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의 설레는 ‘봄맞이’…“압박감 느껴보고 싶어요”

배재흥 기자 2024. 3. 8.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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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영이 7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전에서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KOVO 제공



이전과는 다른 봄이다. 정관장 미들블로커 정호영(23)이 설레는 마음으로 ‘봄맞이’를 준비한다.

정관장은 7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 V리그 여자부 홈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 완승을 거뒀다. 3위 정관장(승점 61점·20승14패)은 4위 GS칼텍스(51점·18승16패)와 승점 차를 10점으로 벌리며 남은 2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했다. 2016~2017시즌 이후 7년 만의 봄 배구다.

2019~2020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KGC인삼공사(현 정관장) 유니폼을 입은 정호영은 데뷔 후 처음 ‘꿈의 무대’를 밟는다. 그는 “처음 봄 배구를 하는 거라 기대가 많이 된다”고 들뜬 마음을 전했다.

날개 공격수로 정관장에 입단한 정호영은 프로에서 미들블로커로 변신했다. 여러 시행착오 끝에 코트 중앙에서 진가를 드러낸 그는 올 시즌 세트당평균 0.648개의 블로킹을 잡아내며 이 부문 3위에 올라있다. 속공도 성공률 50%로 상위권이다. 같은 포지션 출신 고희진 정관장 감독의 열정적인 지도와 선수 스스로 발전하려는 노력이 합쳐진 성과다.

정호영이 7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전에서 고희진 감독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KOVO 제공



고희진 감독은 경기 중 틈이 날 때마다 정호영을 포함한 미들블로커에게 작전을 지시한다. 공식 작전타임에는 따로 할 말이 없을 정도다. 정호영은 “25점 3세트면, 총 75번의 작전타임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라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정호영은 세터 염혜선 등과 야간 훈련까지 소화하고 있다. 연습량을 늘린 효과는 코트에서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그는 “(야간 훈련은) 팀 훈련 때 틀린 문제를 다시 푸는 느낌”이라며 “선수들끼리 신뢰가 더 쌓인 덕분에 경기가 잘 안 풀릴 때도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고 전했다.

정규리그 막판 7연승을 질주하며 자신감을 한껏 끌어올린 정관장은 플레이오프보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포스트시즌이 처음인 정호영은 긴장하지 않고 즐겨보겠다는 각오다. 이런 그를 본 염혜선은 “(정)호영이는 큰 무대 체질”이라며 용기를 불어넣었다.

정호영은 “더 많은 팬이 있고, 더 높은 자리가 걸려있는 경기의 압박감을 느껴보고 싶다”며 “압박감을 이겨냈을 때 오는 성취감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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