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승진…“1등으로 퀀텀 점프”

홍대선 기자 2024. 3. 8. 11:2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정용진(56)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8일 회장으로 승진했다.

2006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된 지 18년 만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인사에 대해 "녹록지 않은 시장 환경 속에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혁신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1등 기업'으로 다시 한번 퀀텀점프 하기 위해 인사를 단행했다"며 "정 회장을 중심으로 격변하는 시장을 정면 돌파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명희 총괄회장으로 총수 지위 유지
그룹 실적 악화 우려에…“리더십 필요”
지난 1월15일 스타필드 수원을 방문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신세계그룹 제공

정용진(56)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8일 회장으로 승진했다. 2006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된 지 18년 만이다. 정 신임 회장의 모친 이명희(81) 회장은 그룹 총괄회장으로 총수 역할을 유지한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인사에 대해 “녹록지 않은 시장 환경 속에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혁신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1등 기업’으로 다시 한번 퀀텀점프 하기 위해 인사를 단행했다”며 “정 회장을 중심으로 격변하는 시장을 정면 돌파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 신임 회장의 승진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경영 능력에 의구심을 갖는 이들이 적잖은 탓이다. 그가 경영 전면에 나선 뒤로 ‘제주소주’와 ‘삐에로쑈핑’ 등 잇단 사업 철수와 주요 계열사 실적 부진으로 인해 ‘마이너스의 손’이라는 오명이 따라다닌다. 여기에 ‘멸공’ 메시지 등 정치 성향을 강하게 드러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으로 여러차례 도마에 올랐다.

이번 인사는 신세계그룹의 매출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감소하고 신세계건설의 재무구조가 악화되는 등 그룹 안팎에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그룹 주력인 이마트는 지난해 29조4천억원대의 역대 최대 매출을 거뒀으나 자회사인 신세계건설의 대규모 손실로 연결기준 첫 영업손실을 냈다. 이마트의 별도기준 영업이익도 1880억원으로 전년 대비 27.3% 줄어들었다.

쿠팡 등을 중심으로 이커머스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게 신세계를 비롯한 토종 유통기업들에 가장 위협적인 요소다. 쿠팡의 지난해 매출은 31조8천억원으로 이마트를 처음 추월했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공세도 거세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사업 구조조정과 함께 경영진 물갈이 인사로 사실상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그룹 관계자는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유통 시장은 과거보다 훨씬 다양한 위기 요인이 쏟아지고 있어 강력한 리더십이 더욱 필요해졌다”고 말했다.

정 신임 회장은 삼성가 3세다. 모친 이명희 총괄회장은 고 이병철 삼성 회장의 막내딸이자 고 이건희 회장의 동생이다. 정 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동갑내기 사촌지간으로 경복고를 졸업하고 미국 브라운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1995년 신세계 전략기획실 전략팀 대우이사로 입사해 1997년 기획조정실 상무, 2000년 경영지원실 부사장, 2006년 부회장이 됐다.

신세계그룹은 정 회장의 여동생인 정유경 신세계그룹 총괄사장이 2015년 경영에 뛰어들면서 ‘남매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정 회장은 이마트·식품·호텔 부문을, 정 사장은 백화점·면세점·패션 부문을 각각 맡고 있다. 현재 정 회장과 정 사장이 각각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 18.56%를 보유하고, 이 총괄회장이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10%씩 보유하고 있다. 업계는 이 총괄회장의 지원 아래 정 신임 회장의 그룹 장악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 회장은 역할이 더 커졌지만 이마트 등에서 경영에 책임을 지는 사내이사는 맡고 있지 않다. 2013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물러난 뒤 11년째 비등기로 남아 있다.

홍대선 선임기자 hongds@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