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심판, 스트라이크 존 본다…“투수가 더 유리해 질 듯”
온라인, 티빙으로만 시청 가능
2024 KBO리그 시범경기가 9일부터 펼쳐진다.
올 시즌 시범경기는 팀마다 10경기가 치러진다. 기후 변화 등의 원인으로 시즌 중 순연 경기가 많아져 개막일(23일)이 빨라진 탓에 경기 수가 예전보다 줄었다.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엘에이(LA) 다저스와 연습경기를 치르는 엘지와 키움은 각각 8경기만 시범경기를 한다. 키움은 17일 다저스와, 엘지는 18일 샌디에이고(이상 낮 12시·고척 스카이돔]와 연습경기가 예정돼 있다.
9~10일 이틀 동안은 수원(LG-KT), 대전(삼성-한화), 사직(SSG-롯데), 창원(KIA-NC), 이천(키움-두산) 등 5개 구장에서 시범경기가 펼쳐진다. 고척돔이 메이저리그 개막 경기(20~21일) 준비 탓에 사용이 어렵고, 잠실구장 또한 현재 그라운드 공사 중이어서 키움-두산 경기는 두산 2군 구장인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진행된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가장 눈여겨볼 것은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일명 로봇심판)이다. ABS는 트래킹 시스템을 활용해 투구의 위칫값을 추적한 뒤 스트라이크/볼을 판별하는 시스템이다. 기계 판정 뒤 주심에게 음성 신호를 보내고 주심은 이를 토대로 콜을 한다. 이 때문에 포수가 공을 받은 뒤 1~2초 정도 흐른 뒤에 스트라이크/볼 판정이 나온다. 한미일 프로야구 1군 최초로 도입되는 시스템이다. 미국프로야구에서는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챌린지 시스템(3번 이의 제기)으로 ABS가 운영되고 있다.
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자체 청백전에서 ABS를 경험한 최원호 한화 감독은 “스트라이크 존을 양쪽으로 2㎝ 넓혀 존이 좁다는 느낌은 못 받았다. 좌타자 바깥쪽 높게 오는 공이나 키 작은 선수 바깥쪽 낮은 공에 (예전과 달리) 스트라이크 판정이 나오는 느낌은 받았다”면서 “처음에는 타자가 유리할 것 같았는데 투수가 더 유리할 것 같은 느낌이다. 심판/기계 판정의 시차는 거의 느끼지 못했다”고 밝혔다.
선수들도 대체적으로 긍정적 반응이다. 류현진(한화)은 “공 한 개(2회 하주석에게 던진 가운데 낮은 체인지업) 빼고는 거의 다 스트라이크 콜이 나왔다. 스트라이크 판정받을 만한 공이 스트라이크를 받았다”고 했다. 지난해 신인왕 문동주는 “투수나 타자나 공정해졌다는 느낌이 든다. 공 판정에 대해 빨리 잊힐 듯하다”고 했다.
이날 류현진으로부터 유일한 안타(2루타)를 뽑아낸 채은성은 “ABS가 선수들 신장에 따라 정해진다고 하는데 하이존은 확실히 높다고 생각하는 것이 스트라이크 판정되는 게 있었다. 오늘 3구 안에 승부를 해서 사이드 쪽은 잘 모르겠지만 높은 쪽은 ‘이런 공이 스트라이크가 되는구나' 하고 느낄 수 있었다”며 “시범경기 동안 이런 부분 고려해서 잘 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화 주전 포수 최재훈은 “존이 넓어진 느낌이지만 적응하면 크게 문제는 없겠다는 생각이다. 볼인 것 같은데 스트라이크 콜이 되는 공이 몇개 있었다”면서 “일관성은 확실히 있는 것 같다. 포수 입장에서 투수들과 잘 대비해서 대처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KBO 사무국은 ABS 적용을 위해 각 구단 야수들뿐만 아니라 투수들 신장까지도 이미 조사를 마쳤다. 투수가 대타 등으로 나올 경우를 대비한 것이다. 사무국은 7일 ABS 설명회에서 “그동안 퓨처스리그에서 ABS를 시범 운용한 결과 99.8%의 정확도를 보였다. 구장 환경에 따라 미세한 차이가 있지만, 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ABS 적용과 함께 올해 시범경기에서는 3인치 커진 베이스 등도 처음 선보인다.
한편, 유·무선 중계권이 OTT인 티빙으로 넘어가면서 네이버 포털에서는 더이상 시범경기를 볼 수 없다. 시범경기를 비롯해 프로야구 정규리그 중계를 보려는 팬들은 티빙에 가입해야만 한다. 4월30일까지는 무료지만 5월1일부터는 월 5500원을 지불해야만 한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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