 큰 사탕이 될 것이다.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만큼, 아시아 농구가 더 커지길 바란다.
기대하는 홍보 효과
LG, 삼성, SK 같은 글로벌 기업은 농구단을 운영하고 있지만, 그룹 차원의 타겟은 국내뿐만이 아니라 해외시장이다. 우리를 통해서도 알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페이커를 앞세운 T1이 중국에서 효과를 누리는 것이 좋은 예라고 생각한다. EASL 역시 농구를 통해 각 회사의 브랜드가 노출된다는 장점이 있다. 전략적 제휴를 통해 1+1은 2가 아니라 4, 6이 되는 플랫폼을 만드는 게 우리의 역할이다. 한국 시장은 전 세계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오징어게임’이 큰 인기를 끈 건 굉장히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사실 아시아 농구리그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투자자들, 관계자들은 반신반의했다. 비웃기도 했다. 하지만 세계적인 트렌드는 바뀌었다. 지표상 발전한 부분이 있는 만큼, 투자자들도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아시아 회사인 비비고, 라쿠텐도 LA 레이커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를 통해 세계화에 뛰어들었다. 향후 EASL을 통해서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수요일 오후에 열리는 게 가장 큰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 SK, 정관장의 팬들은 찾아오지만 원정 팀 팬들이 많이 오지 않다 보니 KBL 팀들은 홈경기 관중 동원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수요일 경기는 다음 시즌까지 안고 가야 할 부분이다. 올 시즌은 운영에 보다 집중했다. 경기를 치르는 자체, 반드시 경기가 중계되어야 한다는 점에 집중했다. 마케팅 측면에서 노력이 부족했던 부분은 인정한다. 운영과 관련된 노하우가 생겼기 때문에 다음 시즌은 마케팅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연예인을 초대하거나 방송사와의 협업을 통해 관중수 증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장에서도 경기 외적인 아이템을 더 만들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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