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원태인이 기대하는 '김하성·마차도·류현진과의 대결'
(영종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에이스 원태인(23)이 특유의 밝은 에너지를 뿜으며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을 통과했다.
그의 앞에 펼쳐질 김하성, 매니 마차도(이상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류현진(한화 이글스)과의 '설레는 대결'이 원태인을 더 들뜨게 한다.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7일 귀국한 원태인은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준비 잘하고 왔다. 몸이 잘 올라왔다"고 말했다.
한국프로야구 KBO리그는 23일에 개막한다.
그 전에 원태인은 '한국 야구대표팀' 멤버로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과 만난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서울시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17일 샌디에이고, 18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평가전을 치른다.
샌디에이고와 다저스는 20일과 21일 고척돔에서 메이저리그 공식 개막 2연전을 벌인다. 그 전에 한국 야구대표팀과 만나 경기 감각을 키운다.
다저스에는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있다.
한국 야구대표팀에 뽑힌 투수 대부분이 오타니와의 맞대결을 기대한다.
하지만 원태인은 "나는 다저스전 등판을 욕심내지 않는다. 샌디에이고에도 엄청난 스타들이 있지 않나"라며 "KBO리그에서 만났던 김하성 선배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보고 싶다. 마차도와의 대결도 기대한다"고 했다.
원태인은 KBO리그에서 김하성을 8타수 무안타로 제압했다.
빅리그에서도 주목하는 내야수로 자리매김한 김하성과 원태인의 리턴 매치는 한국 야구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다.
원태인은 "정규시즌 등판 일정이 대략 잡혔는데, 등판 간격을 역산해도 메이저리그 팀과의 평가전 등판은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며 "빅리그 스타들과 맞붙는 건, 내게 정말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꼭 등판해서, 좋은 투구를 하고 싶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KBO 정규시즌을 시작하면 '21세기 한국 최고 투수' 류현진과 선발 맞대결을 펼칠 수 있다.
류현진은 11년(2013∼2023년) 동안 빅리그에서 활약하고서, 올해 한화로 돌아왔다.
'류현진 키드'인 원태인은 "류현진 선배는 내가 우러러보는 투수"라며 "당연히 류현진 선배와 같은 경기에 선발 등판하는 걸 기대한다. 그런 기회가 주어지면, 집중력이 더 생길 것 같다"고 현실이 될 수 있는 행복한 상상에 잠겼다.
하지만, 연이은 빅리거, 전직 빅리거와의 대결이 원태인에게 미국 진출의 꿈을 안기지는 않을 듯하다.
원태인은 "미국에는 문동주(한화) 같은 투수가 가야 한다. 냉정하게 나는 메이저리그에서 통하지 않는다"고 웃으며 "지금보다 더 좋은 투수가 된다면, 일본 진출은 시도해보고 싶다. 물론 삼성과의 다년 계약도 환영한다"고 유쾌하게 말했다.
원태인은 올해 여러 대결을 거치며 개인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경신하고자 한다.
지난해 원태인은 7승 7패 평균자책점 3.24로 잘 던졌다. 평균자책점은 전체 7위, 토종 투수 중에는 안우진(2.39·키움), 고영표(2.78·kt wiz)에 이은 3위였다.
그는 "지난해 세부 기록은 괜찮았는데, 10승을 채우지 못했다. 7승에 그치니, 평가가 썩 좋지 않더라"고 돌아보며 "일단 10승은 꼭 채우고, 나아가 개인 한 시즌 최다 14승(2021년)을 넘어서고 싶다"고 밝혔다.
승리 사냥을 위한 무기도 장착 중이다.
원태인은 "'각도 큰 슬라이더'를 연마하고 있다. 원래 내 슬라이더 각이 컸는데, 슬라이더 구속을 높이다 보니 그 감각을 잃었다"며 "스위퍼와는 다른 구종이다. 아직 미완인데, 정규시즌에는 삼진 잡는 구종으로 '각도 큰 슬라이더'를 활용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팀의 전력 상승도 원태인에게 자신감을 안긴다.
원태인은 "불펜이 보강됐고, 평가전을 치러 보니 야수진의 수비와 공격이 모두 좋아졌다"며 "내가 건강하게 좋은 투구를 하면, 승리는 따라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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