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영에 시청률→불만글 탓…KBS 무례한 하차 해명문

방송인 김신영. KBS 제공

KBS가 방송인 김신영의 '전국노래자랑' 하차 통보를 해명했지만 좀처럼 여론이 진화되지 않는 모양새다.

KBS는 지난 7일 동의 1천명이 넘은 김신영 하차 반대 청원에 "프로그램의 화제성 증가와는 달리 시청률은 하락세를 보였고, 시청자 민원을 통해 프로그램 경쟁력 하락에 대한 우려 역시 제기됐다"며 "2022년 10월 16일부터 2024년 3월 3일까지 KBS 시청자 상담실로 접수된 김신영 진행자 관련 시청자 의견 중 불만이 616건, 칭찬이 38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역시 가장 큰 이유는 시청률이었다. KBS는 고(故) 송해의 '전국노래자랑' 진행 시기와 김신영이 진행을 맡았던 1년 5개월 간 평균 시청률을 직접 비교했다. 이에 따르면 고 송해가 진행한 '전국노래자랑'의 코로나19 이전 1년 평균 시청률은 9.4%(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 이하 동일)이며 김신영의 1년 5개월 평균 시청률은 4.9%로 절반 가까이 하락세를 보였다는 것.

KBS는 "세대별 시청률로 살펴보면 10대, 20-49 세대는 김신영 진행 전후로 변화가 없으나 50대 이후 세대에서 남녀 모두 하락했다"며 "프로그램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제작진은 다양한 특집을 기획하는 등 김신영과 함께 다방면으로 노력했으나, 오랜 세월 프로그램을 사랑한 시청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했다"고 짚었다.

또 고 송해의 빈 자리를 대체하긴 누구도 역부족임을 인정, MC 김신영 한 명 때문에 시청률이 하락한 것은 아니라면서도 "44년 전통의 프로그램의 위기 앞에 타개책의 일환으로 MC 교체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이 오히려 역효과를 낳고 있다. 시청자 불만 건수 공개 등 일방적인 하차 통보에 이어 김신영에 대한 예의를 찾아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시청자 정모씨는 "교체를 하더라도 MC에 대한 예의가 있다면, 그런 글을 쓰면 안된다. 페이(출연료)도 줄여서 받고 최선을 다했다고 들었는데 돌아오는 건 시청자 불만이 가득했다는 입장문"이라며 "일요일 오후에 즐겁게 봤는데 이제 그 채널에 잠시 머물지도 않을 거 같다. 새로 오는 MC도 칭찬과 불만 건수 꼭 공개해 달라"고 꼬집었다.

시청자 남모씨는 "시청률 하락을 현 MC 탓하면서 제기된 불만글 개수까지 공개하는 건 무슨 경우냐"라며 "앞으로도 바뀐 MC에 적응 못한 시청자들의 불만이 쌓이면 또 MC 탓하고 저격하며 바꿔댈 건가. 그냥 이대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게 낫다고 본다. '전국노래자랑'도 이제 끝"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신영은 지난 2022년 '전국노래자랑'의 산 증인인 국민 MC 송해가 사망하면서 그 뒤를 잇게 됐다. '전국노래자랑' 역사상 최연소 겸 최초의 여성 단독 MC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다가 지난 4일 김신영이 일방적인 MC 교체 통보로 '전국노래자랑'을 하차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마지막 녹화는 오는 9일 진행되는 인천 서구편이다. 같은 날 김신영의 후임으로 방송인 남희석이 확정됐다. 남희석은 12일 진도편에서 첫 녹화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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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유원정 기자 ywj201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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