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고 우려" "간호법 재추진"… PA간호사 제도화에 엇갈린 반응 [오늘의 정책 이슈]

조희연 2024. 3. 8.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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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간호사들이 의사 업무 일부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침을 마련한 것과 관련해 현장 반응은 갈렸다.

 정부는 이번 시범사업 중 관리·감독 미비로 인한 사고가 발생할 시 최종적인 법적 책임은 의료기관장에게 있다고 밝혔지만, 의료사고 소송은 의료기관뿐 아니라 개인에게도 제기되기 때문에 의사업무를 수행한 간호사도 소송을 당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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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간호사들이 의사 업무 일부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침을 마련한 것과 관련해 현장 반응은 갈렸다. 이번 기회에 ‘간호법’을 다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는 반면 간호사에게 무리한 업무를 지시해 의료사고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대한간호협회(간협)는 이번 시범사업 세부지침을 환영하는 입장이다. 간협은 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간호사의 업무 범위는 법으로 정해지지 않아 법의 사각지대에 있었다”며 “이제라도 정부가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하고 법적 보호를 해주겠다고 한 것은 대한민국 의료체계를 한층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7일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보건복지부는 이날부터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 보완 지침’을 시행하는데, 이를 통해 간호사가 합법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업무의 범위가 명확해졌다는 설명이다. 현행법상 간호사 업무는 ‘진료보조’로 제한되고 ‘의료행위’는 의사만 할 수 있는데, 그동안 간호사들은 진료보조의 범위가 불분명한 탓에 자신이 수행할 수 있는 업무가 무엇인지 혼란을 겪곤 했다. 이번 지침은 98개 진료지원행위 중 엑스레이, 관절강 내 주사, 요로전환술, 배액관 삽입, 수술 집도, 전신마취, 전문의약품 처방 등 9개 행위를 제외한 89개 진료지원행위를 간호사가 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간협은 의료개혁의 일환으로 간호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간협은 “지난해 추진했던 간호법은 ‘국민의 권익을 지키고 의료의 안정성을 만드는 법’임에도 이익단체들의 ‘의료계를 분열시키는 악법’이라는 프레임 속에 결국 좌초되고 말았다”면서 “이제 간호계는 국민이 더 안정적인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논란의 여지를 없앤 새로운 간호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간호법은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의료를 강화하고, 의료사고 안전망을 구축하는 의료개혁을 뒷받침하는 법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정부 지침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도 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사실상 의사 업무가 무제한으로 간호사에게 전가되는 것”이라며 “‘이럴 거라면 차라리 간호사에게 의사면허를 발급하라’는 게 의료현장 간호사들의 목소리”라고 전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번 지침이 “환자생명과 직결된 고난도·고위험 시술까지 간호사가 할 수 있게 허용했다”며 “의사 진료거부로 인한 진료 공백을 해소해 환자생명을 살리겠다는 정책이 오히려 환자안전을 위협하고 심각한 의료사고를 유발할 우려가 높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진료보조(PA) 간호사 등의 제도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간호사들이 '간호법 제정'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간호협회는 8일 "간호법은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의료를 강화하고 의료사고 안전망을 구축하는 '의료개혁'을 뒷받침하는 법안"이라며 국회와 정부에 법 제정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간호사가 의사업무를 수행하다가 의료사고가 발생할 경우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보건의료노조는 “의료사고에 대한 면책이 명확하게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간호사들은 법적 보호도 없이 의사업무를 대리하는 불법 의료행위자로 내몰리게 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시범사업 중 관리·감독 미비로 인한 사고가 발생할 시 최종적인 법적 책임은 의료기관장에게 있다고 밝혔지만, 의료사고 소송은 의료기관뿐 아니라 개인에게도 제기되기 때문에 의사업무를 수행한 간호사도 소송을 당한다는 주장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의료현장의 진료 공백은 의사업무를 간호사에게 떠넘기는 땜질처방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정부가 필수·지역·공공의료 붕괴 위기 해법 마련을 위한 사회적 대화를 선제적으로 제시하고, 의사단체들이 사회적 대화 제안을 수용하면서 국민을 위해 의료현장에 복귀하겠다는 결단을 내릴 때 진료 공백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희연 기자 ch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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