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왕따의 충격 반전'... 김민재 밀어내고 자신감 폭발, 다이어 "뮌헨 아직 갈 길 멀다, 우승 차지하도록 돕겠다"

박건도 기자 2024. 3. 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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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박건도 기자]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 라치오와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 후. 에릭 다이어가 마티아스 더 리흐트가 포옹하고 있다. /사진=바이에른 뮌헨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영국 현지도 놀랐다. 바이에른 뮌헨 센터백 주전 경쟁에서 앞선 에릭 다이어(31)의 자신감이 폭발했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8일(한국시간) "다이어는 뮌헨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출전을 위해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믿는다"라며 "뮌헨에서 다이어는 다른 선수가 됐다. 토트넘 홋스퍼에서 따돌림을 당한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확실히 발전했다"라고 보도했다.

다이어는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 차출된 지 15개월이 넘었다. 앙제 포스테코글루(59) 감독 체제에서 완전히 벤치로 밀려난 것이 컸다.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단 한 경기 출전에 그쳤던 다이어는 1월 이적시장 뮌헨으로 전격 임대 이적했다.

막상 독일 분데스리가로 오니 대우가 달라졌다. 토마스 투헬(51) 뮌헨 감독은 다이어를 주전 중앙 수비수로 기용했다. '데일리 메일'은 "다이어는 지난 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김민재(28)를 밀어내고 선발 출전했다. 뮌헨은 라치오와 경기에서 3-0으로 이겼다"라며 "이제 그는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승선을 노린다. 해리 케인(31)도 같이 설득에 나섰다"라고 조명했다.

다이어(왼쪽). /AFPBBNews=뉴스1
마티아스 더 리흐트(왼쪽)와 다이어(오른쪽). /AFPBBNews=뉴스1
다이어의 자신감도 폭발했다.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다이어는 "뮌헨과 같은 클럽에서 잘 뛴다면, 좋은 기회를 받아야만 한다. 안 될 이유가 있나"라며 "모든 선수는 구단을 위해 매 경기를 잘하려고 노력한다. 다른 건 능력뿐이다. 아직 가레스(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감독과 얘기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경기를 잘 뛰는 건 제게 달려있다"라고 밝혔다.

게다가 케인도 다이어가 충분히 국가대표팀에 승선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더 선'을 통해 "뮌헨에서 에릭은 훌륭했다. 토트넘에서 받았던 대우를 생각하면, 이것은 쉬운 상황이 아니었다"라며 "그는 지금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최고 수준의 리그에서 경기를 펼치는 다이어를 보고 기쁠 것이다. 심지어 에릭은 국가대표팀에서 몇 년간 큰 역할을 했다"라고 주장했다.

토트넘에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던 다이어는 어느새 뮌헨과 정식 계약까지 체결했다. 독일 현지 매체에 따르면 다이어는 임대 이적 조항 내 일정 시간 이상을 뛰면 뮌헨으로 완전 이적할 예정이었다. 실제로 뮌헨도 공식 채널을 통해 다이어의 합류 소식을 알렸다. 지난 2일 뮌헨은 "FC바이에른 뮌헨과 다이어의 계약은 2025년 6월 30일까지 한 시즌 연장되었다. 다이어는 지난 1월 토트넘 홋스퍼에서 임대로 독일 챔피언에 합류했다. 상호 합의된 조항에 따른 계약이다"라고 설명했다.

막스 에베를 뮌헨 스포츠 디렉터는 "다이어의 계약은 상호 합의된 내용에 따라 뮌헨과 1년 연장되었다. 다이어는 뮌헨 수비에 귀중한 지원군이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이어도 뮌헨 이적에 만족했다. 그는 는 뮌헨 공식 채널을 통해 "뮌헨에서 매우 행복하다. 미래는 정해졌다. 오로지 내 성과와 클럽에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집중하겠다. 비록 지금은 어렵지만, 뮌헨의 승리와 우승을 바란다"라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다이어는 1월 뮌헨으로 이적한 뒤 공식 7경기에 출전했다. 선발 라인업에만 5번 이름을 올렸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휘하에서는 단 한 경기 선발 출전에 그쳤다.

손을 펼쳐보이는 다이어. /AFPBBNews=뉴스1
이어는 지난 22일 베르더 브레멘과 분데스리가 경기에서 명단에 첫 포함됐다. 25일 우니온 베를린전에서는 후반전 교체 투입돼 45분을 뛰었다. 다요 우파메카노(25)가 전반전 부상으로 빠진 탓이었다.

이후 다이어는 FC아우크스부르크,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전에서 연속 풀타임을 소화했다. 뮌헨은 아우크스부르크에 3-2 승리, 묀헨글라드바흐전에서 3-1로 이겼다. 두 경기에서 다이어는 마티아스 더 리흐트(25)와 호흡을 맞췄다. 김민재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을 위해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 차출된 상황이었다.

