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러시아 짝사랑[오후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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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발레와 클래식, 오페라는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높다.
진보 인사들 가운데는 블라디미르 레닌이 주도한 러시아혁명사를 줄줄이 꿰고 있는 이가 꽤 된다.
한국의 이런 기류를 간파한 것인지 주한 러시아 대사들은 시종일관 오만한 태도다.
상황이 이런데도 푸틴의 지지자로 통합러시아당 당원이기도 한 발레리나의 수십만 원짜리 공연 티켓이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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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발레와 클래식, 오페라는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높다. 진보 인사들 가운데는 블라디미르 레닌이 주도한 러시아혁명사를 줄줄이 꿰고 있는 이가 꽤 된다. 특정 정치 성향을 떠나 표트르 차이콥스키와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를 좋아하는 사람도 많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을 당한 우크라이나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 차이콥스키 곡 연주를 중단해달라”고 했다. 소치동계올림픽 도핑 스캔들 후 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차이콥스키 피아노협주곡 1번을 국가(國歌) 대신 사용한 것을 의식한 조치다. 영국 등에선 따랐지만, 지난해 서울시향을 비롯해 수원시향, 여수심포니 등 여러 교향악단은 차이콥스키 작품을 연주했다.
한국의 이런 기류를 간파한 것인지 주한 러시아 대사들은 시종일관 오만한 태도다. 안드레이 쿨릭 전 대사는 우크라이나 침공 표현을 문제 삼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명명한 ‘특별군사작전’이란 표현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월 초 부임한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대사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신임장을 제정하기도 전에 여러 언론 매체와 인터뷰를 하며 러시아 입장을 설파하고 있다. 외교의 레드라인을 넘어선 행위임에도 외교부는 애써 못 본 척한다.
이러니 유엔의 우크라이나전쟁 규탄결의안에 거듭 찬성표를 던진 나라 가운데 처음으로, ‘푸틴의 발레리나’로 불리는 스베틀라나 자하로바 초청 공연이 다음 달 서울에서 열리는 게 조금도 이상치 않다. 푸틴이 한국을 비우호국으로 지정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셈이다. 오죽하면 주한 우크라이나대사관이 4일 입장문에서 “러시아의 침략을 정당화하고 우크라이나 국민의 고통을 경시하는 것”이라며 “문화교류의 포용성을 존중하나 범죄정권 및 그 문화계 인사들과의 문화 협력은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겠는가.
푸틴은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체포영장을 발부한 전범(戰犯)이다. 북한 김정은의 핵·미사일 고도화를 지원해 한국의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상황이 이런데도 푸틴의 지지자로 통합러시아당 당원이기도 한 발레리나의 수십만 원짜리 공연 티켓이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이러다간 ‘한국인들이 푸틴에게 집단적으로 가스라이팅 당했다’는 말이 나오지 않을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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