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10개월 만에 바깥 나온 라덕연…손배소서 “투자자 피해 보전할 것” 주장

2024. 3. 8.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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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발 주가폭락사태 주범으로 지목돼 구속된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 라덕연씨가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과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재판에 출석해 "소송은 피해 보전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익래 전 회장측은 "라 씨가 자신의 책임을 피고들에게 전가하기 위해 시간 끌기용으로 제기한 소송"이라며 "원고가 주장하는 시세조종 불법행위, 미공개 정보 이용 불법행위를 입증할 증거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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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덕연씨가 지난해 5월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SG발 주가폭락사태 주범으로 지목돼 구속된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 라덕연씨가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과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재판에 출석해 “소송은 피해 보전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라 씨는 8일 서울중앙지법 제22민사부(부장 최욱진) 심리로 진행된 재판에서 “개인의 재산을 돌려받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사건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라 씨는 지난해 5월 구속된 뒤 현재까지도 구속된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날 검은색 점퍼를 입고 법정에 나타난 라 씨가 장황하게 발언을 이어가자 재판장이 수차례 저지하기도 했다.

사건은 지난해 4월 24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다우데이타, 서울가스, 삼천리 등 8개 종목의 시세가 동시다발적으로 하한가를 기록했다. 8개 종목은 앞선 1년간 별다른 호재 없이 주가가 꾸준히 상승해왔는데 4월 연이어 하한가를 맞으며 시가총액 8조원이 날아갔다. 논란이 되자 배후로 라 씨가 지목됐다. 라 씨가 불법적으로 수천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아 통정매매 방식으로 주가를 부양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라 씨는 직접 언론 인터뷰를 통해 “폭락의 배후는 따로 있다”고 주장했다. 주가 폭락 직전 김익래 전 회장과 김영민 회장이 주식을 대략 매각하면서 주가 폭락이 유발됐다는 것이다. 김익래 회장은 2023년 4월 20일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주(605억원), 김영민 회장은 4월 17일 서울도시가스 주식 10만주(456억원)를 팔아 현금화했다. 이들의 대량 매도로 주가가 하락했고 이에 따라 CFD(차액결제거래) 반대매매가 발생하면서 연쇄 하한가로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CFD는 투자자자 증권사에 일정 금액의 증거금을 납부하면 최대 2.5배 레버리지를 일으켜 투자할 수 있는 상품으로 주가 하락 시 투자자는 추가 증거금을 납부해야 한다. 당시 갑작스러운 주가 하락으로 투자자들이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서 반대매매가 대량 이뤄지며 피해가 커졌다.

라 씨측은 이날 법정에서도 이같은 주장을 반복했다. 라 씨측은 “피고들이 주식을 대량으로 매도했다. 원고 CFD 계좌에 대해 반대매매 요건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도 청산(반대매매 진행)했다”며 “피고들의 행위로 주가가 폭락했고 수백억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했다. 라 씨 측은 또 “손해배상을 받는다 해도 무등록투자일임업에 따라 추징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 투자자들의 피해를 보전하기 위해 소송한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장은 “시세를 조종해 주가를 부양한 검찰의 주장이 맞다면 부양된 주가 하락에 대해 원고가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김익래 전 회장측은 “라 씨가 자신의 책임을 피고들에게 전가하기 위해 시간 끌기용으로 제기한 소송”이라며 “원고가 주장하는 시세조종 불법행위, 미공개 정보 이용 불법행위를 입증할 증거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김영민 회장측 또한 “주식 매각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주가조작 세력끼리의 내분으로 폭락 사태가 발생했다”며 기각해달라고 요쳥했다.

한편 라씨 일당은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 및 무등록투자일임업,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으로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라씨 일당이 2019년 5월부터 지난 4월까지 ▶미등록 상태로 투자일임업 영위 ▶투자자 개인정보와 차명 휴대전화를 받아 차액결제거래(CFD) 계좌 개설·관리 및 신용대출 ▶8개 상장사 통정매매 통한 주가 부양 등 방식으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있다. 라씨일당이 얻은 부당이익은 730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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