SC프라이부르크전에서도 선발로 나섰다. 다이어는 김민재와 중앙 수비수로 호흡을 맞췄다. 축구 통계 전문 매체 '풋몹'에 따르면 다이어는 패스 성공률 92%(79/86), 걷어내기 5회, 헤더 클리어 3회, 차단 1회, 공중볼 경합 성공률 80%(4/5) 등을 기록했다. 뮌헨은 프라이부르크전에서 2-2로 비겼다.

에릭 다이어. /AFPBBNews=뉴스1
김민재와 주전 경쟁에서도 승리하기에 이르렀다. 다이어는 지난 6일 라치오와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 선발 출전했다. 당시 뮌헨은 1차전에서 라치오에 0-1로 패배해 로테이션을 돌릴 여유가 없었다. 다이어가 주전으로 낙점받은 셈이었다. 뮌헨은 2차전에서 3-0 대승을 거두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독일 현지 매체는 다이어의 경기력을 호평했다. '풋몹'에 따르면 다이어는 패스 성공률 96%(85/89), 롱 패스 75%(6/8), 걷어내기 3회, 가로채기 2회 등을 기록하며 평점 7.2를 받았다. 준수한 경기력을 펼쳤다는 분석이다.

특히 독일 '바바리안 풋볼'은 "다이어는 겨울 이적시장에서 인기 있는 매물이 아니었다"라며 "다이어는 효율적인 임대 이적을 택했다. 뮌헨의 영리한 사업이었다. 다이어가 챔피언스리그 라치오전 3-0 승리의 핵심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고 치켜세웠다.

다이어는 "뮌헨은 좋은 경기를 펼쳤다. 아직 뮌헨은 갈 길이 멀다. 챔피언스리그든 분데스리가든 모든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라며 "잘 적응하고 있다. 클럽과 도시, 팬들 모두 제가 쉽게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왔다. 축구를 즐기고 있다. 매우 즐겁다. 팀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바이에른 뮌헨 벤치에 앉은 다이어. /AFPBBNews=뉴스1
겨울 이적시장 때 뮌헨은 제노아 수비수 라두 드라구신(22)을 영입 1순위로 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드라구신이 토트넘행을 택했고, 뮌헨은 급히 다이어로 눈을 돌렸다. 사실상 연쇄 이동 격이었다.

다이어는 뮌헨 합류 전부터 독일 매체들의 화두였다. 활용 방안에 대해 다양한 추측을 내놨다. 독일 유력지 '빌트'는 김민재 이적 당시 투헬 감독이 스리백과 포백을 번갈아 쓸 것이라 예측하기도 했다. 다이어는 2022~2023시즌 토트넘에서 안토니오 콘테(54) 감독의 지도를 받아 스리백 한 자리로 뛰기도 했다.

'절친' 케인의 존재도 컸다. 여름 이적시장에서도 뮌헨은 다이어 영입을 문의한 바 있다. 영국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뮌헨은 시즌이 시작하기 전에도 다이어에 관심이 있었다. 심지어 2023~2024시즌 시작 전 다이어와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케인이 이적에 개입했다는 소식도 있었다. 다이어와 케인은 토트넘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고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서도 호흡을 맞췄다.

에릭 다이어 연장 계약 소식을 알린 바이에른 뮌헨 공식 채널. /사진=바이에른 뮌헨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다만 당시 다이어는 토트넘 잔류를 원했다. 그는 '풋볼 런던'과 인터뷰에서 "나는 토트넘에 남을 것이다. 경쟁해서 살아남겠다"라며 "얀 베르통언도 전성기가 늦게 왔다. 나 또한 그럴 수 있다. 새 감독 밑에서 경쟁하겠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이어와 토트넘의 계약은 1년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재계약을 위해 토트넘에 남아 경쟁할 것이라는 의사를 강력히 내비쳤다.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도 다이어에게 기회를 줬다. 토트넘 부임 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프리시즌에서 다양한 선수를 기용했다. 기존 주전인 크리스티안 로메로(26)와 이반 페리시치(35)를 비롯해 신입 데스티니 우도기(22), 마노르 솔로몬(26) 등을 써봤다. 다이어는 포스테코글루 감독 시험에서 떨어진 듯하다.

특히 프리시즌 마지막 경기인 FC바르셀로나전이 결정적이었다. 토트넘은 두 골을 넣고도 수비 불안으로 2-4로 크게 졌다. 다이어는 4개 실점에 모두 관여했다. 현지 언론도 다이어의 경기력에 혹평을 놨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시즌 시작부터 다이어를 외면했다. 주전 수비수로 로메로와 신입 센터백 미키 판 더 펜(22)를 조합했다. 노림수는 적중했다. 판 더 펜과 다이어는 환상적인 호흡을 선보이며 토트넘 후방을 든든히 지켰다. 로메로는 노련한 수비로 상대 공격을 막았고, 판 더 펜은 큰 키와 빠른 발로 뒷공간을 커버했다.

