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낳는 양서류, 새끼에게 모유 먹이는 모습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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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에게 젖을 먹이는 행동은 포유류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서류에 속하는 한 동물이 모유 수유를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그 결과 무족영원에 속하는 뱀처럼 생긴 시포놉스는 알을 낳는 양서류임에도 불구하고 부화한 새끼에게 모유를 먹이는 활동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알을 낳는 동시에 모유를 생산하는 조합은 하나의 출산 방법에서 다른 출산 방법으로 나아가는 진화 단계에서 발생한 현상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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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에게 젖을 먹이는 행동은 포유류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서류에 속하는 한 동물이 모유 수유를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기존 동물 분류 체계에 어긋나는 이례적인 현상이다.
카를로스 제라드 브라질 부탄탄연구소 구조생물학연구소장 연구팀은 다리와 발이 없는 양서류인 무족영원에 속하는 ‘시포놉스 아눌라투스(이하 시포놉스)’가 모유와 같은 성분을 분비한다고 8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동물마다 엄마로서 갖는 본능이 있다. 알을 낳는 동물은 새끼가 영양공급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영양분으로 채워진 알을 낳는다. 포유류는 새끼가 발을 딛고 스스로 활동할 수 있을 때까지 지방과 탄수화물이 든 모유를 먹인다.
연구팀은 브라질 대서양 숲의 카카오 농장들에서 16마리의 어미 시포놉스와 각 어미가 낳은 4~13마리의 새끼들을 발견하고 200시간 이상 관찰했다. 그 결과 무족영원에 속하는 뱀처럼 생긴 시포놉스는 알을 낳는 양서류임에도 불구하고 부화한 새끼에게 모유를 먹이는 활동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갓 부화한 새끼들은 어미의 배설강에서 나온 하얗고 점성이 있는 액체를 먹는 모습을 보였다. 새끼들은 하루에도 수차례 어미가 배출한 액체를 먹었고 일주일만에 몸이 2배 크기로 성장하는 결과를 보였다.
새끼들은 어미의 몸 근처에서 먹이를 요구하는 것처럼 고음의 소리를 내는 모습도 포착됐다. 연구팀은 “새끼들이 울면서 내는 소리는 구걸을 하는 것과 같은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이 어미의 몸에서 분비된 액체 성분을 검사했다. 이 액체에는 포유류의 모유처럼 지방 함유량이 높았고 탄수화물 또한 풍부했다. 연구팀은 이 액체가 ‘기능적’으로 포유류의 모유와 유사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무족영원에 속하는 동물은 약 200종으로 모두 알을 낳는 것은 아니다. 몇몇 종은 자궁 내에서 새끼들이 작은 갈고리 형태의 이빨로 어미의 피부를 긁어먹으며 생존한다. 연구팀은 알을 낳는 동시에 모유를 생산하는 조합은 하나의 출산 방법에서 다른 출산 방법으로 나아가는 진화 단계에서 발생한 현상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진화는 다양하고 비선형적인 방법으로 일어난다는 설명이다.
시포놉스가 언제부터 왜 모유를 생산하기 시작했는지의 여부는 불분명하다. 연구팀은 시포놉스에 대한 완벽한 이해를 하기 위해서는 아직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았다. 제라드 소장은 “시포놉스는 마치 다른 행성에서 온 거 같다”며 “알려진 게 가장 적은 동물 중 하나”라고 말했다. 시포놉스는 땅속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연구하기 쉽지 않은 동물종으로 알려져 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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