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유치 다급한 중국, 비자 면제 6개국 추가···한국은 또 제외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2024. 3. 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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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부터 스위스 등 15일간 비자 면제
알리페이 등 모바일결제 서비스도 개선
작년 12월부터 비자 면제 점진적 확대
인어복장을 한 여성이 7일 중국 랴오닝성 선양의 호수에서 수영을 준비하고 있고 관광객들이 이를 지켜보고 있다. AFP연합
[서울경제]

외국인 관광객 유치가 다급한 중국이 비자 면제 대상 국가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유럽, 동남아시아 국가에 제공한 비자 면제 혜택을 오는 14일부터 스위스 등 6개국에 추가로 적용할 예정이다. 모바일 결제를 포함한 결제서비스의 편의성도 높여 관광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7일 중국 외교부 영사국은 중국과 외국의 인적 교류를 촉진하기 위해 비자면제 대상 국가를 확대하고 스위스, 아일랜드, 헝가리, 오스트리아, 벨기에, 룩셈부르크 등 6개국의 일반 여권 소지자에 대한 비자면제 정책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는 14일부터 11월 30일까지 해당 6개국의 일반 여권을 소지한 국민은 비즈니스, 관광, 친척 및 친구 방문이나 경유를 위해 중국을 방문할 때 15일간 무비자 체류가 가능해진다.

중국은 지난해부터 동남아시아, 유럽 등의 국가 위주로 비자 면제 조치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싱가포르, 브루나이에 각각 15일의 비자 면제를 발표했고 12월에는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5개국과 말레이시아 등 총 6개국을 대상으로 15일간의 비자 면제 조치를 적용하고 있다. 올해 2월 9일부터는 싱가포르와 상호 비자 면제 협정이 발효돼 양국 국민은 비자 없이 상대국을 30일간 입국할 수 있게 됐다. 태국과도 이달 1일부터 상호 30일간 비자를 면제하기로 했다.

비자 면제는 아니지만 지난해 12월 한국 등 12개 국가에 대해 비자 수수료를 25% 인하하고, 지난 1월부터 미국인의 비자 발급 요건도 간소화하는 등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도착 비자 제도, 환승시 조건부 출국 수속 면제 등의 조치도 도입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깐깐하게 비자 정책을 유지해온 중국은 소비 위축이 심화되고 경기 둔화가 이어지면서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비자 편의성을 확대하는 추세다.

최근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이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는 국가가 확대됨에 따라 중국을 찾는 외국인이 눈에띄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마오닝 대변인은 “춘제(중국 음력 설) 연휴 기간 입국한 관광객수는 323만명으로 중국에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프랑스, 독일, 말레이시아 등 관광객이 증가했고, 이들 국가의 춘제 관광 예약률은 2019년 같은 기간 보다 두배 늘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외국인 방문객의 편의를 제고하기 위해 중국 내 모바일 결제 서비스도 개선하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최근 ‘결제 서비스 최적화와 편의성 제고에 관한 의견’을 발표했다. 노인과 외국인의 음식, 주거, 여행, 쇼핑, 의료 등 분야에서의 카드 지불 수요에 대응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모바일 결제를 사용하기 힘든 노인과 외국인을 위해 현금을 받는다고 공개적으로 표시하고 거스름돈을 준비해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했다. 국내외 은행 카드를 통한 위안화 인출이 가능하도록 은행의 현급지급기(ATM)를 개선하고 외화 환전 서비스도 확대할 계획이다.

앞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장칭쑹 부행장은 1일 국무원 신문판공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앙은행이 알리페이와 위챗페이 등 중국의 주요 전자결제 서비스의 단일거래 한도를 현행 1000 달러(약 134만원)에서 5000 달러(약 668만원)로, 연간 누적거래 한도를 현행 1만 달러(약 1340만원)에서 5만 달러(약 6680만원)로 올리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장 부행장은 “외국인들이 중국에서 알리페이, 위챗페이 등을 사용할 때 신분 확인이 까다롭고 해외 카드와 연동되지 못해 성공률이 낮은 문제가 있었다”며 신분 확인 절차의 간소화와 카드 연동의 효율성 제고 등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국인들과 모바일 결제에 익숙지 않은 노인들을 위해 관광지, 철도역 등에 현장 매표소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현재 모바일 결제가 보편화돼 외국인의 경우 불편이 적지 않다. 중국 내 은행 계좌나 전화번호가 없이는 모바일결제 사용이 쉽지 않았으나 지난해 외국인을 위해 해외 사용 신용·체크카드를 연동해 결제가 가능케 했음에도 승인 절차 등에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주요 관광지도 외국인은 미리 인터넷 에약을 하지 못해 입장을 못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였다. 중국이 이런 조치를 시행하기로 한 것은 중국 경제가 부진한 상황에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해 내수를 활성화하겠다는 중국 당국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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