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속한 비' 1루 땅볼→폭우→우천 취소…이정후, 이제 '절친' 김하성+'매제' 고우석과 만난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시범경기 6번째 경기에서 첫 타석 무안타를 기록했으나, 야속한 비의 여파로 인해 경기가 성립되지 않았다. 이제 이정후는 '절친' 김하성과 '매제' 고우석(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만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정후는 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LA 다저스와 홈 맞대결에 중견수,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첫 타석을 소화한 뒤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되면서 정식 경기가 성립되지 않았다.
이번 겨울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서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480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고 빅리그 무대를 밟은 이정후. 당초 현지 언론에서의 예상했던 몸값(5000만 달러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계약을 맺은 만큼 '오버페이', '패닉바이' 등의 이야기들이 뒤따랐다. 하지만 이정후는 시범경기 내내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나가고 있다.
이정후는 지난달 28일 시애틀 매리너스와 맞대결에서 처음 시범경기 무대를 밟았다. 이정후는 데뷔전에서 첫 안타를 터뜨리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고, 지난 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는 데뷔 첫 아치를 폭발시키며 '장타력'도 보유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그리고 텍사스 레인저스-클리블랜드 가디언스-콜로라도 로키스를 상대로 모두 안타를 터뜨리며, 타율 0.429 OPS 1.214로 펄펄 날았다.
이날 경기는 이정후와 오타니 쇼헤이의 '미니 한일전'으로 큰 기대감을 모았다. 하지만 지난 6~7일 오타니가 이틀 연속 선발로 출전하게 되면서 8일 경기는 휴식을 취하게 됐고, 지난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조별리그 한일전 이후 약 1년 만의 맞대결은 불발됐다. 하지만 이정후는 6경기 연속 안타를 위해 리드오프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으나, 계속해서 쏟아지는 비의 여파로 경기가 성립되지 않았다.
경기 출발은 조금 아쉬웠다. 이정후는 0-0으로 맞선 1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첫 번째 타석에서 이번 겨울 다저스와 1년 1100만 달러(약 146억원)의 계약을 맺은 팩스턴과 격돌했다. 이정후는 3구째까지 팩스턴의 공을 그저 지켜만 보던 중 4구째에 한차례 파울을 기록했다. 그리고 5구째를 지켜보며 만들어진 3B-2S 풀카운트에서 6구째 높은 볼을 힘껏 잡아당겼으나, 1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샌프란시스코와 다저스는 0-0의 팽팽한 균형을 이어갔는데, 3회초 샌프란시스코의 수비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샌프란시스코 선발 카일 해리슨이 안드레 립시어스-키케 에르난데스를 연속 삼진 처리한 뒤 미겔 로하스와 윌 스미스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그런데 여기서 해리슨이 더이상 투구를 하지 못하겠다는 액션을 취하며 불만을 터뜨렸다. 바로 비 때문이었다.
이날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는 경기 전부터 많은 비가 쏟아졌는데, 경기를 치르면서 빗줄기는 더욱 굵어졌고, 해리슨이 투구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어필했던 것. 이에 심판진은 경기를 중단하기로 결정했고, 방수포를 설치한 뒤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하지만 결국 빗줄기가 잦아들지 않으면서, 샌프란시스코와 다저스는 양 팀 합의 끝에 경기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따라서 첫 타석에서 안타를 생산하지 못한 것은 이정후의 시범경기 성적에 반영되지 않게 됐다.
8일 경기가 취소되면서 단 한 타석 밖에 들어서지 못한 이정후는 9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맞대결에 출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따라서 키움 히어로즈 시절부터 절친한 관계였던 김하성과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게 됐다. 김하성은 지난 7일 등 경련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휴식을 취하게 됐는데, 큰 부상이 아닌 만큼 9일 샌프란시스코전의 출전이 매우 유력한 상황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볼거리가 나올 수도 있다. 바로 '처남' 이정후와 '매제' 고우석의 맞대결이다. KBO리그에서는 이정후가 조금 더 강했다. 이정후는 고우석과 통산 12타석의 맞대결에서 3안타 1타점 1볼넷 타율 0.300 OPS 0.633을 기록했다. 이정후와 김하성의 맞대결 처럼 가족이 된 후 나란히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이정후와 고우석의 만남도 9일 경기의 관심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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