우니온 베를린전 교체 투입 준비중인 다이어. /사진=바이에른 뮌헨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수비 조합을 확 바꾼 토트넘은 승승장구했다. 시즌 첫 10경기에서 8승 2무를 거뒀다. 주장 손흥민(32)은 공격진에서 펄펄 날았다. 9월 번리전 해트트릭, 아스널전 멀티골 등을 기록하며 토트넘 상승세를 이끌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영국 현지의 인정을 받았다. 첫 빅리그에 도전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첫 부임 후 3연속 감독상 영예를 안았다. 특히 9월을 지배한 손흥민은 이달의 선수상을 받았다.

이 속에서 다이어의 이름은 없었다. 프리미어리그 단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벤치에도 앉지 못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오히려 유망주 애슐리 필립스(19)를 후보 센터백으로 앉혔다. 다이어의 모습은 종종 토트넘 공식 SNS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분명 훈련장에는 모습을 드러냈지만, 그라운드에는 없었다.

상승 가도를 타던 토트넘은 11월부터 급격히 무너졌다.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이 컸다. 와중에 로메로는 11월 첫 경기인 첼시전에서 다이렉트 퇴장당해 추가 징계를 받았다. 이 경기에서 판 더 펜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쓰러졌다. 제임스 매디슨(27)은 발목 부상이 확인됐다.

에릭 다이어. /AFPBBNews=뉴스1
끝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첼시와 경기 후반전 다이어를 교체 투입했다.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 첫 경기였다. 토트넘은 다이어 투입 후 크게 흔들렸다. 1-4로 졌다. 시즌 첫 패배였다.

다음 경기에서도 수비 문제를 제대로 드러냈다. 다이어는 벤 데이비스(30)와 호흡을 맞췄다. 울버햄튼 원더러스 원정길에서 토트넘은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나갔다. 하지만 후반전 막바지 토트넘은 연속 실점을 내주며 1-2로 역전패했다. 그나마 실점이 늦은 게 다행인 수준이었다. 다이어와 데이비스는 울버햄튼의 파상공세를 제대로 막아내지 못했다. 수차례 슈팅을 허용하기도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선택은 다이어 벤치행이었다. 아스톤 빌라전에 다이어를 과감히 뺐다. 토트넘은 패배를 면치 못했다.

이후 다이어의 이름은 선수 명단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측면 수비수 에메르송 로얄(26)을 중앙에 뒀다. 데이비스는 자리를 지켰다. 프리미어리그 강호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토트넘은 3-3으로 비겼다. 반등의 신호탄을 쏜 셈이었다.

다이어는 또 빠졌지만, 토트넘은 이겼다.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에서 토트넘은 로메로 데이비스 조합을 쓰며 4-1로 대승했다. 손흥민은 홀로 2도움을 기록했다. 히샤를리송은 멀티골을 넣었다. 12월부터 토트넘은 점점 정상 궤도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로메로가 퇴장 징계에서 복귀하며 다이어가 명단 제외된 이후였다.

마티아스 더 리흐트(왼쪽)와 김민재. /AFPBBNews=뉴스1
노팅엄 포레스트전도 마찬가지였다. 다이어는 노팅엄전 경기를 벤치에서 지켜봤다. 토트넘은 모처럼 무실점 승리를 거뒀다. 히샤를리송(26)은 부활포를 쐈고 데얀 클루셉스키(24)는 추가골을 뽑았다.

오랜만에 다이어는 출전 기회를 잡았다. 토트넘은 에버튼을 상대로 2-0으로 앞서고 있었다. 파페 마타 사르(22)와 손흥민의 연속골 덕이었다. 하지만 로메로가 전반전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지며 경기를 더 뛰지 못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다이어가 대신 나왔다. 토트넘 수비는 또 흔들렸다. 경기 막바지에는 기어이 실점을 내주고 말았다. 골키퍼 굴리에모 비카리오(27)의 선방이 없었다면 승점도 잃을 뻔했다. 축구 통계 전문 매체 '풋몹'은 다이어에 평점 6.4를 줬다.

이후 다이어는 모든 토트넘 경기에서 제외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전문 센터백 없이 경기에 나서기에 이르렀다. 에메르송과 데이비스를 중앙 수비로 내세웠다. 윙백은 우도기와 페드로 포로(26) 그대로 갔다.

12월 성적은 확실히 반등했다. 다이어는 이 달에 단 한 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토트넘은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전에서 졌지만, AFC본머스와 경기에서 3-1로 이겼다. 손흥민은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차출 직전 마지막 골을 안겼다. 와중에 토트넘 핵심 수비수 판 더 펜도 부상에서 복귀했다.

토트넘에서 오랜 시간 벤치를 지켰던 다이어는 끝내 뮌헨으로 임대 이적했다. 막상 빅클럽에 합류하더니 더 많은 출전 시간을 보장받으며 어느새 주전 자리까지 꿰찼다. 빅리그 진출 후 줄곧 핵심으로 뛰었던 김민재는 본격적인 첫 경쟁에 돌입하게 됐다.

바이에른 뮌헨 승리 포스터. /사진=바이에른 뮌헨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박건도 기자 pgd1541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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