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번이 외면받아 아쉬움 삼켰던 주민규…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A대표팀 승선할까

강동훈 2024. 3. 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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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강동훈 기자 = 지난 몇 년간 K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로 거듭나는 등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도 번번이 태극마크를 달지 못하면서 진한 아쉬움을 삼켰던 주민규(울산HD)가 이번엔 A대표팀에 승선할 수 있을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만약 주민규가 A대표팀에 발탁된다면 지난 2013년 프로에 데뷔한 후 처음이다. 과연 그토록 바라던 꿈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대한축구협회(KFA)에 따르면 황선홍 A대표팀 임시 감독 겸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오는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축구회관에서 이달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26일 라차망칼라 스타디움)에 나설 A대표팀과 2024 서아시아축구연맹(WAFF)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 참가할 올림픽대표팀 소집명단을 나란히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황 감독은 지난달 27일 A대표팀 임시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황 감독은 올림픽대표팀을 맡고 있는 데다 당장 내달 2024 파리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을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지만, 한국 축구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만큼 전력강화위원회의 제안을 받은 후 고심 끝에 A대표팀 임시 사령탑을 수락했다.

“어려운 상황에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고심 끝에 결정했다. 최선을 다해서 한국 축구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진 황 감독은 시간이 촉박한 만큼 곧바로 코칭스태프를 선임했다. 마이클 김(캐나다·한국명 김영민) 수석코치와 조용형 코치, 정조국 코치, 김일진 골키퍼코치, 이재홍 피지컬코치가 황 감독을 보좌하고, 동남아 축구에 정통한 이영진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이 기술 자문 역할을 맡는다.



황 감독은 코칭스태프 인선 작업을 마친 후 K리그 현장을 찾아 A대표팀 소집명단 구성을 위한 본격적인 선수 파악 작업에 나섰다. 황 감독은 전주와 광주 등을 오갔고, 이번 주에도 K리그 현장을 찾을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황 감독이 어떤 선수를 A대표팀에 발탁할지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K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로 높은 평가를 받았음에도 단 한 번도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던 주민규의 발탁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주민규는 지난 몇 년간 K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였다. 실제 지난 세 시즌 연속 K리그1 베스트11 공격수 부문에 선정된 데다, 2021년과 2023년 K리그1 득점왕에 오르는 등 최고의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빼어난 활약상 속에 그는 지난해 1월 2연패에 도전하는 울산의 적극적인 ‘러브콜’을 받고 4년 만에 친정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주민규는 지난 세 시즌 연속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도 유독 태극마크와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2018년부터 4년간 A대표팀을 이끈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전 감독은 줄곧 주민규를 외면했다. 지난해 3월 선임돼 1년도 채 되지 않아 성적 부진 등을 이유로 경질된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전 감독 역시 주민규를 한 번도 발탁하지 않았다.

이렇다 보니 당초 “A대표팀 욕심은 축구화 벗을 때까지 있을 것 같다. 아직은 한참 부족하다. 부족한 점을 보완해 좋은 선수가 된다면 좋은 소식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던 주민규도 결국 시간이 흐르더니 “이제는 솔직히 기대를 안 한다. 그동안 너무 상처를 받아서 마음을 비워놨다. 욕심은 안 내려고 한다”며 해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주민규는 하지만 이번에는 그토록 바라던 태극마크를 달 가능성이 생겼다. 그동안 자신을 눈여겨봤던 황 감독이 A대표팀 임시 지휘봉을 잡았기 때문이다. 실제 황 감독은 지난해 7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최종명단을 구성할 때 주민규를 와일드카드(25세 이상 선수)로 고려했다고 밝혔던 바 있다.

황 감독은 당시 “공격수는 사실 마지막 순간까지 결정을 놓고 기다리는 상황이었다. 최종명단을 제출하기 직전 두 시간가량 지체될 정도로 논의가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성공적이지 못했다”며 “주민규와 마지막까지 조율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무차출이 아니라서 주민규를 발탁하지 못하게 되면서 다른 선택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더군다나 현재 A대표팀 최전방 자원이 마땅치 않기에 주민규를 발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 조규성(미트윌란)은 지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당시 조별리그부터 준결승까지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6경기 동안 단 1골에 그치면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오현규(셀틱)는 최근 2경기 연속 결장하면서 경기 감각이나 컨디션이 떨어진 상태다.

물론 황 감독이 임시로 지휘봉을 잡은 터라 파격적인 변화를 가져갈 가능성은 적다. 하지만 당장 황 감독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태국과의 2연전을 승리하기 위해선 ‘즉시 전력감’이 필요하기에 주민규를 발탁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현재 A대표팀에 발탁될 수 있는 공격수들의 최근 경기 감각과 활약상 등 여러 가지를 고려했을 때도 주민규는 가장 매력적인 카드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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