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피벗’ 시동…장중 환율, 한 달 만에 1320원 초반대[외환분석]

이정윤 2024. 3. 8.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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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중 1322원 터치, 지난달 7일 이후 ‘최저치’
미국·유럽 6월 금리인하 기대 고조에 ‘달러 약세’
엔화, 한 달 만에 ‘초강세’…이달 금리인상 기대
외국인 투자자 국내 증시서 1700억원대 순매수
美고용 둔화 시 ‘약달러’ 지속…다음주 이벤트 주간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이 약 한 달 만에 1320원 초반대로 하락했다. 미국과 유럽의 6월 금리인하 기대감이 다시금 커졌고, 일본도 상반기 중 마이너스(-) 금리 해제에 대한 희망이 커지면서 달러화가 급락하고 엔화가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영향이다. 달러 가치가 하락한 만큼 저가매수가 유입되며 환율 하단이 지지되고 있으나, 오후에도 1320원대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달러 급락·엔화 초강세

사진=AFP
8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후 12시 11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330.9원)보다 6.3원 내린 1324.6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5.9원 내린 1325.0원에 개장했다. 개장 직후 환율은 1322.8원으로 추가 하락했다. 이는 장중 저가 기준으로 지난달 7일(1322.7원) 이후 약 한 달 만에 최저치다. 이후 환율은 저가매수세에 상단을 높이며 오전 10시 반께 1270원까지 반등했다. 이후 환율은 1325원을 중심으로 등락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7일(현지시간) 금리인하 시점에 대해 ‘머지 않았다(not far)’는 표현을 쓰면서 시장에서는 다시금 연준의 6월 금리인하 가능성에 베팅했다.

유럽의 금리인하 기대감도 고조됐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전날 기준금리를 동결한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2% 목표치) 데이터가 앞으로 몇 달 안에 나올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 4월에는 조금 더 많이 알게 되겠지만, 6월에는 훨씬 더 많이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달러화 가치는 급락했다. 달러인덱스는 7일(현지시간) 저녁 10시 11분 기준 102.74를 기록하고 있다. 전날 103 초반대에서 하락한 것이다.

일본도 통화정책 변경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일본의 1월 임금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서 이번 달에 일본은행(BOJ)이 금리를 제로(0)로 인상할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여기에 BOJ 총재가 “(2% 물가) 목표 달성이 가시화되면 대규모 완화정책 수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발언하면서 엔화 강세를 촉발했다. 달러·엔 환율은 147엔대로, 약 한 달 만에 최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리인하 기대감에 위험선호 심리가 회복되면서 국내 증시는 상승세다.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서 순매수하며 환율 하락을 지지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300억원대, 코스닥 시장에서 1400억원대를 사들이고 있다.

다만 달러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며 환율의 추가 하락을 막고 있다. 국내은행 딜러는 “파월 의장의 증언, 엔화 강세 등 외생변수가 국내 외환시장에 강하게 작용하면서 환율이 하락하고 있다”며 “1320원 중반대에서는 저가매수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전일 종가 수준까지 반등할 것 같진 않아, 오후에도 1320원대는 지지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주 ‘이벤트 주간’…하락 압력 커질 환율

사진=AFP연합뉴스
이날 저녁 미국의 고용 지표를 시작으로 다음주는 미국의 소비자물가(CPI), BOJ 통화정책회의 등 이벤트 주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고용 둔화와 물가 안정이 예상되는 가운데 다음주 환율은 하락 압력이 우세할 것이란 전망이다.

우리나라 시간으로 이날 저녁 10시반께 2월 미국 비농업 고용 지표가 발표된다. 비농업 고용은 전월대비 18만명 상승하며 1월 35만3000명의 절반 수준으로 위축될 전망이다. 고용이 예상대로 둔화한다면 달러 약세 기조는 이어질 수 있다. 다만 고용 지표가 서프라이즈를 나타낸다면 달러 강세에 불을 지필 수 있다.

국내은행 딜러는 “전월 고용이 계절성으로 인해 너무 서프라이즈 했기 때문에 이번에 나오는 전월 조정치도 확인해봐야 한다”며 “계절성으로 인한 고용 강세가 확인된다면 달러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딜러는 “아직 일본은 임금협상 중이어서 이번달 BOJ의 금리 조정은 어렵겠지만, 구두상으로 향후 금리인상에 대한 단서는 줄 수 있을 것 같다”며 “다음주도 1320~1330원의 레인지 안에서 움직이겠지만 하락 압력이 조금 더 클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이정윤 (j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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