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 파행에 버팀목 된 2차 병원…의료체계 정상화 계기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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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의 집단 업무 거부가 3주 가까이 이어지면서 의료 전달체계에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대표적 3차 진료 의료기관인 이른바 빅5(서울대·서울아산·삼성서울·세브란스·서울성모) 병원은 파행 운영되고 있지만, 많은 중견·중소 종합병원 등 2차 의료기관이 그 공백을 메우는 버팀목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
보건복지부도 1차 의료기관에서 진료 의뢰서를 갖고 3차 의료기관으로 바로 가는 대신 2차 병원 진료 의뢰를 제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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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의 집단 업무 거부가 3주 가까이 이어지면서 의료 전달체계에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대표적 3차 진료 의료기관인 이른바 빅5(서울대·서울아산·삼성서울·세브란스·서울성모) 병원은 파행 운영되고 있지만, 많은 중견·중소 종합병원 등 2차 의료기관이 그 공백을 메우는 버팀목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 이들 병원에 상대적 경증 환자들이 몰리면서, 여러 이유로 인해 크게 왜곡됐던 의료 전달체계가 정상화하는 조짐까지 보인다. 빅5 병원의 전공의 비중은 37%에 이른다. 비정상이다. 중견·중소 병원은 전문의 비중이 81%를 넘어 전공의 이탈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의사 수도 2만2401명으로, 3차 상급 종합병원의 2만3346명과 맞먹는다.
이들 중견·중소병원들은 의대 정원 확대를 요구해 왔다. 의사 공급이 달리면서 봉직의(페이 닥터) 연봉이 급상승해 인건비 부담이 지나치게 커졌기 때문이다. 전공의 사태와도 거리를 두고 있어 의료 붕괴를 막고 있다. 2000년 의약분업 반대 당시 2차 병원들은 물론 1차 동네 의원들까지 92% 휴진에 가담해 의료대란이 일어났던 것과 비교된다. 보건복지부도 1차 의료기관에서 진료 의뢰서를 갖고 3차 의료기관으로 바로 가는 대신 2차 병원 진료 의뢰를 제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상급종합병원은 중증·응급 환자에 집중하고, 웬만한 질병은 2차 병원에서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대한의사협회도 “전적으로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한시바삐 정착되도록 협력할 필요가 있다. 상급 종합병원 응급실에 ‘걸어들어오는(walk-in)’ 경증 환자는 못 받도록 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차제에 의사들의 과도한 진료 독점도 손질할 필요가 있다. 현행 의료법은 문신·피어싱·안압검사·초음파검사·물리치료 등 생명에 관계 없고 의료 기계만 있으면 간단히 할 수 있는 일도 의사들만 시술하게 돼 있다. 의사 지도 없이는 간호사들이 욕창 제거나 심폐소생술도 하기 어렵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가 급증하는데 지난 3년간 전남에서 왕진에 참여한 의사는 단 한 명에 그쳤다. 진료 독점에 따른 의료 왜곡과 소외 현상이 심각하다. 영국이나 미국의 일부 주들은 일정한 자격증을 딴 간호사들에게 보톡스·필러 주사를 허용한다. 약국에서 코로나 백신 주사를 놔준 선진국도 적지 않다. 한국 의료가 고인 물이 된 지 오래다. 더 썩기 전에 정상화 길로 나선다면 전화위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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