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를 흔드는 KCC의 얼리 오펜스…봄 농구 최대 변수로

황민국 기자 2024. 3. 8.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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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허웅(왼쪽)이 지난 7일 수원 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프로농구 KT전에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KBL 제공



프로농구 부산 KCC가 ‘봄 농구’ 판도를 흔들 변수로 떠올랐다.

최근 부상 악재로 흔들릴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KBL판 슈퍼팀으로 불렸던 개막 전 면모를 조금씩 되찾고 있어서다.

전창진 KCC 감독은 지난 7일 수원 KT를 96-94으로 꺾은 뒤 “오늘 같은 농구를 해야 한다”면서 “40분 내내 뛰면서 상대를 괴롭히는 얼리 오펜스가 우리가 살 길”이라고 말했다.

정규리그 5위 KCC의 저력은 KT전에서 선보인 빠른 템포에서 확인됐다. 경기 막바지 12점차 리드를 못 지키면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우승 경쟁을 벌이고 있는 2위 KT를 무너 뜨렸다. 양 팀을 합쳐 158개의 슈팅을 주고받은 경기는 개막 전 KBL 컵대회 정상에 올랐던 KCC의 위용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부저와 함께 재역전 3점슛을 림에 꽂은 허웅은 “우리 만의 색깔이 생겼다”면서 “우리 팀은 얼리 오펜스에 특화됐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웃었다.

KT전의 극적인 재역전승에 기뻐하는 KCC 선수들 | KBL 제공



얼리 오펜스는 공격 제한시간 24초에 구애받지 않고 빠르게 공격을 풀어가는 전술이다. 공격 능력이 뛰어난 좌우 윙맨들이 속공을 구사하고, 이 공격이 막혔을 땐 빅맨까지 골밑에 뛰어들면서 상대의 빈 틈을 찌른다. 상대 수비가 완벽하게 구축되기 전에 공격을 풀어가다보니 공격의 성공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전 감독은 안정적인 수비를 선호하는 지도자이지만, KCC의 선수 구성을 감안할 때 얼리 오펜스가 더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 전 감독은 “우리 팀은 공을 갖고 있어야 힘을 내는 선수들이 더 많다”며 “움직이는 농구를 펼칠 때 선수들도 신을 내더라”고 말했다.

얼리 오펜스에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선수들이 40분 내내 빠른 템포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서 체력 소모가 크다. 특히 빅맨인 라건아와 이승현에게 큰 부하가 걸린다.

KCC가 개막 전 KBL 컵대회에서 이 전술로 정상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정규리그에선 쓰지 못한 이유가 있다. 전 감독은 “우리 팀은 식스맨이 좀 약하다. 벤치에서 가장 많이 뛰는 선수의 연봉이 7000만원 수준”이라면서 “주전들이 지치면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국가대표급 선수들(최준용·허웅·송교창·이승현·라건아)로 주전을 구성해 KBL판 슈퍼팀이라는 불리는 전력을 구성했지만, 그 대가로 백업 멤버가 허술해졌다는 얘기다. KBL이 샐러리 캡을 무조건 지켜야 하는 하드캡에서 소프트캡으로 변경했다지만, 아예 무시할 수는 없어서 생긴 일이다.

최준용(왼쪽)과 송교창 | KBL 제공



그러나 KCC 선수들은 몸이 힘들어도 이길 수 있는, 즐거운 농구를 원하고 있다. 허웅이 지난 3일 전 감독에게 면담을 요청한 자리에서 얼리 오펜스를 요청해 받아들여졌다. 허웅은 “다들 재밌어서 농구를 하지 않느냐”면서 “(이)승현형도 평소보다 득점이 많아서 좋아한다. (라)건아도 뛰는 농구로 쉬운 슛을 넣어서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허웅은 KCC의 얼리 오펜스가 포스트시즌에 더욱 강력해질 것이라 예고했다. 회복에 2주 이상이 필요한 송교창과 최준용이 이 전술에 가장 어울린다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허웅은 “(최)준용이와 (송)교창이가 우리 경기를 (코트) 밖에서 보고 있었을 것”이라며 “두 선수가 2~3번의 드리블로 골밑을 파고든다고 생각하면 정말 강팀이 될 수 있다. 난 우리 팀이 상대가 두려워하는 팀이 됐으면 한다”고 다짐했다.

수원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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