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연구기관 "한국, 민주화→독재화 전환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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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민주주의다양성연구소(V-Dem)가 7일(현지시간) 발표한 민주주의 보고서에서 한국을 "민주화에서 독재화(autocratization)로의 전환이 진행되는 국가" 중 한 곳으로 꼽았다.
연구소는 이날 공개한 연례 보고서 '민주주의 리포트 2024'에서 한국의 지난해 자유민주주의 지수(LDI)가 0.60으로 179개국 중 47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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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개국 자유민주주의 지수 산출
韓 28→47위 "尹 정권 들어 하락
前정권·야당 탄압, 언론자유 훼손"
전세계지수 냉전말기 수준 떨어져
스웨덴 민주주의다양성연구소(V-Dem)가 7일(현지시간) 발표한 민주주의 보고서에서 한국을 “민주화에서 독재화(autocratization)로의 전환이 진행되는 국가” 중 한 곳으로 꼽았다.
연구소는 이날 공개한 연례 보고서 ‘민주주의 리포트 2024’에서 한국의 지난해 자유민주주의 지수(LDI)가 0.60으로 179개국 중 47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1년 전 보고서에선 LDI는 0.73, 전체 순위는 28위였다. LDI는 각 국가·지역의 선거민주주의, 삼권 분립과 시민자유, 표현의 자유, 평등 등 관련 지수를 바탕으로 종합적으로 산출한다. 0~1까지로 1로 갈수록 높은 수준의 민주주의를 의미한다.
보고서는 민주화가 독재화로 전환 중인 국가를 소개하며 그리스, 폴란드, 홍콩, 인도 등과 함께 한국을 꼽았다. 특히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민주화 진전이 끝난 후 5년 이내에 독재화가 진행되는 케이스’로 언급됐다. 보고서는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문재인 전 대통령 취임으로 한국의 LDI가 진전됐다고 짚었다. 정부 부정부패에 분노한 시민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이며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내며 지수 상승의 계기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 같은 스토리를 언급하며 ‘박 전 대통령 부패 스캔들 이후 인권 변호사 출신인 문 전 대통령이 취임하며 LDI를 이전 수준으로 돌려놓았다’고 언급한 뒤 ‘그러나 다음 대선의 대통령의 변화가 한국의 지수를 다시 떨어뜨렸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취임 후 성 평등에 대한 공격, 전임 정권 및 야당을 향한 강압 조치가 이뤄졌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여기서 나온 ‘성 평등에 대한 공격’은 윤 정부에서 추진한 여성가족부 폐지 논란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일련의 이슈로 한국이 2023년 말 여전히 자유 민주주의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문 전 대통령의 노력은 사실상 무력화됐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언론 자유 위축도 언급됐다. 한국은 언론의 대(對) 정부 비판이 위축된 나라 20개국 중 한 곳으로도 지목됐다. 보고서는 “한국과 그리스는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가 침해받는 일이 비단 가혹한 독재 국가 만의 일이 아님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이어 한국과 인도 같이 인구가 많거나 영향력이 있는 글로벌 강대국이 독재화하는 것은 “다른 국가에도 영향을 미쳐 독재화 물결을 더욱 가속화한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조사 결과 지난해 179개국 중 91개 국가가 민주주의, 88개 국가가 독재정치 진영으로 분류됐다. 민주주의 진영 인구는 29%(약 23억 명)에 불과했고, 독재(권위주의) 진영은 71%(약 57억 명)으로 10년 전과 비교해 48% 늘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은 반세기 만에 처음으로 자유민주주의 국가 범주에서 벗어났다. 연구소는 “2023년 말 현재 일반 사람들이 경험하는 민주주의가 (냉전시대 말기인) 1985년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LDI 순위에서 1위는 덴마크(23년 0.88, 22년 0.89)로 전년과 순위 변동은 없었다. 스웨덴이 0.85로 2위였고, 독일 11위, 프랑스 12위, 미국 20위, 일본 30위, 대만 31위 등으로 나타났다. 중국과 북한은 각각 172위, 178위에 올랐다.
송주희 기자 ssong@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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